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M&A)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의 올해 1분기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비철금속 제련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수익성과 생산능력, 미래 투자 전략 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이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양사 경영 능력 차이가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6조720억원, 영업이익은 7천461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영풍은 같은 기간 연결 기준 매출 8천511억원, 영업이익 433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 규모만 보면 고려아연이 영풍보다 17배 이상 많은 셈이다.
수익성 격차도 컸다. 고려아연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2.3%를 기록했지만 영풍은 5.1% 수준에 그쳤다.
별도 기준에서는 차이가 더 두드러졌다. 고려아연의 1분기 매출은 4조2천945억원으로 영풍(3천816억원)의 11배를 넘어섰다. 영업이익 역시 고려아연이 6천933억원을 기록하며 영풍(274억원) 대비 약 25배 수준의 격차를 보였다. 영업이익률 또한 고려아연 16.1%, 영풍 7.2%로 큰 차이를 나타냈다.
제련소 가동 상황 역시 엇갈렸다. 고려아연 온산제련소는 1분기 기준 100% 가동률을 유지했다. 보고서에도 “가동 중단 없이 24시간 연속 조업 중”이라고 기재됐다.
반면 영풍 석포제련소의 가동률은 57.23%에 그쳤다. 올해 1분기 기준 총 가동 가능 시간 2천160시간 가운데 실제 가동 시간은 1천236시간으로 파악됐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난해 조업정지 여파 이후에도 낮은 가동률이 이어지는 점을 두고 생산 정상화가 예상보다 더딘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재계에서는 양사 실적 차이의 배경으로 사업 구조와 투자 전략 차이를 꼽고 있다. 고려아연은 금·은 등 귀금속과 안티모니·인듐 등 전략광물 생산 비중을 확대하며 수익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제품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고려아연은 자원순환과 신재생에너지, 이차전지 소재를 축으로 한 ‘트로이카 드라이브’ 전략을 추진 중이다.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지역에서 추진 중인 통합 제련소 사업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도 핵심 광물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반면 영풍은 여전히 아연 제련 사업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1분기 보고서 기준 영풍의 별도 매출 가운데 아연괴 제품·상품 매출 비중은 약 69% 수준인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안전 문제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영풍 석포제련소는 그동안 폐수 유출과 무허가 배관 설치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 문제로 수차례 행정처분을 받아왔다. 토양 정화 명령과 통합환경허가 조건 위반 논란도 이어지며 지역사회와 시민단체 비판이 지속돼 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고려아연은 전략광물과 신사업 투자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한 반면, 영풍은 기존 제련 사업 의존도가 높아 사업 구조 측면에서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영권 분쟁이 길어질수록 시장에서는 결국 실적과 미래 경쟁력을 중심으로 기업가치를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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