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재발하면 전액 환불”…첨생법 1호 바이젠셀 'VT-EBV-N' 임상의 만나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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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재발하면 전액 환불”…첨생법 1호 바이젠셀 'VT-EBV-N' 임상의 만나보니

이데일리 2026-05-19 08:11: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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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지완 기자] “5년 안에 재발하면 치료비를 돌려드린다.”

바이젠셀(308080)의 면역세포치료제 ‘VT-EBV-N’이 파격적인 재발 시 환불 조건을 내걸었다. 대상은 항암치료 후 완전관해(CR)에 도달했지만 재발 위험이 높은 희귀 혈액암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 환자들이다. VT-EBV-N은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4일 국내 첨단재생의료 1호 치료제로 승인했다.

이번 첨단재생의료 치료의 총 비용은 7620만원이다. 다만 환자는 치료 시작 시 4000만원만 우선 부담한다. 이후 5년 내 재발하지 않을 경우 3000만원을 추가 납부한다. 반대로 5년 안에 재발하면 추가 비용은 물론 기존 비용까지 사실상 환불하는 구조다. 바이젠셀이 VT-EBV-N 치료 효과에 대한 자신감을 전면에 내건 것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파격 조건이다.

전영우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지난달 30일 이데일리와 단독 인터뷰 중이다. (사진=김지완 기자)




◇“CR인데 왜 또 치료”…답은 ‘미세잔존암’

이데일리 제약·바이오 프리미엄 콘텐츠 팜이데일리는 최근 여의도성모병원을 찾아 전영우 교수를 단독 인터뷰했다. 그는 VT-EBV-N의 임상 1, 2상 모두 연구책임자(PI)를 맡았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NK/T세포 림프종이 왜 재발과의 전쟁으로 불리는지, VT-EBV-N이 어떤 방식으로 재발의 씨앗을 제거하는지, 그리고 왜 이 치료를 두고 “좋은 상태를 더 완벽하게 만드는 치료”라고 평가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어봤다.

전영우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인터뷰 내내 ‘재발’을 강조했다. △항암치료 후 CT상 암이 사라졌더라도 안심할 수 없는 병 △눈에 보이지 않는 암세포 씨앗이 다시 살아나 환자를 무너뜨리는 병. 그가 설명한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의 본질이었다.

EBV 양성 림프절외 NK/T세포 림프종은 완전관해(CR) 이후에도 상당수 환자가 다시 재발한다는 점이다.

전 교수는 “초기 단계는 상대적으로 예후가 괜찮지만 진행된 고위험군은 재발률이 60~70%까지 올라간다”며 “환자들은 완전관해 판정을 받아도 늘 재발 공포 속에서 살아간다”고 말했다.

그는 재발 원인으로 미세잔존암을 지목했다.

전 교수는 “CT상으로는 암이 다 사라진 것처럼 보여도 피 속에는 극미량의 암세포가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항암치료는 눈에 보이는 암 덩어리는 제거하지만 아주 작은 잔존 암세포까지 완벽히 없애지는 못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 이 씨앗들이 다시 자라 재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NK세포·T세포 계열 림프종은 재발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그는 “NK·T세포 계열은 아직 상용화된 치료제가 없다”이라며 “재발하면 항암제를 계속 바꿔 쓰거나 조혈모세포이식 같은 고강도 치료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NK/T세포 림프종은 바이러스를 제거해야 할 면역세포가 오히려 엡스타인-바 바이러스(EBV)에 잠식돼 암세포로 변하는 고위험 혈액암이다.

전 교수는 “원래 NK세포와 T세포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 공격하는 ‘특수부대’ 같은 면역세포”라면서 “하지만 EBV가 면역세포 안으로 침투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바이러스를 제거하려던 면역세포가 오히려 바이러스에 조종당하면서 암세포로 변해버린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인 대부분은 EBV에 감염돼 있다"고 덧붙였다.

바이젠셀 VT-EBV-N은 5년 내 암 재발 시 비용 전액 환불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4일 '첨단재생의료 치료 1호 승인' 이라는 보도자료에 해당 내용을 담았다. (제공=보건복지부)






◇“재발 씨앗까지 청소”

이 같은 상황에서 VT-EBV-N은 재발 공포에 갇혀 있던 NK/T세포 림프종 치료의 새 돌파구로 떠올랐다.

전 교수는 “암세포는 살아남기 위해 ‘LMP1’, ‘LMP2A’ 같은 EBV 관련 단백질을 계속 만들어낸다”며 “VT-EBV-N은 바로 이 신호를 추적해 공격하도록 설계된 치료제”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암세포가 몸에 남겨놓은 바이러스 꼬리표를 따라가 숨어 있는 암세포만 골라 찾아내 공격하는 방식이다.

VT-EBV-N 치료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EBV 특이 T세포를 배양·증식한 뒤 다시 정맥으로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치료는 4주간 주 1회씩 투여한 뒤 4주 휴약기를 거치고, 이후 다시 4주간 주 1회 투여하는 구조다. 총 8회에 걸쳐 약 12주 동안 시행된다.

그는 기존 항암치료와의 차이도 강조했다.

전 교수는 “항암제는 폭격이다. 적군도 죽이고 아군도 죽이는 방식"이라며 "반면 VT-EBV-N은 남아 있는 암의 씨앗만 골라 제거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이 치료를 “다지기 치료”라고 표현했다.

이어 “꼴등 학생을 1등으로 만드는 치료가 아니다. 이미 1등인 학생을 서울대 보내기 위해 과외를 붙이는 개념"이라며 "지금도 좋아 보이지만 재발 위험을 더 낮춰 장기 완치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투여 시점을 보면 치료보단 예방에 가깝다.

전 교수는 “완전관해 직후가 가장 중요하다”며 “보통 3개월 안팎을 ‘윈도 기간’(Window period, 재발방지 치료 골든타임)으로 본다. 암세포가 씨앗 수준일 때 개입해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미 재발해 암 덩어리가 커진 상태에서는 치료 목적과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치료는 이미 커진 종양을 직접 없애는 개념이 아니다”며 “재발하기 전 단계에서 남아 있는 미세 잔존 암세포를 제거하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3년 데이터가 더 좋아”…시간 지나자 더 벌어진 격차

전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는 가장 큰 변화로 재발 공포 감소를 꼽았다.

그는 “이전에는 완전관해가 돼도 결국 재발 안 하길 기도하는 병이었다"며 "그런데 VT-EBV-N 등장으로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고 말했다.

그는 실제 데이터에 대해서도 강한 확신을 드러냈다.

전 교수는 VT-EBV-N의 장기 추적 데이터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 공개된 2년 데이터만 보면 숫자가 아주 극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NK/T세포 림프종처럼 재발 후 선택지가 거의 없는 질환에서는 15~20% 개선만으로도 임상 현장에서는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전영우 교수. (사진=김지완 기자)




특히 시간이 지날수록 투약군과 대조군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 교수는 “초기 발표는 2년 데이터 컷 기준이었는데, 현재 3년에 가까운 시점까지 추적해보니 차이가 더 명확해지고 있다”며 “당시 2차 평가변수 가운데 하나는 P값이 0.054로 통계적 유의성 기준(0.05)을 아주 근소하게 넘겨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는데, 추적 기간이 늘어나자 결국 그 지표마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시간이 지나면서 재발 억제 효과 차이가 더 선명하게 드러난 셈”이라며 “핵심은 단순 단기 반응률이 아니라 장기 무병생존과 재발 억제”라고 강조했다.

임상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도 공개했다. 그는 “임상 도중 환자 1명이 사망했는데, 당시에는 이중맹검 방식이라 해당 환자가 실제 VT-EBV-N 투약군인지 대조군인지 의료진도 알 수 없었다”며 “연구 종료 후 블라인드가 해제된 뒤 확인해보니 사망 환자는 대조군이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당시에는 정말 안타까웠다”며 “조금만 더 늦게 등록돼 실제 약을 투여받았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물론 임상은 냉정하게 데이터를 봐야 하는 영역이지만 장기 추적 결과를 볼수록 VT-EBV-N의 재발 억제 효과에 대한 확신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재발하면 삶 무너져…VT-EBV-N은 악순환 끊는 치료”

전 교수는 NK/T세포 림프종에서 재발 억제가 갖는 의미는 단순한 생존기간 연장을 넘어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병은 한 번 재발하면 환자 삶 자체가 완전히 무너질 수 있다”며 “또 항암을 하고 또 입원하고, 결국 조혈모세포이식 같은 초고강도 치료까지 가는 경우가 많다. 갈수록 치료는 독해지고 환자는 점점 지쳐간다”고 말했다.

특히 NK·T세포 계열 림프종은 재발 이후 사용할 수 있는 치료 옵션 자체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상황이 더 절박하다는 설명이다.

전 교수는 “B세포 림프종은 CAR-T를 비롯해 새로운 치료제가 계속 등장하고 있지만 NK·T세포 계열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현재까지 상용화 단계에서 재발 억제를 목표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보여준 T세포 계열 면역세포치료제는 사실상 VT-EBV-N이 세계에서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성 측면에서도 VT-EBV-N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처음 들으면 치료비 7000만원이 굉장히 비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재발 이후 들어가는 비용까지 생각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며 "재발하면 추가 항암치료, 반복 입원, 조혈모세포이식까지 이어지면서 의료비가 1억원 이상 들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무엇보다 환자와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정신적·육체적 고통은 돈으로 계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재발 자체를 막는 게 환자 입장에서도, 국가 의료재정 측면에서도 더 합리적일 수 있다”며 “그래서 이 치료의 핵심은 단순히 약 하나를 더 쓰는 개념이 아니라, 재발로 이어지는 악순환 자체를 끊겠다는 데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교수는 마지막까지 재발 공포를 강조했다.

그는 “NK/T세포 림프종은 환자 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지만 환자 입장에서는 생존이 걸린 절박한 질환”이라며 “비급여 치료라는 현실적 한계를 고려해 회사도 치료비를 최대한 낮추려 노력했고 여기에 더해 재발 시 전액 환불이라는 파격 조건까지 내건 건 그만큼 치료 효과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어 “예전에는 완전관해 이후에도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라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지만 이제는 재발 위험을 적극적으로 낮추기 위해 개입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며 “재발 공포 속에 있는 환자들이 치료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상담을 받으러 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임상종양학회(ASCO)는 VT-EBV-N의 임상 성과를 높게 평가해 이번 연구를 구연(Oral) 세션 발표로 선정했다. 전 교수가 오는 6월 직접 미국 시카고로 건너가 임상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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