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반도체 중심의 임금 체계와 성과급 구조 속에서 완제품 부문 노동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가운데, 노사 갈등이 그룹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1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는 중앙노동위원회 주재로 삼성전자 노사의 2차 사후조정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오는 21일 예정된 파업을 앞두고 막판 조율을 위해 마련됐다.
회의 시작 전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과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수원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청사 입구에서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DX의 헌신 없이 DS는 없다”, “하나의 삼성, DX 차별 금지” 등의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DX 부문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및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DX 차별금지 등을 주장하며 'DX 부문 노동자 6대 핵심 요구사항을' 담은 의견서를 제출하고 있다. 2026.5.18/뉴스1
DX 부문은 TV·가전·모바일·생활가전 등을 담당하는 완제품 사업 조직이다. 반면 DS(Device Solutions) 부문은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반도체 실적에 따라 DS 부문 성과급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가 이어져 왔으며, 이에 비해 DX 부문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보상을 받는다는 불만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노조 측은 이날 회의 참석을 위해 청사에 들어가던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최승호 위원장에게 직접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공문을 계속 무시해 직접 찾아왔다”며 “DX 부문 안건을 협상에 명확히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이미 함께 교섭을 진행해온 사안인 만큼 지금 와서 방향을 바꾸기는 어렵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DX 노조 측은 “삼성전자는 단순한 반도체 기업이 아니라 종합 전자회사”라며 완제품 부문 노동자들의 기여 역시 정당하게 평가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날 ‘DX 노동자 6대 핵심 요구사항’이 담긴 문서를 전달했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가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성과급 제도다. 노조는 성과급 산정 기준이 지나치게 불투명하고 경영진 재량이 과도하게 반영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성과급 상한선 폐지와 지급 기준 공개, 제도화 등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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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성과급 체계는 크게 TAI(Target Achievement Incentive)와 OPI(초과이익성과급)로 나뉜다. TAI는 반기별 사업 목표 달성 수준에 따라 지급되며, OPI는 연간 영업이익 목표 초과분을 기반으로 산정된다.
문제는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극심하다는 점이다. 반도체 호황기에는 DS 부문 직원들이 연봉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성과급을 받기도 했지만, 완제품 부문은 상대적으로 지급 규모가 낮은 경우가 많았다. 반대로 최근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증가로 DS 부문 실적 개선 기대가 커지면서 DX 부문 내부 불만도 다시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는 단순한 임금 인상뿐 아니라 성과급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회사 전체 브랜드 가치와 글로벌 경쟁력은 스마트폰·TV·가전 같은 완제품 사업이 함께 만들어낸 결과인데, 반도체 중심 보상 체계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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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DX가 없으면 삼성 브랜드 자체가 유지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스마트폰 브랜드 갤럭시와 TV·가전 사업은 글로벌 소비자 접점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삼성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상당하다.
반면 회사 측은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실적 변동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환율 변동, 미·중 기술 갈등 등 대외 변수들이 여전히 크다는 판단이다.
이번 갈등은 단순 임금 문제를 넘어 삼성전자 내부 사업 구조와 조직 문화의 균열을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는 ‘무노조 경영’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최근 수년 사이 노조 조직률이 크게 높아졌고 사업부별 이해관계 역시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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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과 보상 기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해지면서, 과거처럼 일방적인 성과급 결정 방식은 더 이상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노사는 주말 동안에도 비공식 실무 협의를 이어가며 조정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성과급 제도 개편과 상한 폐지 여부 등을 놓고 견해차가 여전히 큰 상태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이번 사후조정이 결렬될 경우 삼성전자 노조는 예정대로 파업 절차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완제품 생산과 물류, 서비스 부문 등에 적지 않은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단순히 한 기업 내부 문제를 넘어 한국 대기업의 성과 보상 체계와 노동 구조 전반을 둘러싼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반도체 호황 속에서 사업부 간 ‘성과 격차’ 문제가 앞으로 국내 산업계의 새로운 노동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노동조합이 임금 협상 과정에서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별도로 반영해달라고 공개 요구하면서, 삼성전자 내부 노조 구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파업으로 사회적 주목을 받았던 반도체 부문 노조와는 조직 구성과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도 다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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