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되자마자 날아온 압류 통보…6살 때 아버지 빚 떠안은 청년, 대법원도 구제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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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되자마자 날아온 압류 통보…6살 때 아버지 빚 떠안은 청년, 대법원도 구제 못 했다

로톡뉴스 2026-05-19 10:56: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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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6살 아이가 평생 짊어질 뻔했던 아버지의 빚, 이 가혹한 굴레는 결국 대한민국 민법을 바꾸는 신호탄이 됐다.

"내 통장이 왜 압류됐죠?"…성인 돼서야 마주한 1210만원의 빚

1993년, 6살 김모 씨는 아버지가 사망하며 약 1210만 원의 약속어음금 채무를 떠안게 됐다. 당시 미성년자였던 김 씨는 상속의 개념도, 빚이 자신의 책임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전혀 알지 못했다.

채권자는 포기하지 않고 1993년과 2003년 공동상속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13년 시효 연장을 위한 소송 끝에 결국 승소했다.

시간이 흘러 2017년, 성인이 된 김 씨의 은행 예금에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 내려졌다. 김 씨는 그제야 자신의 이름으로 아버지의 빚이 집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정면으로 마주했다.

1·2심 "본인이 몰랐으니 인정" vs 대법원 "기준은 법정대리인인 어머니"

김 씨는 강제집행을 막아달라며 소송을 내고 '특별한정승인'을 신고했다. 특별한정승인이란 상속 채무가 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았을 때, 그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물려받은 재산 범위 안에서만 빚을 책임지겠다고 주장할 수 있는 제도다.

1심과 2심은 "김 씨가 예금이 압류되고서야 아버지 빚을 구체적으로 알게 됐다"며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단은 달랐다. 원심을 뒤집고 채권자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18일 YTN 라디오에 출연한 로엘 법무법인의 권은택 변호사는 "미성년자는 스스로 상속 포기나 한정승인을 할 수 없고, 법정대리인의 행위는 본인에게 직접 효력이 미치기 때문에 특별한정승인에서 말하는 '언제 알았느냐'도 원칙적으로 법정대리인의 인식을 기준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대법원의 판단 취지를 설명했다.

법정대리인인 어머니가 이미 빚을 알고 있었으므로, 김 씨가 성인이 됐다고 해서 3개월의 기한이 새로 시작될 수 없다는 논리였다.

대법원의 일침과 국회의 응답…'미성년 상속인 보호법' 신설

대법원 판결 직후 "법정대리인이 제때 특별한정승인을 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무 잘못 없는 미성년 상속인이 평생 상속채무를 떠안는 건 너무 가혹하다"는 반대의견이 거세게 일었다. 대법원 역시 미성년 상속인 보호의 필요성은 인정하며 입법적 해결을 촉구했다.

결국 이 뼈아픈 판결은 법 개정으로 이어졌다. 권은택 변호사는 "이런 문제의식이 입법으로 이어져 2022년 12월 13일 개정 민법에서 미성년 상속인을 위한 별도 보호 규정이 신설됐다"며 "이제는 미성년 상속인이 성년이 된 뒤 채무초과 사실을 안 날부터 3개월 내에 한정승인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알게 된 부모의 빚, 어른도 구제받을 수 있을까?

뒤늦게 부모의 빚을 알게 된 성인도 구제를 받을 수 있다. 단, 전제 조건이 따른다.

권 변호사는 "상속채무가 상속재산보다 많다는 사실을 '중대한 과실' 없이 몰랐어야 한다"고 짚었다. 중대한 과실이란 조금만 확인했어도 알 수 있었는데도 현저하게 확인을 게을리한 경우를 뜻한다.

평소 부모와 오랫동안 별거해 경제 사정을 알 수 없었다면 중과실이 없다고 인정될 여지가 크지만, 독촉장이나 소송 서류를 받고도 방치했다면 구제받기 어렵다.

상속 전 절대 주의해야 할 행동

빚을 물려받지 않기 위한 상속 절차를 밟기 전 절대 해선 안 될 행동도 있다. 고인의 예금을 인출하거나, 차량을 처분하거나, 심지어 고인의 카드 대금이나 휴대전화 요금을 대신 내주는 행위다.

권 변호사는 "이런 행위는 민법 제1026조상 법정단순승인으로 평가될 위험이 있어서, 몇 만 원의 소액 요금을 대신 냈다가 큰 채무 전체를 떠안을 수도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이어 "1순위 상속인이 전부 상속포기를 하면 채무가 다음 순위 상속인에게 넘어갈 수 있지만, 1순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그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사망 사실을 안 즉시 3개월 안에 신속하고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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