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순' 전력망에 갇힌 재생에너지… "실제 착공 가능한 사업부터 연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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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순' 전력망에 갇힌 재생에너지… "실제 착공 가능한 사업부터 연결해야"

뉴스로드 2026-05-19 09:07:0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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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사진=해양수산부
탐라해상풍력발전단지. 사진=해양수산부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보급 목표를 내세웠지만, 정작 생산한 전기를 보낼 ‘전력망(계통)’이 꽉 막혀 있어 목표 달성에 적신호가 켜졌다. 특히 착공조차 하지 않은 화석연료 발전소들이 선착순 제도에 기대어 전력망을 선점하면서, 인허가를 마친 재생에너지 사업들조차 수년째 대기하고 있는 구조적 모순이 드러났다. 

기후솔루션(이사장 김주진)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이슈브리프 ‘재생에너지부터 계통에 연결하기: 2030년 재생에너지 100GW 달성을 위한 계통 우선 접속 제도 개혁’을 발간하고, 현행 전력망 접속 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현재의 전력망 운영 방식이 화석연료 발전과 장기간 정체된 사업에 유리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선착순’ 중심의 계통 접속 제도 탓에, 이미 접속 용량을 확보해 놓고도 개발을 멈춘 사업(주로 LNG 발전소)들이 제한된 계통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부지 확보 등 상당한 준비를 마친 태양광·풍력 사업들은 접속 순서가 밀려 수년씩 대기열에 갇혀 있는 실정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정부는 전국 189개 변전소를 ‘계통관리변전소’로 지정해 신규 재생에너지 접속을 제한하고 출력제어 조건부 접속을 시행 중이다. 그러나 계통 포화의 원인이나 상세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사업 포기나 불리한 조건 수용 등의 부담이 재생에너지 사업자에게 일방적으로 전가되고 있다고 보고서는 꼬집었다.

이러한 전력망 병목 현상은 석탄발전소 폐지 지역의 ‘정의로운 전환’을 가로막는 핵심 장애물로도 작용하고 있다.

2030년까지 폐지 예정인 전국 석탄발전소 약 9GW 중 절반 이상인 5GW가 집중된 충청남도가 대표적이다. 충남에서는 최소 650MW(약 22만 가구 연간 사용량) 규모의 태양광과 815MW 규모의 해상풍력이 추진 중이지만, 일부 준비된 사업조차 2032년 이후에나 계통 접속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특히 보령시의 경우 석탄발전 폐지 후 지역경제 침체를 막기 위해 공공 해상풍력을 추진했으나,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석탄발전 폐지 시점보다 늦은 '2032년 이후 접속 가능'을 통보받았다.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이 폐지된 석탄발전의 빈자리를 재생에너지가 아닌 LNG 발전으로 대체하도록 설계되면서, 늦어지는 LNG 발전소가 석탄발전 수명 연장을 부추기고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진입을 막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충남에서 재생에너지를 신속히 확대할 경우 LNG 전환 대비 최대 27만 개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전력망 접속 대기는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러나 주요 국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 빠르게 제도를 고치고 있다. 영국은 '준비도와 필요성(ready and needed)' 원칙에 따라 대기열을 재평가해 국가 목표에 필요한 사업을 우선 연결하고 있으며, 독일은 법(EEG)을 통해 재생에너지 우선 계통 접속 원칙을 확립했다.

기후솔루션은 우리나라도 현행 대기 사업을 전면 재평가하고, ▲선착순에서 '사업이행률' 중심으로 접속 순서 개편 ▲국가 탈탄소화 및 정의로운 전환 기여도를 반영한 '지속가능성' 기준 도입 ▲계통포화 정보 투명 공개 및 계통관리변전소 지정 해제 등을 서둘러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후솔루션 전력시장계통팀 브룩 사보이 연구원은 "기후에너지환경부도 올해 업무계획에서 허수·지연 사업자 관리체계를 '전력망이 가장 필요한 사업자 우선 접속'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이제 핵심은 부족한 전력망을 어떤 기준으로 누구에게 먼저 배정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논의가 진행되는 현시점에서, 폐지되는 석탄발전의 송전선로를 LNG나 지연 사업이 다시 선점하게 둬서는 안 된다”며 “준비된 재생에너지와 지역 전환에 기여하는 사업을 우선 연결하는 원칙을 세워야 2030년 100GW 목표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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