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까지 이어질 은행권 규제 청구서...가계대출 관리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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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까지 이어질 은행권 규제 청구서...가계대출 관리 압박

한스경제 2026-05-19 12:39:23 신고

한 시중은행에 붙어있는 주담대 금리. / 연합뉴스
한 시중은행에 붙어있는 주담대 금리. / 연합뉴스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금융당국이 올 들어 은행권의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를 겨냥한 규제를 금리 산식·대출 총량·자본비율 전반으로 넓히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예대금리차 비교공시·중도상환수수료 개편·대환대출 인프라 확대·스트레스 DSR 등을 통해 은행권 금리 경쟁과 가계대출 관리를 압박해 왔다. 올해는 여기에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금리인하요구권 자동신청·가계대출 총량관리 강화·대출금리 산정방식 개선 등이 순차적으로 더해지고 있다.

▲ '이자장사' 비판에 공공성 압박까지…상록수 논란도 도화선

1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7월 1일부터 은행 대출금리 산출 시 지급준비금· 예금자보험료·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 등 보증기금 출연금의 가산금리 반영이 제한된다. 

이는 지난해 말 은행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은행이 법적으로 부담해야 할 비용을 차주에게 대출금리로 전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지급준비금은 은행이 예금 인출 등에 대비해 한국은행에 의무적으로 맡겨야 하는 돈이며 예금자보험료는 예금 보호를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비용이다.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은 서민금융 재원 마련을 위해 금융회사가 부담하는 돈이며, 보증기금 출연금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 등이 보증부대출을 공급할 수 있도록 은행이 내는 비용이다.

이번 조치는 은행권의 이자이익 확대 구조를 관리하기 위한 대표적인 가격 규제로 꼽힌다. 은행 대출금리는 통상 기준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그동안 가산금리에는 업무원가·리스크 프리미엄·목표이익률과 함께 일부 법적비용이 반영돼 왔다. 금융당국은 이 중 은행이 자체 부담해야 할 성격의 비용까지 차주에게 이전되는 구조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은행권을 향한 규제 청구서는 취약차주 책임론과도 맞물려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민간 배드뱅크가 정부의 서민 빚 탕감 정책에 참여하지 않아 관련 채무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아직도 이런 원시적 약탈금융이 버젓이 살아남아 서민들 목줄을 죄고 있는 줄 몰랐다"며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기업 수익활동에도 정도가 있는 것이다"며 금융권의 공공성 책임을 강조했다.

상록수채권은 지난 2003년 카드대란 당시 신용불량자 부실채권 정리를 위해 금융기관들이 공동 출자해 만든 민간 배드뱅크다. 최근 상록수가 장기연체채권을 보유한 채 추심을 이어왔다는 문제가 제기되면서 금융권의 장기연체채권 관리와 포용금융 책임도 도마에 올랐다. 

이를 두고 증권가에서는 가산금리 규제가 은행권 이익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전배승 LS증권 연구원은 자사 리포트를 통해 "예보료와 출연료 등 법정 비용이 대출금리에 10~30% 수준으로 포함됐다고 가정할 경우, 개정안 적용 후 은행 세전이익이 최소 5%에서 최대 10%가량 감소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도 "가산금리에서 신용보증기금 출연료와 교육세를 제외할 경우에 이론적으로 약 0.1%포인트의 순이자마진(NIM) 하락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 가산금리·총량관리·RWA 규제…가격·물량·자본 동시 압박

올해 은행권 규제는 예대마진 중심의 수익 구조를 금리 산식·대출 총량·자본비율 측면에서 동시에 관리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특히 가산금리 규제는 대출금리 산정 과정에서 마진 여력을 낮출 수 있고, 가계대출 총량관리는 자산 성장 속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은행의 수익성을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먼저 정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 하한을 기존 15%에서 20%로 상향했다. 위험가중치는 은행이 보유한 자산의 위험도를 반영해 위험가중자산(RWA)을 산출할 때 적용되는 비율이다. 

예컨대 은행이 주담대 100억원을 취급하면 기존에는 자본비율 계산 때 최소 15억원만 위험자산으로 반영했지만, 올해부터는 최소 20억원을 위험자산으로 반영해야 한다. 같은 규모의 주담대를 취급해도 자본 부담이 커지는 만큼, 주담대 중심의 대출 확대 여력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주담대 중심의 이자자산 확대를 제한하는 장치다. 주담대는 담보가 있는 안정적 이자자산으로 분류되지만, 위험가중치가 높아지면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커지게 마련이다. 금융당국이 부동산에 쏠린 금융 자금을 줄이고 생산적 금융으로 자금 흐름을 유도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한 만큼, 주담대 중심의 자산 확대에는 자본비용 부담이 함께 반영된다.

하나증권은 이번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을 은행권 자본관리의 변수로 짚었다. 최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올해 1월부터 은행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을 15%에서 20%로 올린 가운데 25%로 추가 상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분석했다. 신규대출에만 적용되는 만큼 당장 자본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의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2월에는 기존 대출금리 인하를 유도하는 제도를 도입됐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부터 마이데이터 기반 금리인하요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최초 1회만 동의하면 마이데이터 사업자가 차주를 대신해 금융회사에 비대면으로 금리인하를 신청하는 구조다. 이는 신규 대출금리뿐 아니라 기존 대출금리까지 낮추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은행이 대출해줄 수 있는 금액에 대한 총량관리 규제 역시 시행됐다. 금융위원회는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에서 올해 관리대상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를 1.5%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실적 증가율 1.7%보다 낮은 수준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80%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중장기 목표도 제시했다.

또한 금융당국은 주담대를 늘리고 기타대출은 줄이는 방식의 편법적 가계대출 관리를 차단하기 위해 주담대에 대한 별도 관리목표를 신설하기로 했다. 

월별·분기별 관리목표를 설정해 연말 대출절벽 우려를 완화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다주택자와 임대사업자의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연장 제한, 2021년 이후 취급된 사업자대출의 용도외 유용 점검도 관리방안에 포함됐다.

최정욱 연구원은 "비거주 1주택,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확대 적용, 주담대 위험가중자산 추가 상향과 같은 추가 규제 가능성이 남아 있어 올해 주담대 성장률은 0%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또 정부가 신규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외에도 기존 고액 주담대와 고 DSR 대출의 위험가중치를 현행 20%에서 30~35%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은행 대출성장률에 미치는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의 포용금융 강화와 공공성 압박 역시 은행으로선 부담이다. 특히 정부가 은행권에 일정 수준 이상의 자본비율을 유지할 것을 요구하면서 두 사안이 충돌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용금융 강화 요구가 위험가중자산 증가를 야기할 수밖에 없다"면서, "같은 1조원을 대출하더라도 고신용 주담대보다 중신용 신용대출이나 담보가 부족한 중소기업 대출의 위험가중치가 높기 때문에, 포용금융 강화는 CET1 비율을 더 빠르게 떨어뜨리는 압력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 "은행권은 올해 가계대출 총량관리와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가산금리 규제 등으로 대출 성장과 마진, 자본비율을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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