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삼성전자 ‘유산 상속’ 싸움의 시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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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론] 삼성전자 ‘유산 상속’ 싸움의 시각

경기일보 2026-05-18 19:18: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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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일 한국뉴욕주립대 교수

 

요즘 국내 증권시장이 뜨겁다. 이러한 주가 상승에는 총 시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 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에 각각 57조2천억원, 37조6천억원의 역사적 이익 규모를 달성한 것이 크게 기여했다.

 

주식투자자들이 잘 아는 투자 지표로 주가수익률(PER·Price Earning Ratio)이 있다. 5월 중 삼성전자의 PER을 계산하면 6~7배로 나오는데 같은 반도체 기업인 미국 마이크론의 16배와 비교하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마이크론에 비해 크게 저평가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마이크론보다 매출 및 이익 규모에 있어 모두 두 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삼성전자 주가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불이익, 즉 ‘디스카운트’가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이 ‘디스카운트’는 매출이나 이익 같은 회계 숫자가 아닌 정치적 안정성, 경제적 역동성, 합리적 의사결정 과정, 시장의 투명성, 건강한 노사관계 등에 의해 결정되며 이상의 요인이 긍정적일 때 ‘프리미엄’이 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이익 규모가 예상을 크게 뛰어넘자 그 분배를 두고 말이 많다. 노동자가 기업의 이익에 대해 우선적인 권리를 가져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 성경에도 ‘곡식 떠는 소의 입에 망을 씌우지 말라(신명기 25장 4절)’라고 나와 있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에게 정당한 보상은 당연하다. 주주들은 나름대로 회사의 소유권을 가진 정당한 주인이기 때문에 이익을 독점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법적으로 보면 매우 타당한 논리다. 오죽하면 정부가 국민배당제를 들고나왔을까. 처음으로 맞은 거액의 복권을 두고 싸운다고 하면 삼성전자와 관련된 분들에게 결례일까.

 

그런데 이러한 노사 양측 간의 갈등이 정부의 중재 노력마저 무색하게 할 정도로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이다.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파업이 진행된다면 100조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 노동자와 주주들에게 57조3천억원의 이익이 아니라 100조원의 손실이 발생해도 노동자들이 손실을 더 많이 책임지겠다고 시위하고 주주들은 자신의 소유 지분보다 더 손실을 담당하겠다고 주장할지 궁금하다. 어차피 법적으로 사전에 정해진 권리가 아니라면 이익이든 손해든 같은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맞지 않을까. 일반 국민의 시각이 그렇다는 얘기다.

 

관혼상제 중에서 결혼식보다 장례식을 치른 후 자식 간에 금전적 분쟁이 더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한다. 장례식 후에는 상속이란 예민한 문제가 통과의례처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남겨진 유산의 크기가 클수록, 돈의 가치를 잘 아는 부자일수록 그 분쟁의 정도가 심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지금 삼성전자 노동자와 주주는 최고 글로벌 기업 중의 하나인 삼성전자의 금고에 쌓여 있는 돈을 나누려는 과정에서 국민경제를 볼모로 삼고 있지 않은지 잘 생각해 보기 바란다.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갈등은 이해가 되지만 부자들의 유산싸움은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렵고 자칫 비난받기 십상이다.

 

일반 국민은 노조가 더 가져가든 주주들이 더 가져가든 큰 관심도 없고 영향도 받지 않는다. 불행하게도 파업으로 이어진다면 그 피해는 국민 모두의 손해로 이어진다. 경제학에 ‘부정적 외부효과’라는 개념이 있다. 한 경제주체(삼성전자)의 경제행위(파업 등)가 제3자(일반 국민)에게 의도치 않은 손해를 입히는 경우를 말한다. 이는 시장 실패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정부 개입의 확실한 근거가 된다. 정부는 최악의 결과가 발생하기 전에 적절히 조처해야 한다. 국민에게는 6월3일 지방선거보다 더 급하고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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