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6천억원 규모…'전임 정부 정치적 기소' 주장하며 측근·지지자 보상안 마련
의회난입 지지자들도 대상될 듯…민주 "세금으로 대통령 측근 부당 이득" 비난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납세 기록 유출을 문제 삼아 국세청(IRS)을 상대로 냈던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면서 측근을 위한 보상금 명목으로 대규모 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됐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지지자에게 세금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민주당은 세금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부당 이득을 얻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AP통신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납세 기록 유출에 책임을 지라며 IRS를 상대로 낸 100억 달러 규모(15조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소송 취하의 조건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17억7천600만 달러 규모(2조6천억 원)의 기금을 세금으로 마련해 표적 수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됐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및 지지자가 대상이다. 의회 난입 사태로 기소된 약 1천600명도 포함될 수 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은 보상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게 당국자들 설명이다.
WP는 보상금 지급이 분기별로 법무장관에게 보고될 예정이지만 지급 내역이 공개되는지에 대해서는 법무부의 설명이 없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가 법무부의 수사권을 무기 삼아 자신과 측근들을 공격해왔다고 주장해왔다. 이날 기금은 이런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마련된 것이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성명에서 "정부 기관은 어느 미국인에 대해서도 무기로 쓰여선 안된다"며 "이전에 저질러진 잘못을 바로잡고 향후 재발이 없도록 하는 것이 (이번 조치의) 의도"라고 밝혔다.
민주당 하원의원 약 100명은 의견서를 통해 대통령 측근들이 근거 없이 정치적으로 박해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납세자의 세금으로 부당 이득을 취하게 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정작 트럼프 대통령 역시 정적 수사를 촉구하며 법무부의 정치적 중립을 해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팸 본디 법무장관을 최근 경질한 것을 두고서도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틴 관련 기록 공개 문제와 정적 수사에 있어 충분히 적극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자신과 가족의 납세 내역이 언론에 유출된 사건과 관련해 IRS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납세 기록을 빼내 언론사에 전달한 남성은 2024년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소송 제기를 두고 행정부 수반인 트럼프 대통령이 IRS를 상대로 소송을 내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정부 측 소송을 대리하는 법무부가 트럼프 대통령 휘하에 있기 때문에 적절한 소송 대응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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