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과 기술주 차익 실현 압력이 맞물리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전격 연기하면서 다우지수는 반등에 성공했으나,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앞둔 경계감에 나스닥을 비롯한 기술주는 일제히 하락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95포인트(p·0.32%) 오른 4만9686.12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5.45p(0.07%) 내린 7403.0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34.41p(0.51%) 떨어진 2만6090.73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 “공격 연기” 발언에 가슴 쓸어내린 시장…“유가는 배럴당 110달러 돌파”
이날 시장은 중동발 군사적 신호에 요동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정학적 위험을 일부 완화하면서 증시는 오후 들어 낙폭을 빠르게 만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일(19일)로 예정된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하지 말라고 (군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수용 가능한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경우 즉시 전면적이며 대규모의 이란에 대한 공격을 할 준비를 갖추라고 추가로 지시했다”며 불씨를 남겼다.
외신들은 미·이란 간의 협상이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란이 제시한 새로운 제안은 미국 기준에서 형식적인 진전에 불과하다”며 “양국이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거리가 있다”고 평했다.
전쟁 장기화 우려에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이어갔다. 7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2.60% 오른 배럴당 112.10달러를 기록하며 110달러선을 넘어섰고,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3.07% 상승한 배럴당 108.66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최근 한 달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엔비디아 실적 앞두고 반도체주 ‘줄하락’…대만 리스크도 악재
지정학적 리스크는 기술주와 반도체주에 더 큰 타격을 줬다. 특히 오는 20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시게이트(-6%)와 마이크론(-7%), 샌디스크(-5.3%)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일제히 급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5% 떨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방중 과정에서 불거진 대만 방위 리스크도 영향을 미쳤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의 아시아 외교 노선이 대만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며 “이로 인해 아시아 반도체 벨트와 연결된 미국 기술 기업들의 매도 압력이 가중됐다”고 진단했다.
◇국채 금리 급등 후 보합…이번 주 ‘미국 소비 체력’ 시험대
지정학적 불안과 고유가는 채권 시장도 흔들었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장외 거래에서 4.659%까지 치솟으며 2025년 2월 이후 최고치를 다시 썼다. 다만 정규장 들어 ‘지나치게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하며 상승폭을 반납, 전날과 비슷한 4.591%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국채 금리가 안정을 찾으면서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0.33% 내린 99.03을 기록했다. 안전자산인 금 현물 가격은 0.31% 상승한 온스당 4552.19달러에 거래됐다.
특히 이번 주가 미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검증하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주에는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월마트, 타깃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실적 발표가 줄을 잇는다”며 “지속되는 고유가 환경 속에서 미국 소비자들이 지갑을 계속 열지 확인할 수 있는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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