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불참 사유를 설명하며 사용한 단어를 두고 정치권이 뜨거운 공방을 벌이고 있다.
“더러워서 안 간다”는 발언이 보도되자 송 원내대표 측이 “서러워서라고 한 것”이라고 해명하면서,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을 연상시키는 이른바 ‘청력 테스트’ 논란이 재점화된 것이다.
논란은 지난 18일 열린 6·3 지방선거 현안 기자간담회 이후 진행된 비공개 티타임에서 시작됐다. 장동혁 대표의 광주 방문과 관련한 대화 도중 송 원내대표가 “나는 더러버서(더러워서) 안 간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다.
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처음엔 날씨가 ‘더워서’ 안 간다는 줄 알고 내가 잘못 읽었나 했다”며 “이 기사가 사실이라면 참 비정한 사람들이다. 에잇 나쁜 사람들”이라고 맹비난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 역시 19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어제 송 원내대표가 차담 중 ‘광주에 가면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니 더러워서 안 간다’고 했다더라”며 “이게 ‘바이든 날리면 시즌 2’인가”라고 꼬집었다.
강 수석대변인은 “더러워서든 서러워서든 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말하는 자체가 문제”라며 “5·18 헌법 전문 수록 개헌도 국민의힘 때문에 못 해놓고 정말 광주 정신을 언급할 자격이 있느냐”고 쏘아붙였다.
서왕진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도 이날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광주 5·18 기념식 참석 여부를 묻는 질문에 적반하장식 막말을 해놓고는 비판에 대해 ‘바이든 날리면’식 변명까지 해대고 있다”며 “윤어게인 세력답게 참으로 일관성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개헌은 막고 광주를 모욕하는 정치, 그것이 바로 우리가 끝내야 할 정치”라고 비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조치를 포함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국민의힘 원내대표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며, 송 원내대표는 해당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비공개 자리에서의 발언이 왜곡돼 보도됐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않은 비공개 티타임 보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특히 정청래 대표를 향해 “명백히 사실이 아닌 허위 보도를 근거로 SNS에 선동글을 올린 정 대표를 상대로도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당 차원의 엄호도 이어졌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민주당이 논평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며 “최소한의 사실 확인 없이 상대를 공격했다면 매우 부적절한 일이며, 사실이 아님을 알고도 논평을 냈다면 국민을 속인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태가 과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졌던 비속어 논란과 닮아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에도 발언의 정확한 단어를 두고 여야가 치열한 ‘청력 공방’을 벌였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윤 전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향해 비속어를 사용했다며 ‘외교 참사’로 규정하고 맹공을 퍼부었다. 반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바이든’이 아니라 ‘날리면’이라고 반박하며, 해당 발언은 한국 국회(야당)를 향한 것이었다고 해명해 이른바 ‘전 국민 듣기 평가’ 촌극으로 비화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번 사안을 단순한 실언을 넘어 국민의힘 지도부의 호남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는 사례로 규정하고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가짜 뉴스’ 프레임을 앞세워 정면 돌파를 선택하면서, 향후 호남인들의 지방선거 표심에도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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