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게 의미 찾고 감동 찾을 필요 없는 '와일드 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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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게 의미 찾고 감동 찾을 필요 없는 '와일드 씽'

엘르 2026-05-19 00:54:26 신고

영화 〈와일드 씽〉은 〈친구〉가 880만 관객을 동원하고 〈엽기적인 그녀〉가 흥행 배턴을 이어받던 2000년대 초에서 출발합니다. 브릿지(?)를 넣은 칼머리에, 발목까지 늘어뜨린 벨트와 힙합바지를 입은 채 윈드밀로 모래바람을 일으키는 춤꾼 현우(강동원)가 주인공이죠. 그는 어딘가 수상한 기획사 대표 용구(신하균)에게 발탁돼 도미(박지현), 상구(엄태구)와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로 데뷔합니다.


영화 〈와일드 씽〉

영화 〈와일드 씽〉


뜻밖에도 트라이앵글은 가요계에 발을 들이자마자 대박을 터뜨립니다. 갑작스런 성공에 어깨가 한껏 올라갔지만 막상 1년 동안 제대로 정산을 받지 못한 상황인데요. 끝날 것 같지 않던 트라이앵글의 전성기는 2집 발표와 동시에 끝나 버려요. 표절 시비에 휘말린 데다가 멤버들의 사이도 그다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용구까지 해외로 잠적하며 받을 돈도 못 받게 됐습니다. 벌써 당시 가요계의 몇몇 그룹들의 모습이 오버랩됩니다.


그리고 시점은 20년이 흐른 현재로 돌아옵니다. 현우는 요즘 젊은 세대는 아무도 모르는 '한물 간' 연예인이 됐어요. 그러던 중 유명 PD가 트라이앵글 완전체를 지역 행사에 섭외하려 합니다. 현우는 이번 이벤트만 잘 치르면 방영 예정인 음악 예능에 출연할 기회가 생긴다는 말에,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도미와 상구에게 연락을 해요. 찬란했던 그 시절을 잊지 못하던 멤버들은 단 한 번의 무대를 위해 뭉칩니다.


영화 〈와일드 씽〉

영화 〈와일드 씽〉


〈와일드 씽〉은 트라이앵글 3인이 행사장에 당도하기까지의 우여곡절에 모든 갈등 구도를 집중시킵니다. 전체적으로는 복잡할 것 하나 없이 술술 흘러가는 소동극이죠. 영화의 세계관에는 영원한 적도, 친구도 없고 완벽한 선과 악의 대비도 없습니다. 어제 해를 끼쳤던 캐릭터가 오늘은 도움이 되는 식으로 이야기에 속도감을 붙여요. 대신 거의 모든 순간에 재미 요소를 넣었습니다. 여기서 트라이앵글 세 멤버의 비주얼과 티키타카를 능가하는 건 '만년 2위' 발라더 성곤(오정세)의 존재감입니다. 능청스러운 율동의 '여심 사냥꾼'이 20년 만에 '유해조수 사냥꾼'으로 컴백한 모습을 보고 웃음이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수많은 '피식' 속에서 박장대소를 터뜨린 건 대부분 성곤이 등장하는 장면입니다.


바꿔 말하면 영화의 긴장감을 책임지는 사건이 단 하나 뿐이라 후반부는 지루합니다. 인위적인 위기 상황의 연쇄로 쌓아올린 결말은 모두를 지치게 한 것에 비해 다소 허무하기도 하고요. 〈와일드 씽〉 공개 전 가장 큰 관람 포인트였던 트라이앵글 세 멤버의 변신은 분명 재미있지만 예상보다 매력적이진 않았습니다. 다만 데뷔 이래 처음으로 아이돌 역할을 맡은 강동원의 춤과 노래 실력은 볼수록 놀랍습니다. 가수에 한이 맺혀 풀러 나온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대가 능숙하거든요. 특히 화제가 된 헤드스핀 장면을 두고 강동원은 18일 〈와일드 씽〉 기자간담회에서 "마흔 살이 넘어서 (헤드스핀을) 한 거라 쉽지 않았다"며 "목이 원래 안 좋은데 헤드스핀을 연습하면서 신기하게도 통증이 없었다. 오히려 목 근육이 단련돼서 통증이 덜하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와일드 씽〉

영화 〈와일드 씽〉


〈와일드 씽〉은 손재곤 감독이 〈달콤, 살벌한 연인〉, 〈이층의 악당〉, 〈해치지 않아〉에 이어 7년 만에 내놓은 신작입니다. 코미디 외길 인생을 걸은 그에게 영화를 만들 때 유일하게 세워 놓은 판단 기준은 오로지 '재미'였습니다. 감독은 같은 날 "어떤 경우에도 주제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 적은 없다"며 "영화를 공개하고 질문을 받게 되며 주제를 생각하게 되고, 그럴듯한 메시지를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는데요. 〈와일드 씽〉에는 그런 감독의 영화 세계관이 그대로 투영됐습니다. 보고 나면 휘발되는 오락 영화냐고 묻는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재미' 그 자체로도 기억에 오래 남는 장면들을 만들어 놓았거든요. 영화관에서 뒷맛 씁쓸할 일 없이 기분 좋게 나올 수 있는 귀한 작품임에는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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