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메리츠금융그룹에 브릿지론과 DIP(긴급운영자금) 대출을 재차 요청한 가운데, 메리츠 측이 요구한 MBK파트너스 연대보증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유동화전단채 피해자들은 "대주주 책임 없는 신규대출은 결국 피해자 손실만 더 키우는 구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홈플러스 "운영자금 절실"…메리츠에 브릿지론·DIP 재요청
논란은 홈플러스가 지난 17일과 18일 연이어 메리츠금융에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요청하면서 본격화됐다.
홈플러스는 17일 입장문에서 "현재 운영 중인 67개 점포마저 영업 중단될 경우 회생절차 지속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며 메리츠 측에 브릿지론과 DIP 대출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 10일 전체 104개 점포 가운데 37개 점포 영업을 잠정 중단했다.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67개다. 회사 측은 4월 급여 지급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오는 21일 예정된 5월 급여 지급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18일 홈플러스는 메리츠가 검토 중인 약 1000억원 규모 초단기 브릿지론 조건도 공개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리츠는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 ▲연 6% 금리 ▲MBK파트너스 및 경영진 개인 연대보증 등을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 메리츠 "MBK 보증 필요"…MBK 측은 연대보증 요구 수용 안해
이번 사태 핵심은 MBK 책임론이다. 메리츠 측은 회생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신규 자금을 집행하려면 대주주의 책임 있는 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 자체가 MBK 통제 범위 안에 있는 만큼, 배임 논란과 주주 반발 등을 피하려면 MBK 연대보증 같은 이행보증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실제 메리츠 관계자는 브릿지론 검토 과정에서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 측에 이행보증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홈플러스 측은 연대보증 대신 신탁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 질권 설정 등을 대안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리츠가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서 브릿지론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전단채 피해자들은 바로 이 지점을 가장 큰 문제로 보고 있다. 홈플러스를 실질적으로 지배해온 MBK가 연대보증 등 직접적인 책임은 지지 않으면서, 회생 과정의 부담과 손실은 채권자·노동자·협력업체·피해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들 피해자는 홈플러스 납품대금 채권 등을 기초자산으로 발행된 자산유동화 전단채(ABSTB)에 투자한 개인·법인 투자자들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이후 투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전단채 피해자 "MBK 책임 없는 신규대출은 또 다른 손실 전가"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특히 브릿지론과 DIP 모두 기존 회생채권보다 앞서는 새로운 선순위 자금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18일 성명을 내고 "이름은 브릿지론과 DIP로 다르지만 결국 기존 피해자보다 먼저 회수되는 새로운 빚이 생기는 구조"라며 "피해자 보호 장치 없이 신규 자금만 투입되면 결국 후순위 피해자 손실만 더 커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비대위는 "MBK도 보증하지 않는 회생을 왜 피해자들이 믿어야 하느냐"며 "대주주가 먼저 보증하고 후순위 자금을 투입하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상당 부분이 메리츠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는 구조인 만큼, 추가 DIP까지 실행될 경우 후순위 피해자들의 회수 가능성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피해자 측은 "브릿지론이냐 DIP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MBK가 실제 책임을 지느냐의 문제"라며 "대주주 책임 없는 신규대출은 결국 피해자 희생 위에 세워지는 구조"라고 비판하고 있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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