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북구청장 공천을 둘러싼 후폭풍이 거세다. 3차례의 옥석 가리기 경선을 거쳐 최종 후보로 선출됐던 이승훈 변호사가 과거 변호 이력 논란 끝에 낙마하고, 당 지도부가 정창수 전 나라살림연구소장을 전략공천하면서 지역 정가가 거센 공천 갈등의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특히 경선 승리자가 뒤늦게 교체된 데다, 다른 지역 후보들의 유사한 성범죄 변호 전력에는 당 지도부가 침묵하면서 ‘이중잣대’ 공천 형평성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이번 파동은 민주당 지도부가 당초 경선 1위였던 이승훈 후보를 배제하고 강북구를 전략선거구로 지정하면서 촉발됐다. 결선 과정에서 이 후보가 변호사 시절 과거 ‘아동 성범죄 가해자’를 변호했던 이력이 뒤늦게 부각되자 지도부가 강수를 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 측과 지역 지지자들은 “정당한 경선 결과가 정무적 판단이라는 핑계로 뒤집혔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15일 SNS를 통해 “강북구에서 20년을 준비하고 3번의 경선을 거쳐 구민의 선택을 받았는데, 성범죄 변호 이력 기사 하나를 핑계로 버림받았다”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정의가 아니며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어디로 갔느냐”고 공개 불복 의사를 밝혔다. 당원과 구민 중심의 시민단체들 역시 “중앙당의 명백한 공천 개입이자 당원 주권 침해”라며 조직적인 집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승훈 후보의 반발을 계기로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공천 검증 기준이 일관되지 않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비슷한 성범죄 변호 이력이 거론되는 다른 지역 후보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남 순천시장 선거에 출마한 손훈모 민주당 후보의 경우, 과거 미성년 성착취물 매매·협박 및 청소년 강제추행 등 다수의 아동·청소년 성범죄 피고인을 변호한 전력이 확인되었고, 6·3 재보선의 최대 격전지인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김용남 민주당 후보 역시 변호사 시절 집단 성폭행, 친족 성폭력, 미성년자 의제강간 등 강력 성범죄 사건 피고인들을 여러 차례 변론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거 판세나 계파 논리에 따라 도덕성 기준이 고무줄처럼 바뀌는 지도부의 행태는 심각한 이중잣대”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강북구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정창수 후보 역시 ‘도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해 교체 카드의 명분이 퇴색했다는 점이다. 정 후보가 국회의원 보좌관 시절 한미 FTA 관련 대외비 문건을 시민단체에 유출한 공무상비밀누설죄 혐의로 2009년 대법원에서 징역 9개월의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한 전과가 다시 조명됐기 때문이다.
정 후보는 이에 대해 “당시 국민의 알 권리 차원에서 공익을 위해 공개했던 사안이며, 법적 판단은 받았으나 이미 오래전 지나간 일”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아동 성범죄 변호 이력을 지우려다 실형 전과 후보를 데려온 꼴”이라며 지도부의 ‘부실 검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정치권 전문가들은 이번 공천 파동을 두고 “당 지도부가 ‘선거 현실론’을 택하면서 ‘경선 민주주의’와 ‘공정성’이라는 대원칙을 모두 훼손했다”며 “이승훈 개인의 불복을 넘어 지선 막판 민주당 시스템 전체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신과 표심 이탈이라는 대형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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