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한데 웃기고, 단순한데 이상하게 계속 터진다. 영화 ‘와일드 씽’은 말 그대로 아무 생각 없이 웃기 위해 달려가는 코미디 영화다. 뻔한 설정과 예상 가능한 전개, 대놓고 밀어붙이는 유머가 이어지는데 어느 순간 관객은 그 흐름에 완전히 휩쓸린다.
영화는 스스로를 D.M.(댄스 머신)이라고 소개하는 현우(강동원)가 한강에서 비보잉 배틀을 펼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현우의 뜨거운 열정을 본 박용구 대표(신하균)는 상구(엄태구), 도미(박지현)에 이어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의 마지막 멤버로 그를 영입한다.
그렇게 얼렁뚱땅 결성된 3인조 그룹 트라이앵글은 놀랍게도 데뷔와 동시에 1집 타이틀곡 ‘러브 이즈’로 대박을 터뜨린다.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않는다. 2집 타이틀곡이 표절 논란에 휘말리자 박용구 대표는 해외로 도망가고, 상구와 도미 역시 각자 살길을 찾아 팀을 떠난다. 그렇게 트라이앵글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영화는 단순한 재결합 코미디에 머무르지 않는다. 무대에 다시 서기 위한 과정 속에서 갑자기 뛰고 달리고, 카체이싱까지 벌어진다. 이 과장된 액션들이 오히려 트라이앵글의 재기를 향한 감정을 극대화한다. 특히 선공개 이후 화제를 모았던 ‘러브 이즈’가 흐르는 장면은 극한의 코미디가 몰아친 직후 의외로 감동까지 만들어낸다. 웃다가 갑자기 괜히 울컥하게 되는 순간이다.
무엇보다 이 영화의 가장 큰 힘은 배우들의 ‘엄청난 열연’이다. “배우들이 이렇게까지 한다고?” 싶은 순간들의 연속인데, 그 좋은 무리가 영화 전체를 살린다. 강동원은 직접 소화한 브레이킹 댄스로 오프닝부터 시선을 제대로 잡아끈다. 5개월 동안 준비했다는 노력이 느껴질 정도로 생각보다 훨씬 진심이다. 박지현은 그 시절 메인보컬 같은 청량함을 자연스럽게 살리는 동시에, 부잣집에 시집간 뒤 욕도 참고 살아가지만 결국 숨겨지지 않는 성질머리를 현실감 있게 표현한다. 또 평소 조곤조곤한 이미지의 엄태구는 완전히 180도 다른 폭풍 래핑으로 반전을 선사한다. 묘하게 1990~2000년대 래퍼 감성과 닮아 있는 그 톤 자체가 웃음을 자아낸다.
그리고 오정세는 영화의 가장 강력한 ‘킥’이다. 트라이앵글의 라이벌 성곤으로 등장한 그는 “니가 좋아”를 세상 누구보다 진지하게 부르는 ‘고막남친’ 발라더 그 자체다. 한 번 웃음이 터지고 나면 이후 등장할 때마다 자동으로 피식 웃음이 새어나온다. 거친 비주얼과 과할 정도로 감미로운 목소리의 괴리가 묘한 중독성을 만들고, 마지막엔 오정세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지경에 이른다.
오는 6월 3일 개봉. 러닝타임 107분. 12세 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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