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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은 19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 사우디 정부·안보 소식통 5명을 인용해 파키스탄이 지난해 양국이 체결한 ‘전략적 상호방위협정’(SMDA)에 따라 사우디에 대규모 군사력을 배치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이번에 배치된 병력은 전력일단 자문·훈련 임무를 맡을 예정이다. 이미 사우디엔 기존 협정에 따라 ‘전투 임무’ 병력이 주둔 중이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지난달 초 사우디에 전투기 약 16대로 구성된 1개 비행대대를 보냈다. 대부분 파키스탄이 중국과 공동 개발한 JF-17 ‘선더’ 다목적 전투기다. 안보 소식통 2명은 파키스탄이 드론 2개 비행대대도 함께 보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국제 ‘HQ-9’ 장거리 방공시스템과 군병력 8000명이 더해졌다. 장비는 모두 파키스탄군이 직접 운용하고, 비용은 사우디가 부담하는 구조다.
전체 배치 규모가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소식통들은 “단순한 상징적·자문 임무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실전 가능 전력이다. 사우디가 추가 공격을 받을 경우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17일 서명된 SMDA의 구체적 조항은 비공개다. 다만 양측은 “어느 한쪽이 공격을 받으면 상대국이 방어에 나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장관은 협정 체결 당시 사우디를 파키스탄의 ‘핵우산’ 아래에 두는 의미라는 점도 시사했다.
협정문을 직접 확인한 정부 소식통은 “사우디 국경 방어를 위해 최대 8만명까지 파키스탄군을 배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보 소식통 2명은 협정에는 파키스탄 함정 배치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해당 함정이 실제 사우디에 도착했는지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 파키스탄군과 외교부, 사우디 정부 미디어실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파키스탄의 이번 행보는 ‘이란전 중재자’라는 외양과 충돌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파키스탄은 지난달 미국과 이란 간 정전 협상을 중재해 6주째 휴전을 유지시키고 있다. 미국과 이란이 평화회담을 개최한 유일한 장소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였다.
그러나 로이터는 이번 배치가 이슬라마바드가 공식 중재자로 나서기 전에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사우디 핵심 에너지 인프라를 타격해 자국민 1명이 숨지자, 사우디의 강력한 보복으로 충돌이 전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파키스탄이 전투기를 보냈다는 설명이다.
앞서 로이터는 사우디가 자국 영토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을 향해 다수의 비공개 공습을 단행했다고 전한 바 있다. 파키스탄은 그간 사우디에 훈련·자문 병력을 파견해 왔고, 사우디는 파키스탄이 경제난을 겪을 때마다 자금 지원으로 화답해 왔다.
한편 일각에선 이번 보도가 최근 아랍에미리트(UAE)가 파키스탄에 거리를 두는 듯한 행보를 보인 배경을 일정 부분 설명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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