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조정권 발동 30일 후 전망은…과거 사례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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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조정권 발동 30일 후 전망은…과거 사례 살펴보니

아주경제 2026-05-18 17:49: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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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총파업 예고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과 노조 지도부가 평택사업장에서 만난 모습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총파업 예고일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5일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단과 노조 지도부가 평택사업장에서 만나 협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갈등이 총파업 문턱까지 치닫자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에 산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법조계와 노동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파업에 돌입하기 전 긴급조정권이 발동되면 전례를 찾기 어려운 '선제적 발동' 사례가 될 것으로 본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긴급조정권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76조에 근거한다. 고용노동부 장관은 쟁의행위가 공익사업에 관한 것이거나 규모가 크거나 성질이 특별해 국민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현존한다고 판단할 때 긴급조정을 결정할 수 있다. 발동 전에는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의견을 들어야 한다. 발동이 공표되면 노조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며 공표일부터 30일 동안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법조계에서는 현행 조문상 파업 개시 전 발동을 명시적으로 금지하는 규정은 없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위험이 현존하는 때'라는 요건이 붙어 있는 만큼 실제 발동에는 고도의 객관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준희 광운대 교수는 "현재 법 문구나 제도상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는 법문은 없어 불가능하지 않다"면서도 "굉장히 엄격하게 현존 여부를 따져야 하며 객관적으로 인정할 만한 근거가 존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사례를 보면 긴급조정권은 대부분 이미 파업이 진행돼 피해가 현실화한 뒤 발동됐다. 1993년 현대자동차 파업 당시 정부는 장기 분규로 매출과 수출 손실이 협력업체까지 합쳐 6727억원에 달한다고 보고 긴급조정권 발동 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현대차 노사는 발동 이후 협상 테이블에 복귀했고 약 21시간 만에 잠정 합의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 파업 시 정부는 파업이 25일째 이어지자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당시 직접 피해액만 4000억원을 웃돌았다. 긴급조정권 발동 후 조종사들은 업무에 복귀했고 중노위 조정 절차가 진행됐다. 

같은 해 대한항공 조종사 파업에서는 정부가 파업 나흘째 긴급조정권을 발동했다. 정부는 사흘간 직간접 피해액이 1894억원에 달한다고 봤고 파업이 더 길어지면 항공 물류와 수출 차질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후 중노위는 기본급 2.5% 인상을 골자로 한 중재재정을 결정하면서 사태를 마무리했다.

삼성전자 파업 사태는 이전 사례와 결이 다르다. 현대차와 항공 파업은 실제 생산·운송 차질과 피해액이 누적된 뒤 정부가 개입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생산 차질을 빚기 전 대통령과 정치권, 법원까지 제동 신호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다. 일각에서 파업 시 100조원대 손실 가능성을 제기할 정도로 사안의 중대성이 심각하다. 

긴급조정권이 발동돼도 30일 안에 사태가 자동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이 교수는 "중노위가 조정을 개시하면 조정안을 확정해 당사자에게 제시하는 절차가 필요하고 그 30일 동안 쟁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조정안이 부결되거나 중재가 결렬되면 30일 시한이 지난 뒤 노조가 다시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삼성전자 노사 갈등은 긴급조정권 발동 여부보다 더 큰 숙제를 남기게 됐다. 파업이 멈추더라도 성과급을 둘러싼 갈등과 내부 분열이 이미 노골화됐고 단시일 내에 진화될 사안이 아니다. 산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전자 노사 관계뿐 아니라 국내 핵심 제조업의 위기 대응 체계까지 시험대에 오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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