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학폭 분쟁·방관 늘고 신고는 줄었다…지선 앞 대응 강화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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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학폭 분쟁·방관 늘고 신고는 줄었다…지선 앞 대응 강화 목소리

투데이신문 2026-05-19 12:04: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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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F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폐회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투데이신문
BTF푸른나무재단 관계자들이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을 마친 뒤 폐회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박효령 기자·이윤호 인턴기자】“가해자 측 보호자는 사과하기보다는 법적으로 대응하면 본인도 변호사를 선임하겠다는 문자만 보내왔습니다.”

학교폭력 피해 학생 보호자 박지연(가명)씨는 아이의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이 사과가 아닌 법적 대응이었다며 이 같이 증언했다. 피해 학생과 가족이 회복을 바라지만 현장은 쌍방 신고와 법적 다툼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또 학교폭력이 반복되는 동안 도움요청의 효능감은 낮아지고 방관이 확대되는 악순환이 파악됐다. 

BTF푸른나무재단(이하 재단)은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1월 3일부터 12월 31일까지 전국 17개 시·도 초등학교 2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까지 재학생 84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재단은 올해 1월 26일부터 2월 5일까지 보호자 521명을 대상으로 학부모 인식 조사도 시행했다. 지난 3월 9일부터 20일까지는 교사 100명, 지역 전문가 103명, 청소년 100명을 대상으로 정책 의견 수렴 조사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학교폭력 피해경험은 6.2%, 가해경험은 2.5%, 목격경험은 10.5%로 집계됐다.

피해 학생의 도움요청은 줄고 목격 학생의 방관은 늘어났다. 반복 피해와 반복 가해는 2023년 이후 각각 약 1.4배 늘어 지난해 54.4%, 35.9%을 기록했다. 반면 피해 후 도움요청은 49.4%까지 낮아졌으며 도움요청 후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는 응답은 33.0%로 2022년(10.9%) 대비 3배 증가했다. 목격 후 ‘가만히 있었다’는 응답도 54.6%까지 올랐다. 

재단은 이번 조사에서 학교폭력 사안이 회복보다 분쟁으로 이어지는 흐름에 주목했다. 피해 학생들은 피해가 해결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가해 학생에게 사과받지 못해서’(50.8%)를 꼽았다. 피해 후 필요한 도움으로도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반성과 사과’(70.8%)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가해 학생이 가해를 그만둔 이유로는 ‘스스로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게 돼서’(37.0%)가 가장 많았다.

하지만 학부모 인식 조사에서는 피해 학생 보호자의 52.6%가 피해 이후 쌍방 신고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2023년 40.6%에서 증가한 수치다. 재단은 피해 회복과 관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할 과정이 오히려 분쟁으로 확대되는 현실이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씨도 같은 문제를 호소했다. 그는 아이의 휴대전화에서 2년간 이어진 폭행과 조롱의 흔적을 확인한 뒤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지만 가해자 측은 사과 대신 변호사 선임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끝까지 사과하지 않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은 과연 무엇을 배우게 될까 하는 생각에 어떤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재단 김미정 상담본부장은 질의응답에서 학교폭력 대응이 법적 절차에만 치우칠 경우 정작 아이들의 회복이 뒤로 밀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피해 학생에게 어떻게 하면 마음이 풀리겠느냐고 물으면 진심으로 사과받으면 마음이 풀릴 것 같다고 말한다”며 “가해 학생도 처벌이나 법적 절차로 가기 전에 사과하고 반성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한다”고 밝혔다.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피해가 해결된 이유 1위로 ‘가해 학생에게 사과받아서’(51.8%)가 꼽혔다.

BTF푸른나무재단이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 현장 모습. ⓒ투데이신문
BTF푸른나무재단이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 현장 모습. ⓒ투데이신문

재단은 학교폭력 대응이 사안 처리와 처벌 중심에 머물러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폭력을 인식하고 안전하게 개입하며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가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재단은 교육부가 제시한 초등학교 저학년 관계 회복 숙려제, 방어자 양성, 사이버폭력 대응을 위한 민관 협력 강화 등이 현장에 안착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재단 이종익 상임대표는 “사안이 발생한 뒤 처리하는 방식만으로는 아이들을 충분히 보호할 수 없다”며 “피해 학생이 보호받고 회복할 수 있어야 하며 가해 학생의 행동 변화와 재발 방지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이날 기자회견 2부에서 발표된 지방선거 후보 대상 정책 제안으로 이어졌다. 재단은 학교폭력 대응이 학교 안 조치에 그쳐서는 안 되며 지역사회 책임 체계와 피해 학생 회복 지원, 비폭력 문화 조성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단이 학부모 521명 대상으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학부모인식조사’에서 학부모들은 우리 지역의 학교폭력 대응체계가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41.0점, 교육적 해결이 충분히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에는 39.5점을 각각 줬다.

이에 따라 우리 지역의 학교폭력 제도 강화가 필요하다는 데 97.7%가 동의했다. 구체적으로 응답자들은 △보호·치유 지원 확대(43.9%) △교정 프로그램 내실화(40.3%) △학교폭력 예방교육 강화(33.3%) △사이버폭력·신종폭력 대응체계 구축(32.0%) △학교·가정·지역 연계 통합지원 체계 구축(29.0%) 등이었다.

재단은 “절차와 제도가 존재하더라도 그것이 학생의 보호와 회복으로 실제 이어지고 있다고 시민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이름만 있는 절차가 아니라 학생의 보호와 회복을 끝까지 책임지는 대응체계”라고 주장했다.

BTF푸른나무재단이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모여 공약 제안을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BTF푸른나무재단이 19일 서울 서초구 재단 본부에서 진행한 ‘2026 학교폭력 실태조사 발표 및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교육감·지방자치단체장 후보 정책 제안’ 기자회견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 전문가가 모여 공약 제안을 하고 있다. ⓒ투데이신문

투표권자들이 학교폭력 대응 공약을 중요하게 볼 것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동일 학부모 인식조사와 학생, 교사, 전문가 등 3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방선거 정책 의견 수렴 조사’를 살펴보면 보호자(86.9%), 교사(84.0%), 지역전문가(92.2%), 청소년(91.0%)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학교폭력 관련 공약이 중요하다고 여겼다.

이에 재단은 지방자치단체장 후보에게 ▲지역 맞춤형 학교폭력 대응 조례 제정 및 실효성 정비 ▲학교폭력 피해회복 전담지원센터 및 가해근절 특화지원센터 확충 ▲교사의 안전한 개입을 보장하는 지역협력 시스템 마련 ▲관계회복과 분쟁 확산 방지를 위한 지역 기반 조정·회복 지원체계 마련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교육감 후보를 향해서는 ▲학교 안 다중 보호체계 구축·확대 ▲가해 학생 교정치료 특화 센터 설립·운영 ▲반복 피해·가해 고위험군 조기 선별 및 전문 연계 강화 ▲관계회복 프로그램 및 교육적 해결 체계 내실화 등을 공약으로 제안했다.

정책 제안에 나선 학생, 학부모, 전문가,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다는 믿음, 그리고 실제로 보호받을 수 있다는 확신”이라며 “학교폭력은 계속해서 되풀이되고 있지만 신고와 도움 요청은 줄고 있다. 사안 처리 이후의 회복을 끝까지 책임지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지방선거는 학교 폭력 대응의 책임을 다시 세우는 중요한 기회”라며 “모든 아동, 청소년이 안전한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공약과 책임 있는 실행으로 응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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