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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한국수력원자력 신한울 3·4호기 건설현장을 찾았다. 신한울 3·4호기는 한국 원전 정책의 부침을 상징하는 사업이다. 2017년 ‘탈원전’ 정책으로 사업이 기약 없이 멈춰섰다가 5년 후 재개가 결정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24년 10월 정식 착공에 들어갔다.
그 뒤로 1년 반, 3호기는 지난해 첫 콘크리트 타설을 마치고 원자로 격벽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10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 기반 위에 우리가 아는 원전의 형태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4호기 역시 최초 콘크리트 타설을 앞두고 기초 지반 공사가 한창이었다. 황희진 신한울 3·4호기 건설부장은 “단단한 암반 위 10m 두께의 철근콘크리트 기반이 있어 규모7 이상의 지진에도 문제없이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장 구조물로만 보면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기자재 설계·구매 등을 포함한 종합 공정률은 이미 지난 4월 말 기준 29.8%에 이르렀다. 착공 1년 반 만에 전체 공정의 30%에 육박하며 2032~2033년 상업운전 개시 일정에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곳엔 앞으로 27층 아파트에 맞먹는 76.6m 높이의 원자로가 들어서게 된다. 원전 하나당 무려 10만 3000톤(t)의 철근이 사용된다. 63빌딩을 만드는 데 들어간 철근의 13배다. 또 이 같은 원전 건물 안에는 국산화된 원자로 냉각재 펌프(RCP)와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증기발생기 등 핵심 주기기가 들어서게 된다.
국내 최대 원전단지인 한울원자력본부는 원전의 현재와 미래가 겹쳐진 곳이다. 원전은 탈원전 정책에 따라 큰 불확실성을 겪었으나 그 이후 인공지능(AI) 확산과 산업 전기화에 따른 전력수요 급증으로 그 중요성이 다시 부각됐고 이곳은 그때마다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한울본부에선 이미 한울 1~6호기와 신한울 1·2호기 등 원전 8기가 가동하며 국내 전체 발전량의 11.5%를 생산하는 중이다. 여기에 더해 6~7년 후 신한울 3·4호기가 차례로 가동하면 국내 전체 발전량의 3.4%에 이르는 2만 358기가와트시(GWh)의 전력 공급능력이 추가되게 된다. 서울시 연간 전력 사용량의 40%에 이르는 규모다.
이곳은 앞으로 단순히 전력을 공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에 맞춰 전력계통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한수원은 내년까지 이곳 원전을 연간 100일 이내에서 출력을 70%까지 낮출 수 있도록 하는 탄력운전을 본격적으로 도입한다. 원전이 기존 기저전원 역할에 그치지 않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하게 되는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규 원전건설 계획의 차질 없는 이행으로 첨단산업에 필수적인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종합 에너지 사업자로서의 역할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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