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전력을 최초로 보도해 소년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했던 언론사 디스패치 소속 기자들이 최종적으로 경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배우 조진웅. / 뉴스1
19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는 지난 11일 소년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됐던 디스패치 취재 기자 2명에 대해 혐의없음 결정을 내리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
이는 지난해 12월 해당 기자들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에 착수한 지 약 5개월 만에 사법당국이 내린 최종 판단이다.
경찰 "소년법 제70조, 언론 보도에 직접 적용 어려워"
이 사건의 주요 법적 쟁점은 디스패치의 보도 행위가 소년법 제70조를 위반했는지 여부였다. 현행 소년법 제70조 규정에 따르면 소년 보호사건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관은 재판이나 수사, 혹은 군사상 필요한 예외적인 사유를 제외하고는 사건의 세부 내용에 대한 그 어떠한 사적·공적 조회에도 응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만약 이 규정을 위반해 정보를 외부로 유출하거나 유포할 경우에는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라는 형사 처벌에 처해질 수 있다. 수사당국은 이 법조항의 적용 대상을 소년 보호사건을 직접 취급하고 다루는 사법기관이나 관련 행정기관 등으로 한정해 해석해야 하며 취재를 통해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대중에게 전달하는 언론사나 기자들의 일반적인 보도 활동에 대해서는 해당 처벌 규정을 직접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수사로 이어진 최초의 논란은 지난해 12월 디스패치가 보도한 조진웅의 미성년 시절 범죄 전력 관련 기사에서 시작됐다. 당시 디스패치는 조진웅이 10대 시절에 범죄 행위에 가담해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으며 이로 인해 소년원에 송치된 사실이 존재한다고 단독 보도했다.
해당 보도에는 조진웅이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던 1994년 당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강도강간 혐의를 적용받아 정식 형사재판 절차를 거쳤다는 제보자의 구체적인 폭로가 포함됐다. 보도된 제보의 상세 내용에 따르면 조진웅은 과거 학창 시절 일진 무리에 속해 있었으며 시동이 켜진 상태로 도로변에 세워져 있던 차량을 무단으로 절도해 면허가 없는 상태로 운전하며 갖가지 범법 행위를 자행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아울러 성폭행 사건에도 깊이 연루됐으며 장물을 취득해 사용하던 과정에서 최종적으로 덜미가 잡혀 처벌을 받게 됐다는 상세한 증언 내용이 보도에 실렸다.
'30년 전 소년범 전력 폭로'에 고발장 접수되며 수사 시작
이러한 디스패치의 보도가 사회적인 파장을 일으키자 법무법인 호인 소속의 김경호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7일 정부 종합 민원 창구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기사를 작성한 디스패치 기자들을 경찰에 고발 조치했다. 김 변호사는 고발장을 통해 약 30년이라는 장구한 세월 동안 법적으로 엄격히 봉인돼 있던 과거 소년 보호처분 판결 내용을 임의로 파헤쳐 세상에 낱낱이 공개한 행위는 저널리즘이라는 탈을 쓴 명백한 폭거이자 불법 행위라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 고발장에 따라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가 정식 수사에 나서면서 언론의 보도 행위에 대한 소년법 위반 여부를 두고 법리적 공방과 조사가 약 5개월 동안 지속됐다.
의혹 보도 직후 배우 조진웅 '과오 인정 및 공식 은퇴'
배우 조진웅. / 뉴스1
대한민국 ‘소년법’의 구조와 소년보호처분의 법적 성격
대한민국 소년법은 반사회성이 있는 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조치를 행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육성을 목적으로 제정된 특별법이다. 성인과 비교해 인격적으로 미성숙하고 개선 가능성이 큰 소년의 특성을 감안해 단순히 형벌을 부과해 격리하기보다 이들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때문에 소년법의 적용을 받는 대상과 이들에게 부과되는 처분의 성격은 일반 형사법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생성한 자료사진.
소년법의 적용 대상은 만 19세 미만의 청소년이며 이들은 구체적인 행위와 연령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돼 사법적 처우를 받는다. 첫째, 만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범죄소년’은 형사책임능력이 인정되는 부류다. 이들은 일반 형사처분과 소년법상의 보호처분이 모두 가능해 강력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검사에 의해 일반 형사재판에 기소될 수 있다.
둘째,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촉법소년’은 형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했으나 형사책임능력이 조각되는 부류다. 이들에게는 형사처벌을 부과할 수 없으며 오직 가정법원 소년부의 보호처분만이 내려진다. 셋째, 아직 구체적인 범법행위를 저지르지 않았으나 향후 범죄를 범할 우려가 있는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의 ‘우범소년’ 역시 보호처분의 대상이 돼 조기 개입의 통로를 열어두고 있다.
소년부 판사가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소년보호처분은 그 경중에 따라 제1호부터 제10호까지로 세분돼 규정돼 있다. 가벼운 처분인 제1호는 보호자 또는 보호자를 대신해 소년을 보호할 수 있는 자에게 감호를 위탁하는 처분이다. 이후 호수가 올라갈수록 수강명령(제2호), 사회봉사명령(제3호), 보호관찰관의 단기 및 장기 보호관찰(제4호, 제5호)로 처분의 강도가 높아진다. 아동복지시설 위탁(제6호)이나 병원 및 요양소 위탁(제7호)을 거쳐, 가장 수위가 높은 제8호부터 제10호까지는 소년원 송치 처분에 해당한다. 특히 가장 무거운 제10호 처분은 장기 소년원 송치로, 소년원에 갇혀 교정을 받는 기간이 최대 2년에 달한다.
그러나 이러한 보호처분은 형법에 따른 전과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소년법 제32조 제6항은 "소년의 보호처분은 그 소년의 장래 신상에 어떠한 영향도 미치지 아니한다"고 명시해 두고 있다. 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은 수사경력자료에는 일정 기간 보존되지만 전과를 증명하는 범죄경력자료에는 기재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공무원 임용, 자격증 취득, 일반 기업 입사 등 사회 복귀 후의 법적·제도적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엄격히 차단된다. 이는 한순간의 잘못으로 청소년에게 ‘낙인’을 찍는 대신 국가가 개입해 교육과 보호 조치로 올바른 길로 이끌어내겠다는 입법적 결단의 결과물이다.
최근 대한민국 사회에서는 일부 청소년 범죄의 흉포화와 지능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촉법소년의 연령 기준을 낮추거나 강력범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해 제기돼 왔다. 피해자의 인권과 범죄 예방을 우선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는 한편, 소년범에 대한 처벌 강화가 재범률을 실질적으로 낮추지 못하며 오히려 조기에 범죄자로 낙인찍어 교화 가능성을 차단할 수 있다는 신중론 역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결국 소년보호처분의 비공개 원칙과 대중의 알 권리, 그리고 소년법 제70조가 규정한 비밀누설 금지 원칙을 둘러싼 법적 갈등은 사법 정의의 엄격한 실현과 소년의 건전한 육성이라는 두 가치를 어떻게 조화롭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숙제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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