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 시장을 짓누르는 먹구름이 한층 짙어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재차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이미 냉각된 거래 시장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다.
금리정보업체 뱅크레이트 집계를 인용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기준 30년 고정금리 주택대출 평균 이자율이 6.49%를 기록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는 전주 대비 0.04%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연방준비제도(Fed)가 3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내리기 시작했던 지난해 9월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주택대출 금리 인하를 위해 공을 들여왔다. 연준의 완화 기조에 더해 대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매입 계획까지 발표하면서 연초까지는 금리 하락세가 유지됐다.
하지만 미·이란 무력 충돌 이후 상황이 급변했다. 유가가 가파르게 치솟으며 물가 불안 심리가 되살아났고, 이것이 대출 금리 반등의 도화선이 됐다.
글로벌 채권 시장의 혼란도 금리 상승 압력을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주 주요 선진국에서 장기국채 매도세가 확산했는데, 채권 가격 하락은 곧 금리 상승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물가와 재정 건전성 우려에 키어 스타머 총리의 거취 문제까지 겹치며 국채가 쏟아졌다. 일본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인플레이션으로 10년물 국채 금리가 29년 만의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지난 15일 5.1%를 돌파하며 2007년 7월 이후 1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JP모건자산운용의 킴 크로포드 글로벌 금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이란 전쟁이 채권 수익률의 하한선 자체를 구조적으로 높였다"며 "인플레이션이 고점을 찍었다고 단정하기엔 이른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부동산 거래 시장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 통계를 보면, 4월 기존주택 판매 건수는 402만건(계절조정 연율 환산 기준)에 머물렀다. 통상 수요가 몰리는 봄 성수기임에도 불구하고 9개월 만에 바닥을 찍었던 3월과 비교해 고작 0.2%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대출 비용 상승이 지속될 경우 거래 절벽 현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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