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공동응원단인가?’ 南 수원FC-北 내고향, 모두에게 외면당한 ‘웃픈’ 현실 [AWCL.1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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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공동응원단인가?’ 南 수원FC-北 내고향, 모두에게 외면당한 ‘웃픈’ 현실 [AWCL.1st]

풋볼리스트 2026-05-19 14: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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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수원] 김진혁 기자=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을 동시에 응원하기 위해 결성된 ‘공동응원단’이 정작 두 팀 모두에게 외면당하는 분위기다. ‘페어플레이’와 ‘평화’를 가치로 내세웠지만, 이날 경기는 엄연히 상금, 명예, 자존심이 걸린 클럽 대항전이다.

오는 20일 오후 7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전 내고향여자축구단과 수원FC위민이 맞대결을 펼친다. AWCL 파이널은 수원종합운동장에서 20일 준결승, 23일 결승전이 연달아 진행된다. 멜버른시티(호주)와 도쿄베르디벨레자(일본), 내고향여자축구단(북한)과 수원FC위민이 4강 대진을 형성했다.

사상 첫 남북한 클럽팀 맞대결이다. 대한민국과 북한은 국가 대항전 무대에서 종종 맞대결을펼쳐 왔다. 남자대표팀 기준 7승 9무 1패, 여자대표팀 기준 1승 4무 16패로 극명하게 갈린다. 그러나 지금까지 클럽팀 간 대결은 성사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이번 수원FC위민과 내고향의 AWCL 4강전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게다가 격전지는 수원FC위민의 안방 대한민국 수원종합운동장이다.

양국의 특수 관계에도 대회 관계 기관들은 순수한 스포츠 국가대항전이 정치적 상황으로 번지지 않기 위해 촉각을 기울였다. 하지만 단순한 한 경기 그 이상의 관심이 몰리고 있는 두 팀의 대결을 둘러싼 여러 외부 이슈가 결국 벌어졌다.

북한 응원단. 게티이미지코리아
북한 응원단.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표적으로 ‘공동응원단’ 문제다. 지난 14일 남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한겨레통일문화재단 등 200여개 단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약 3,000명 규모의 ‘2025-2026 AWCL 여자축구 공동응원단’을 결성한다고 발표했다. 정식 명칭은 ‘수원FC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 공동응원단’이다. 명분은 있다. “승패를 떠나 스포츠의 양대 정신인 페어플레이와 평화가 구현될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하겠다”라며 결성 배경을 전했다. 이들은 “잘한다 수원”, “힘내라 내고향” 등 양 팀을 고루 응원하는 응원 구호와 함께 현수막, 머플러 등을 제작해 공동 응원 분위기를 조성하고자 한다. 당연히 응원 중 ‘북한’ 호칭이나 인공기를 흔드는 등 행위는 금지된다.

정부 단체의 지원도 받았다. 지난 12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상호 이해 증진을 명분으로 공동응원단에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남북협력기금관리심의의원회 심의 결과 총 3억 원 규모를 민간단체 응원 비용으로 지원하기로 의결했다. 현재까지 추산된 공동응원단 인원은 3,000여 명이다. 이들은 본 경기날 수원종합운동장 E석 한 편에 자리해 앞서 준비한 응원전을 벌일 예정이다.

그러나 정작 ‘공동’의 의미는 퇴색된 지 오래다. 수원FC위민, 내고향 측 어느 한쪽에서도 이들의 응원을 반기지 않고 있다. AWCL 4강전 예매로 약 7,000좌석이 전부 매진됐다. 수원FC위민은 공식 관중수 절반가량 되는 공동응원단 때문에 홈 이점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일방적인 홈 분위기를 기대할 수원FC위민은 S석에서 펼쳐질 서포터즈 포트리스의 구호와 함께 한 귀로는 더 큰 소리의 “힘내라 내고향”을 들어야 하는 불편한 입장이 됐다.

수원FC위민 서포터즈 포트리스 측도 공동응원단 결성과 관련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난 14일 포트리스 측은 공식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공동응원단 논의가 ‘남북 관계’ 중심으로 소비되는 분위기에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우리 선수들이 특정 목적을 위한 ‘들러리’가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한다”라고 단언했다. 공동응원단 측이 제기한 응원 형태의 부적절함을 꼬집으면서 공동 응원 논의를 중단한다고 매듭지었다.

관련해 박길영 수원FC위민 감독은 “축구 외적으로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언론 등 여러 가지를 통해 들었다. 내고향에게 많이 쏠려있더라. 개의치 않고 축구에만 집중하자고 선수들과 이야기했다. 공동응원단이든 서포터즈든 모두 우리를 응원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외부 이슈에도 온전히 경기에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리유일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리유일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 대한축구협회 제공

그렇다면 내고향의 입장은 어떨까. 입국한 뒤 지금까지 내고향의 행보와 발언을 미뤄볼 때 이들에게도 공동응원단은 그리 달갑지 않은 듯하다. 지난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한민국 땅을 밟은 내고향은 입국장부터 국내 실향민단체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인천이북실향도움회, 인천함북도민회 등 실향민 단체와 자주통일평화연대를 비롯한 시민단체 등 100여 명의 인파가 입국장을 찾았는데 “환영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외면으로 답을 받았다.

4강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사전 기자회견에서도 내고향의 시큰둥한 반응은 이어졌다. 자리에 참석한 리유일 내고향 감독은 공동응원단 관련 질의에 “응원단에 대한 질문은 앞으로도 비슷한 질문이 나올 건지는 모르겠는데, 우리는 철저히 경기를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 오로지 말하자면 내일 경기와 앞으로 붙게될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응원단 문제는 우리 팀 선수들이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내일 경기에만 집중하겠다”라며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포트리스 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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