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러 마트 신선 코너에 서면 투명한 팩에 담긴 새우들이 눈길을 끈다. 구이부터 튀김까지 어떤 요리에도 잘 어울리는 새우지만, 막상 장바구니에 담으려 하면 고민이 깊어진다. 겉보기엔 다 비슷해 보여도 어떤 것은 입안에서 톡 터지는 탄력이 살아있는 반면, 어떤 것은 물을 머금은 듯 힘없이 뭉개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식감의 차이가 눈에 보이는 살집의 크기나 가격표에 있지 않다는 점이다. 단순히 운에 맡기며 집어 들기엔 새우 살이 단단함을 잃고 물러지는 데에는 분명한 원인이 존재한다. 마트에서 실패 없이 쫄깃한 새우를 골라내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결정적 부위'는 따로 있다. 눈과 코만으로도 전문가처럼 우수한 품질을 찾아내는 구체적인 선별 기준과 갓 잡은 상태를 유지하는 법을 소개한다.
식감의 차이, '머리'에서 시작된다
새우의 탄력을 결정짓는 가장 큰 요인은 의외로 머리 부분에 있다. 새우의 소화기관은 대부분 머리에 몰려 있는데, 새우가 죽은 뒤에는 이곳에서 소화효소라는 일종의 분해 물질이 나온다. 이 물질은 죽은 직후부터 몸통 살로 천천히 스며들기 시작한다. 문제는 이 효소가 단백질 조직을 빠르게 분해하여 새우 살을 물렁하게 만든다는 점이다.
머리가 붙은 채로 유통되는 새우는 잡힌 지 하루만 지나도 이 물질 때문에 살이 흐물거릴 가능성이 크다. 반면 갓 잡은 즉시 머리를 떼어낸 새우는 효소가 살로 퍼지는 것을 미리 막아 탱탱한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
평소 퍽퍽하거나 물러진 식감에 실망했다면, 머리가 제거된 제품을 고르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만약 머리까지 함께 요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잡은 지 얼마 안 된 산지 직송 제품을 고르는 쪽이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다.
껍질과 냉동 여부 확인하기
식감을 중시한다면 머리는 뗀 것이 좋지만, 껍질은 붙어 있는 쪽이 요리의 깊은 맛을 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새우 껍질에는 감칠맛 성분이 가득 들어있어 조리할 때 이 성분이 살 속으로 깊게 스며들기 때문이다. 껍질을 미리 까놓은 제품은 조리하기엔 편하지만, 껍질째 요리한 새우와 비교하면 풍미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또한 구매 시에는 냉장보다 오히려 냉동 새우를 선택하는 것이 신선도 면에서 더 믿을 만하다. 일반적으로 대규모 양식장이나 먼바다를 나가는 배에서는 잡자마자 영하의 아주 낮은 온도로 급속 냉동해 유통한다. 시중에 파는 냉장 새우는 이런 냉동 제품을 녹여 파는 경우가 많으며, 해동 후 시간이 흐를수록 탄력이 급격히 떨어진다. 포장지에 '해동' 표시가 있는 냉장 제품보다는 꽁꽁 얼어 있는 냉동 상태를 사는 것이 식감을 지키는 비결이다.
냄새와 색깔로 살피는 신선도 지표
눈과 코를 잘 쓰면 상한 새우를 쉽게 걸러낼 수 있다. 신선한 새우는 몸통이 투명하고 은은한 분홍빛을 띠며 껍질에서 반짝이는 윤기가 난다. 반면 머리나 꼬리 부분이 검게 변했거나 껍질에 검은 반점이 생겼다면 산화, 즉 공기와 닿아 상하기 시작했다는 신호이므로 피해야 한다. 살이 하얗게 탁해졌거나 붉은 기가 도는 것도 상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냄새 또한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신선한 새우는 비린내가 거의 나지 않지만, 선도가 떨어진 새우에서는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나 퀴퀴한 썩은 내가 올라온다. 이 외에도 수염이 힘없이 툭툭 떨어져 나가거나 꼬리 색이 탁한 것 역시 신선도가 낮다는 증거이므로 꼼꼼히 살펴야 한다. 껍질을 만졌을 때 미끌거리는 진액이 묻어난다면 이미 부패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보고 내려놓는 것이 안전하다.
보관과 손질로 맛 극대화하기
새우를 산 뒤에는 올바른 보관법을 지켜야 맛이 변하지 않는다. 구입 즉시 흐르는 물에 가볍게 씻어 겉에 묻은 이물질을 없앤다. 그 뒤 키친타월로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고 지퍼백에 한 번 먹을 만큼씩 나눠 담아 냉동 보관하는 것이 정석이다. 냉장실에서는 2~3일 이상 두면 신선도가 급격히 낮아지므로 가급적 빨리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리 전에는 새우 등 쪽의 두 번째 마디 정도를 이쑤시개로 찔러 검은 실 같은 내장을 제거해야 한다. 이 내장을 그대로 두면 쓴맛이 나고 모래가 씹히는 듯한 이물감이 느껴질 수 있다. 만약 비린내가 걱정된다면 찬 소금물에 가볍게 흔들어 씻은 뒤 조리에 써보자. 한층 깔끔하고 깊은 맛을 낼 수 있다. 요리 마지막 단계에서 맛술이나 레몬즙을 살짝 더하면 새우 본연의 고소함을 더욱 크게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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