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현 삼성전자 고문은 18일 “자본, 기술, 인재, 경쟁 분야에서 한국의 경쟁력은 미국과 비교해 조금 떨어진다”며 “첨단 산업에서 미국이 메이저리그라면, 한국은 마이너리그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경 고문은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을 역임한 반도체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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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고문은 이날 서울 서초구 양재동 엘타워에서 한국공학한림원(NAEK)이 주최한 ‘제285회 NAEK포럼’에서 ‘미중 기술패권 시대, 한국 첨단산업의 도전과 생존 전략’을 주제로 기조발표를 했다. 이 자리에서 그는 첨단 산업에서 한국만의 강점에 집중해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딥테크 제조 강국으로서 입지를 굳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첨단 산업에서 미국을 추월하기 위해 과감한 연구개발(R&D)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경 고문은 “2024년 중국 R&D 투자 규모가 같은 해 한국의 예산과 유사한 수준일 것”이라며 “중국은 투자뿐 아니라 기술국가주의를 통해 여러 R&D 기술을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힘입어 로봇과 배터리 등 분야에서 한국보다 앞서 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부문에서도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공급 부족으로 중국이 기회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경 고문은 “낸드플래시에서는 중국이 이미 글로벌 시장의 20% 이상 점유율을 가지고 있고, D램도 이번 메모리 쇼티지로 10%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국내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에 힘입어) 앞으로 3년간 12~13% 정도의 점유율을 가져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메모리 수요가 증가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생산능력(CAPA·캐파)을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기업들도 공격적으로 캐파를 확장하면서 공급자 우위 시장 판도가 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 고문은 “2028년이 되면 빅테크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며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AI를 중심으로 미국과 중국 등 국가들이 글로벌 기술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해 중국과 미국이 필요로 하는 핵심 기술에 집중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경 고문은 “당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2나노 등 첨단 공정은 미국 중심으로 갈 것”이라며 “국내 기업도 미국에 진출하는 한편, 국내에서 기술을 개발해 미국이 우리를 떠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중국도 여전히 우리의 가장 큰 고객 중 하나”라며 “미국과 중국 중심 공급망을 각각 다르게 구분해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경 고문은 이어 “패키징·섭스트레이트 등 기술도 딥테크 분야로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영역”이라며 “미국이나 중국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를 선정하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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