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마발(牛溲馬勃)이라는 말을 알게 된 뒤부터 더러 그 말을 쓴다. 딱 그 말을 써야만 할 것 같은 때가 있어서인데, 널리 쓰이는 말이 아니어서 소통하는 데 쓸모가 있을지 자신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입 밖으로 그 말이 툭툭 튀어나오니 말버릇이란 참 무섭다. 우수마발은 소 오줌과 말똥을 하나로 묶은 단어다. 둘 다 가치 없다고 보아 쓸모없는 말이나 글, 또는 무가치한 그 무엇을 뜻한다. 어떤 일을 보고 "그거, 우수마발이구먼" 했는데 상대가 못 알아듣는다면 그거야말로 우수마발일 수 있다. 말버릇을 살필 시간이다.
우수마발에 등장한 소와 말, 이 둘은 각자 어떤 이름씨에 붙는 앞가지로 쓰여 반대 뜻을 나타낼 때가 있다. 덩치가 비슷한데도 그런 것이 선뜻 이해가 안 간다. '쇠-' 모양으로 붙는 소는 '작음'을 보인다. 쇠고래, 쇠기러기, 쇠백로, 쇠부엉이, 쇠오리는 작은 것들을 말하며 쇠푼은 얼마 안 되는 돈을 의미한다. 작을 소(小)가 떠오른다. '말-'은 '큼'이다. 말벌, 말개미, 말거머리, 말매미, 말잠자리, 말조개가 보기다. 이때 말- 대신 왕-을 써도 되는 말이 있다. 말벌이나 왕벌이나 말개미나 왕개미나 그게 그거다. '말만한'은 다음에 오는 말이 꽤 성장했음을 보여줄 때 쓴다. 말만한 아이니 말만한 자식이니 말만한 처녀니 하면 꽤 성장한 그 사람들임을 뜻한다. (서울=연합뉴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 이 글은 다음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조항범, 『우리말 어원 사전』, ㈜태학사, 2022
2. 장승욱, 『사랑한다 우리말』, 도서출판 하늘연못, 2007
3. 표준국어대사전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