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마디 더봄] 짐바브웨 불라와요 심야 기차 - 함께 여행하고 함께 먹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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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마디 더봄] 짐바브웨 불라와요 심야 기차 - 함께 여행하고 함께 먹는 즐거움

여성경제신문 2026-05-19 13:00:00 신고

일러스트=윤마디
일러스트=윤마디

사람들을 만난다, 만나고, 만난다. 먹으면서
2017년 7월 19일 / 불라와요 가는 나이트 기차

2017년 7월 18일 오후 11시 2분

다시 짐바브웨 불라와요로 내려가는 기차. 현주 언니랑 내가 2층에 누웠다. 이 기차가 두 번째인 나는 밤에 얼마나 추운지 잘 알지. 눕기 전에 사람들에게 신신당부해서 갖고 있는 옷을 전부 껴입고 자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런데도 밤중에 마이클이 잔뜩 웅크리고 있길래 내려가서 내 옷 하나를 덮어줬다.

짐바브웨에 다시 가는데 어디를 가야 할까 일정을 고민하다가 문득, 내가 여기 기차에 있다는 사실이··· 아직 어디 갈지 정하지도 않았지만, 어딘가 가긴 가게 될 그곳을 저들과 같이 가기로 했다. 그게 어디든. 친절한 사람들과 여행한다는 건 참 안심되는 일이구나. 폴티 타워에 혼자 남겨졌을 때 다시 한국에 가야 하나, 대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 수 있을까 했는데 이렇게 다 같이 여행을 떠나고 있다. 행복해서 눈물이 날 것 같다.

2017년 7월 19일 오전 5시 38분

아프리카에 와서 조금 적응한 뒤로는 네 시, 네 시 반쯤 항상 잠이 슬쩍 깬다. 눈 감은 채 이삼십분 정도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하면서 주변을 가만히 느끼다 보면 내가 아프리카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서 벅찬 마음으로 다시 잠들곤 해.

스태리 나잇 기차를 다시 타고 불라와요로 간다. 나의 1차 여행, 한국인 친구들과의 캠핑 여행이 끝났던 지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한다. 나는 그저 날들을 보내는 게 목적이라고 말하지만 정말 그것뿐인 것 같아서 약간 불안하기도 하고 좋기도 하다. 남들처럼 '언제 어디를 갔다가 며칠에 돌아간다'는 일정 없이 이렇게 한가롭게 흘러가는 대로 여행하다가 어느 날 갑자기 끝나버릴 것 같아서 불안하고,  한편으로는 한가로워서 좋다.

동 트고 아침

동틀 때쯤엔 추워서 다들 이미 깨어 있다가 주섬주섬 일어나 앉았다. 불편한 잠자리에 모두 퉁퉁 부은 얼굴을 보고 웃었다. 일어났으면 뭐해, 아침 먹어야지. 아침을 먹는다. 매튜가 어제 마트에서 사 온 식빵에 달디단 초코 스프레드를 맥가이버 칼로 퍼서 쓱쓱 발라 나눠준다. 영국식 아침은 너무 달아. 내가 사 온 한국식 고전 기차 간식인 삶은 계란도 탁 까먹고 사이다도 마신다.

혼자 있을 때와 같이 있을 때 제일 큰 차이는 끼니를 챙긴다는 것. 혼자서는 그냥 샌드위치랑 감자튀김으로 대충 한 끼를 때우지만, 같이 있으면 작은 거라도 꺼내 펼쳐놓고 나눠 먹게 된다.

어제 맘보 백패커스를 떠나는 날에도 폭포 보러 나간 애들한테 오는 길에 마트 들러 야채랑 소시지를 사 오라고 해서 카레와 야채볶음을 뚝딱 만들어주었다. 어차피 밥 하는 시간은 똑같은데 많이 만들면 여럿이서 먹을 수 있다. 어차피 나는 양 조절을 잘 못하니 많이 하는 건 문제가 안 된다.

마토보 국립공원에 가려고 불라와요를 다시 간다 /구글 지도
마토보 국립공원에 가려고 불라와요를 다시 간다 /구글 지도

여성경제신문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
madimadi-e@naver.com

윤마디 일러스트레이터·작가 

서울시립대학교 대학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다. 여행 드로잉을 기반으로 서사를 만들어가는 에세이 작가로, 한 장소에서 사람이 기능하는 구조를 파악하고 개인의 경험을 통해 사회의 구조와 삶의 조건을 들여다본다. 현재 일본 여행기 <유니폼> 과 아프리카 여행기 <아프리카 그림일기> 를 연재하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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