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거행됐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장동혁·조국 대표 등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와 유족, 각계 대표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등은 5·18 정신과 부마항쟁 정신 등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는 개헌을 추진했으나 국민의힘의 조직적 반대로 무산된바 있다.
이에 이날 광주시민들은 기념식에 참석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게 항의하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기도 했다.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5·18 46주년 기념식 거행
李 대통령 "5·18 헌법 수록…옛 도청 K 민주주의 성지로"
與·野 한목소리로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18일 오전 11시 광주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광장에서 열렸다. 국가기념식이 옛 도청 일원에서 개최된 것은 2020년 40주년 이후 6년 만이다.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기념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여야 지도부, 5·18 유공자와 유족, 각계 대표 등 3천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국민의례, 주제 영상과 현장 선언, 대통령 기념사, 기념 공연과 특별 공연,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약 50분간 진행됐다. 국민의례에서는 복원을 마친 옛 도청 개관을 기념해 국기 게양식이 열렸으며, 1980년 마지막 가두방송을 했던 박영순 씨가 국기에 대한 경례문을 낭독했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첫 기념사에서 "4·19 혁명,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은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며 "5·18 정신이 헌법 전문에 수록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며, 복원된 옛 도청을 세계 시민들이 기억하는 'K-민주주의 성지'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기념 공연 '오월의 기억'에서는 배우들이 시·소설·일기 등을 낭독하며 5·18 정신을 되새겼고, 극단 '토박이'와 광주시립발레단 등 80여 명의 무용수가 참여한 특별 공연이 옛 도청을 배경으로 펼쳐졌다.
마지막 순서인 '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서 이 대통령과 참석자들은 주먹을 움켜쥐고 흔들며 노래를 불렀다. 다만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주먹을 흔들지 않고 노래만 불러 눈길을 끌었다.
'님을 위한 행진곡'은 1997년부터 2008년까지 정부 주관 기념식에서 공식 제창곡으로 불렸으나, 2009년 이명박 정부 이후 식순에서 제외되거나 합창단 공연으로 대체돼 논란이 있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부터 다시 참석자 전원이 함께 부르는 방식으로 복원됐다.
이 곡은 1981년 윤상원 열사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헌정하기 위해 제작됐으며,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의 시 '묏비나리'를 바탕으로 김종률 당시 전남대 학생이 곡을 붙여 완성했다.
與 "개헌 조속히 추진해 5·18 정신 헌법에 수록"
더불어민주당은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맞아 광주에서 현장 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무산된 개헌을 조속히 다시 추진해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반드시 담겠다고 밝혔다.
정청래 대표(총괄상임선대위원장)는 18일 광주 임택 동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12·3 비상계엄 내란을 극복할 수 있었던 힘은 1980년 5월 광주였다"며 "지금도 5월 광주는 계속되고 있다. 민주 영령들을 폄훼하고 조롱하는 일이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헌법 전문 수록은 국민 대다수의 염원"이라고 강조했다.
한병도 원내대표(상임공동선대위원장) 역시 "국민의힘 반대로 현실화되지 못했지만, 민주당은 조속히 개헌을 재추진해 5·18 정신을 반드시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약속했다.
양부남 의원은 "헌법 전문 수록 실패는 국민의힘 반대 때문이며, 이는 아직도 대한민국의 내란이 진행되고 있다는 증거"라며 "이번 지방선거 압승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내란 종식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서면브리핑에서 "5·18 항쟁은 국민의 권리와 자유를 총칼로 말살하는 불의에 맞선 저항정신"이라며 "윤석열 내란 세력을 단죄하고,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수록하는 과업을 반드시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힘은 민주항쟁의 결과로 얻은 민주적 선거제도를 개헌 방해 구실로 악용했다"며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날 회의에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당 차원의 핵심 과제로 재확인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역사 앞에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장동혁 "'5·18 정신' 李·민주당 권력 확장 도구…입으로만 외쳐"
광주 기념식 참석에 시민들 항의
이날 기념식에는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비롯해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 양항자 경기지사 후보, 6선 조경태 의원, 호남 출신 5선 조배숙 의원, 초선 김용태·조지연·이소희 의원 등이 기념식에 자리했다.
장 대표는 기념식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본인 재판을 없애겠다는 대통령이 5·18 광장에서 읽어 내려가는 기념사, 참으로 낯설고 어울리지 않는다"며 "5·18 영령들은 대통령이라도 죄를 지으면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외쳤다. 그것이 민주주의고 진정한 5·18 정신"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기념사에 단 한 번도 박수를 칠 수 없었다"며 "한 박자 늦게 박수를 친 정청래 대표의 심정은 무엇이었을까"라고도 언급했다.
장 대표는 기념식 전에도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며 "대법관 증원, 4심제, 전담재판부, 법왜곡죄, 공소취소 특검 모두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반헌법적 악법"이라고 주장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오월 정신을 국민 통합과 미래 번영의 원동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며 "분열과 대립이 아닌 연대와 화합의 정신으로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오세훈 후보 역시 SNS에서 "5·18 정신은 특정 진영의 전유물이 될 수 없다"며 "민주주의 기본을 다시 세우는 것이 지금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이 5·18 헌법 수록 개헌안 표결을 보이콧한 데 따른 시민들의 항의도 현장에서 이어졌다.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는 장 대표에게 "여기 올 자격 없잖아요"라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5·18 정신 부정은 내란 옹호" 광주 시민사회 국민의힘 규탄
李 대통령 5·18 기념사에 "시의적절"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광주 시민사회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무산시킨 국민의힘을 향해 강하게 반발했다.
광주 시민사회단체들은 17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 민주묘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은 역사적 책무를 외면했다"며 사죄와 책임을 촉구했다.
참가자들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겨 다시는 국가폭력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역사적 과제를 국민의힘이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법 계엄을 막는 개헌 거부는 민주헌정 수호를 포기한 것"이라며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은 단순한 상징이 아니라 군부 독재의 불법 계엄과 헌정 유린을 차단하는 헌법적 방어벽"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힘의 태도는 제2, 제3의 전두환과 같은 헌정 파괴 세력이 등장할 때 이를 막아낼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외면한 것"이라며 "불법 계엄 가능성을 열어두려는 자들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국민의힘 지도부가 매년 5월 광주를 찾아 참배하며 5·18 정신 계승을 말해왔지만, 헌법 전문 수록이라는 실질적 조치를 외면한 채 행하는 참배는 "악어의 눈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들은 "국민의힘은 개헌 반대 당론과 표결 회피에 대해 국민 앞에 즉각 사죄하라"며 "말뿐인 참배를 중단하고, 국회 개헌특위 구성과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논의에 즉각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이날 이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광주 시민사회가 "시의적절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이날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옛 전남도청 활성화 △5·18 민주유공자 직권 등록제 도입을 약속했다.
광주 시민사회는 대통령의 발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양재혁 5·18 민주유공자회장은 "헌법 전문 수록과 오월 정신 계승 의지가 담겼다"며 "국민 통합으로 나아가겠다는 신념이 감사하다"고 밝혔다. 박강배 5·18 기념재단 상임이사도 "직권 등록제는 당사자들이 만족할 만한 제도"라면서도 "다만 미완의 진상규명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점은 아쉽다"고 지적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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