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앓는데..." 합의 없는 다수 피해자 범죄, 재판 피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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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 앓는데..." 합의 없는 다수 피해자 범죄, 재판 피할 수 있나?

로톡뉴스 2026-05-19 10:50:2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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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 전문가들은 온라인 중대 범죄 피의자가 조현병 진단을 받아도 재판 없는 벌금형은 어렵다고 본다. / AI 생성 이미지

"피해자가 여럿, 증거는 명확, 합의는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제가 속아서 한 일이고 조현병을 앓고 있다면, 재판 없이 벌금형으로 끝날 수 있을까요?"

온라인 범죄 피의자의 절박한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고개를 저었다. 정식 재판을 피하기는 매우 어려우며, 오히려 재판 절차에서 감형 사유를 적극적으로 주장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합의 확률 0%, 조현병으로 약식기소 가능한가요?"

최근 한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질문은 다급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질문자 A씨는 자신이 저지른 범죄가 결코 가볍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한 가닥 희망을 놓지 못했다.

그는 "범죄가 가볍지도 않고 온라인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피해자가 여럿이며, 증거가 명확하고 합의는 어렵습니다. 그들이 저를 골탕 먹이려 범죄를 저지르게 했고, 저는 조현병을 앓고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에 재범 위험이 없다는 감정서를 제출하면, 검찰에서 약식기소가 가능한가요?"라고 물었다.

법정에 서는 것만은 피하고 싶은 A씨의 심정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 "약식기소, 매우 드문 일…정식 재판 가능성 높아"

A씨의 기대와 달리 전문가들은 약식기소(검사가 정식 재판 없이 벌금형을 청구하는 절차) 가능성을 매우 낮게 평가했다. 범죄가 무겁고, 피해자가 다수이며, 가장 중요한 양형 요소인 피해자와의 합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점이 결정적이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피해자가 여럿이고 증거가 명확하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는, 약식기소를 받기 어렵거나 정식 기소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 역시 "사건의 경중을 알 수는 없으나, 사건이 중대하다면 약식기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공판기소(재판회부) 될 수도 있습니다"라며 정식 재판 가능성을 높게 봤다.

물론 변호사가 약식기소를 목표로 변론하기도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기소유예 불기소가 불가능한 사안이라면 변호사들은 차선책으로 약식기소를 목표로 합니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초범이거나 참작할 사정이 충분할 때 고려되는 전략으로, A씨의 경우와는 거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조현병 진단서, '면죄부' 아닌 '재판용 감형 카드'

A씨가 마지막 희망으로 여기는 '조현병' 카드는 어떨까? 이 역시 재판을 피하게 해주는 만능 열쇠는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조현병 진단은 범행 당시의 심신미약(사물 분별이나 의사 결정 능력이 미약한 상태)을 주장해 재판 과정에서 형을 줄일 수 있는 '감형 카드'이지, 검사의 기소 자체를 막는 '면죄부'가 되기는 어렵다.

다만, 약식기소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소수 의견도 있다. 법률사무소 유의 박성현 변호사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증거가 명확한 상황에서는 기소유예는 어려울 수 있으나, 약식기소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초범인 점, 20대 초반, 조현병 등 심신미약 상태와 재범 가능성이 낮다는 전문기관의 진단서가 제출된다면 약식기소가 고려될 수 있습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이 역시 여러 유리한 조건이 전제된 희박한 가능성이다.

"차라리 정식 재판으로 가라"…변호사들의 역발상, 왜?

오히려 일부 변호사들은 A씨 같은 상황이라면 약식기소를 목표로 하기보다 정식 재판을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라고 역설한다.

검사가 제출한 서류만으로 판단하는 약식 절차에서는 A씨가 주장하고 싶은 '속아서 범행했다'는 억울함이나, 조현병으로 인한 고통 등을 제대로 소명할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이런 관점에서 정식 재판의 이점을 명확히 설명했다. 그는 "피해자가 다수이고 피해 정도가 가볍지 않은 점을 고려할 때, 약식기소보다는 정식 재판을 통해 모든 정상을 충분히 소명하는 것이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귀하의 특수한 상황과 진심 어린 반성의 태도를 보여드릴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즉, 피고인의 방어권이 충분히 보장되는 정식 재판에서 조현병 진단서 등 "매우 중요한 증거"를 바탕으로 판사를 설득해 집행유예나 치료명령 등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해법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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