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이른 여름 더위가 찾아오면서 대형 건설사들이 폭염 대응 시기를 한 달 이상 앞당기는 등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기상청에 따르면 5월 중순 서울 낮 최고기온이 32.9도까지 올라 지난해보다 일주일 빠르게 30도를 넘어섰고, 평년보다 8도 이상 높은 날도 관측됐다. 기상청은 2026년 올 한 해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을 70%로 제시하며 폭염 일수 증가 가능성을 공식 경고한 상태다.
건설업은 콘크리트 타설 · 철근 배근 · 외부 마감 공사 등 야외 작업 비중이 높아 체감온도 상승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구조다.
고용노동부 · 근로복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온열질환 산업재해 147건 가운데 건설업이 70건(48%)을 차지했고, 온열질환 사망사고 22건 중 15건(68%) 역시 건설업 종사자였다.
지난해에도 온열질환 산재자 63명 중 49.2%가 건설업 종사자로, 온열질환에 가장 취약한 업종임이 다시 확인됐다.
이 통계를 근거로 삼성물산 · 현대건설 · GS건설 ·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은 19일 현재 이미 폭염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삼성물산은 전국 건설현장에 도보 2분 거리 내 휴게시설 원칙을 적용하고 최대 인원의 20% 이상이 동시에 쉴 수 있는 그늘 · 냉방 시설과 제빙기 · 음용수를 갖추도록 했다. 체감온도 31도 이상부터는 추가 휴게시간을 부여하고, 근로자가 이상 증상을 호소하면 즉시 작업을 멈추는 작업중지권을 폭염 대응의 핵심 수단으로 정했다.
GS건설은 폭염주의보 발효 시 전 근로자에게 보냉 제품을 지급하고 시간당 10~20분 휴식을 의무화했다. 현대건설은 외국인 근로자까지 아우르는 밀착형 안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DL이앤씨도 냉방 장비와 그늘막 등 기본 안전 인프라를 조기 가동했다.
더위 관리, 건설사 경쟁력 가르는 요인 부상
건설현장에서는 폭염이 공사 일정과 생산성에도 직접 영향을 미친다. 한낮 야외 작업이 어려워지면 아침 · 야간 시간대로 공정을 재편해야 하고, 일부 현장은 전체 공정 운영을 다시 짜야 하는 상황도 벌어진다. 7~8월에 집중되던 폭염 비상체계를 5~9월 장기 관리 체계로 바꾸는 건설사가 늘어나는 이유다.
일부 건설사는 근로자에게 심박수 · 체온 · 위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지급하고 IoT 기반 안전관리 시스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온열질환이 근로자 건강과 생명에 직결될 뿐 아니라 공사 일정 지연 · 생산성 저하 · 법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어 경영 차원의 관리 대상으로 격상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더위 자체가 공사 리스크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폭염 대응 수준이 발주처 신뢰와도 직결되는 만큼 건설사 경쟁력을 가르는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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