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이수길 기자
삼성전자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연동형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싸고 소액주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국내 최대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회원 대상 긴급 투표 결과 참여자의 대다수가 해당 제도 도입에 반대했다며, 삼성전자 이사회가 노사 협상만으로 결론을 내려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18일 액트에 따르면 전날 회원 주주들을 상대로 진행한 긴급 투표에서 응답자의 95%가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의 제도화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파업이라는 진통을 감수하더라도 제도화는 막아야 한다'는 항목에는 662명이 찬성했고, 장기적인 기업가치와 주가 측면에서도 노사 합의를 통한 조기 봉합보다 제도 도입 저지가 낫다는 응답도 90%를 웃돌았다.
액트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사안을 단순한 임금 협상 차원이 아닌 지배구조 문제로 규정했다. 노조가 요구하는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은 특정 연도 실적에 따른 일회성 보상과 달리 회사 이익의 분배 구조 자체를 장기적으로 고정시키는 성격이 강하다는 설명이다.
액트는 "최근 삼성전자 경영진과 총수가 노사 갈등으로 공개 사과에 나서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며 "약 45조 원을 성과급으로 구조적으로 제도화해 달라는 요구는 주주들의 재산권을 훼손할 수 있는 중대한 지배구조 문제"라고 밝혔다.
주주 측은 법률적 문제도 제기했다.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할 경우 배당가능이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이는 상법상 주주총회 권한과 연결된 사안이라는 주장이다. 액트는 정관상 이익잉여금 처분 조항과 주주총회 결의 절차를 우회한 채 이사회와 노조 합의만으로 구조를 확정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연간 수십 조 원 규모의 자금이 특정 집단에 지속적으로 귀속되는 구조라면 상법 제374조상 '중요한 재산 처분'에 준하는 사안으로 볼 여지도 있다고 주장했다. 단체교섭 형식을 띠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회사 자본 이동과 이익 처분에 해당하는 만큼 주주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논리다.
액트는 부산고등법원 2016나264 판결도 언급했다. 정관이나 주주총회 결의 없이 이사회가 내부 규정만으로 자산 지출을 결정한 행위의 효력을 제한한 판례를 근거로 이사회 단독 결정에는 법적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액트는 삼성전자 사례가 향후 국내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국내 대표 기업인 삼성전자에서 영업이익 연동 성과급이 제도화될 경우 다른 대기업 노사 협상에도 영향을 미쳐 한국 증시 전반의 저평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이번 사안은 단지 삼성전자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1위 기업의 전례가 국내 주요 산업군 전체로 확산돼 한국 자본시장 전반에 구조적 저평가 요인을 만들 수 있는 중대한 사건"이라며 "삼성전자 이사회는 즉각 임시주주총회를 소집해 소액주주들의 뜻을 직접 묻는 것이 이사회의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가장 합법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사후조정 회의를 이어간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명문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오는 21일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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