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들의 큰 관심과 동시에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인 MBC 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을 연출한 박준화 감독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박준화 감독이 4월 6일 오후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서울 강남에서 열린 MBC 새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다. / 뉴스1
'21세기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모든 걸 가진 재벌이지만 신분은 고작 평민이라 짜증스러운 여자와 왕의 아들이지만 아무것도 가질 수 없어 슬픈 남자의 운명 개척 신분 타파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4월 첫 방송을 시작해 이달 16일 총 12부작으로 종영했다. 주연 배우로는 아이유와 변우석 등이 출연했다. 최종회는 자체 최고 시청률인 13.8%를 기록하며 종영했다.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박준화 감독은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21세기 대군부인'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 감독은 인터뷰를 시작하기 앞서 사과를 표명했다. 그는 "이 드라마를 촬영 끝내고 MBC에서 인터뷰를 한 적이 있다. 이 드라마를 보시는 분이 모두 행복하고 힐링을 받는 드라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런 불편한 자리를 마련하고, 힐링보다는 죄송스러운 상황을 만들어서 변명의 여지없이 제작진을 대표해 가장 큰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시청자 여러분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또한 "개인적으로 같이 노력하며 만들어온 연기자들에게 노력에 대한 보상보다 어려움을 느끼게 한 것 같아서 죄송스럽고 사죄드린다"고도 말했다.
또한 박 감독은 "작가님이 조선이라는 나라에 대해 애정이 많다"면서 "우리 역사 안에서 일제 치하 등 힘들었던 순간들이 없는 형태의 조선이 이어졌다면 하는 생각에서 드라마가 시작됐다. 그 안에서 왕실 대군과 평민 여인의 로맨스를 그리고 싶어 하셨다"고 말했다.
그러나 고증을 섬세하기 다루지 못해 논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후회를 나타냈다. 박 감독은 "전체적인 자문이 조선 왕조에 맞춰져서 생긴 부분이었던 것 같다"고 자책하면서, 자문도 받았지만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왕실이 존재한다는 가상의 판타지적인 부분이 현실과 다르다고 생각해 다소 안일한 점이 있었던 것 같다고 반성했다.
유지원 작가의 입장도 전해졌다. 박 감독에 따르면 유 작가도 불편한 상황을 야기한 것에 대해 자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1세기 대군부인' 11회 장면 일부. 해당 장면의 구류면류관 등에 대해 고증 문제가 지적됐다. / 유튜브 'MBCdrama'
'21세기 대군부인'의 역사왜곡 논란은 11회 방송분에서 불거졌다. 극 중 이안대군(변우석)이 즉위하는 장면에서 신하들이 '만세'가 아닌 '천세'를 외치고, 황제의 십이면류관 대신 제후를 의미하는 구류면류관이 등장해 불을 지폈다.
유명 한국강사 최태성은 18일 이같은 드라마 장면에 대해 "지금 우리는 전 세계 한류 문화를 이끌고 있다. 드라마·영화 우리만 보는 거 아니다. 전 세계인이 보고 있다"면서 "이제 정신 좀 차리시옵소서"라고 꼬집었다.
그는 "배우들의 출연료는 몇 억을 아낌없이 지불하면서 역사 고증 비용은 몇 십만으로 왜 퉁치려 하시는지. 왜 그리도 아까워하시는지.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서 고증에 드는 시간은 왜 그리도 무시하시는지"라고 지적했다.
또한 "역사학계도 역사물 고증 연구소 하나 만들어 주기 바란다. 제작자들이 고민하지 않고, 고증 연구소에 작품 맡기면 대본, 복장, 세트장 모두를 원스탑으로 안전하게 해결해 줄 수 있는 연구소말이다"라고 제안했다.
이어 "이제 이런 고민을 그만할 때가 된 것 같아 제안을 한번 해 본다"면서 "좋은 역사 드라마 만드시느라 고생하셨는데 이런 지적을 받으면 맥이 빠지지 않겠냐"고 덧붙였다.
또한 최태성은 문제의 장면에 대해서도 "줄이 9개? 황제는 12개" "천천세? 황제는 만만세다"라고 짚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비판했다. 그는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무엇보다 이번 논란의 가장 큰 문제는 중국 동북공정에 빌미를 제공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OTT를 통해 전 세계 시청자들이 함께 보는 역사물 콘텐츠라면 정확한 고증뿐만 아니라 주변국의 역사 왜곡 상황도 유심히 확인해야만 하는데 이 부분을 놓친 것이 가장 뼈 아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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