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정치 중립 중시 전통…국방 수장이 이례적으로 노골적 위반
국방부 "개인 자격 참석…사전 검토상 문제없다" 해명에도 논란 가열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경선을 앞둔 공화당 하원의원 지지 행사에 참석해 논란이다.
정치 중립이 핵심 가치인 미군을 통솔하는 국방장관이 정치 행사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이다. 미 국방부는 헤그세스 장관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헤그세스 장관은 18일(현지시간) 켄터키주를 찾아 공화당 하원의원 경선에 도전한 에드 갤레인 후보 지지 행사에 참석했다.
갤레인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를 등에 업고 현직 토머스 매시 의원에 도전장을 냈다. 매시 의원은 '반(反)트럼프' 행보로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인물이다.
이날 행사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갤레인 후보의 군 경력을 내세우며 지지를 호소했다. 매시 의원의 반트럼프 행보를 저격하며 갤레인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줄 최적의 인사라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의 행사 참여는 개인 자격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게 국방부의 해명이다. 이날 퍼플하트 훈장을 수여하는 공식 행사를 위해 켄터키주에 간 김에 개인 자격으로 갤레인 후보 지지 행사에 참석한 것뿐이라는 것이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연방정부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해치법을 비롯해 관련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한 내부 검토 결과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면서 "납세자의 세금이 들어간 것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의 행보를 두고 거센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미군이 정치 중립을 핵심 가치로 수호해온 와중에 현직 국방장관이 직접 정치 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휴전 중이라고는 해도 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국방장관의 이 같은 행보가 더욱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마침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의 지지연설이 끝난 후 걸프국가의 요청에 따라 19일 예정된 이란 공격을 보류한다고 밝혔다. 19일 공격이 예정돼 있었는데도 국방장관이 공화당 하원의원 경선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 문제의 소지가 더 커진다.
방첩 전문가인 퇴역 육군 장교 로런스 셀린은 엑스에 "헤그세스 장관이 국방장관이라는 공적 지위를 이용해 의회 경선에 개입한다면 해치법 위반이며 즉각 직위에서 해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평소에도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고위 간부를 해임하는 등 당파성 강한 행보로 번번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전날에는 워싱턴DC에서 열린 기독교 행사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미국이 기독교에 뿌리를 두고 건국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행사는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한 행사지만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결집을 위한 행사이기도 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국방장관의 행사 관여는 정교분리 논쟁의 대상이 됐다.
매시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번번이 반대표를 던져 공화당에선 반트럼프 인사로 분류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0월 갤레인 후보 지지를 공식화하며 매시 의원 축출에 나섰으며 19일 경선을 앞두고 연일 매시 의원을 저격하는 글을 SNS에 올리고 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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