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경찰서 툭하면 물갈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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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경찰서 툭하면 물갈이, 왜?

일요시사 2026-05-18 16:1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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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강남경찰서가 또다시 입길에 올랐다. 전국 경찰서 중 단연 최고라 해도 좋을 수준의 악명이다. 영향력에 있어서는 자타 공인 손에 꼽힐 정도의 경찰서가 왜 이렇게 자주 논란의 중심에 놓이는 걸까?

서울 강남경찰서의 관할 구역 내에는 연예기획사, 대기업, 벤처기업 본사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강남이라는 지역 자체가 갖는 상징성이 상당하기에 덩달아 경찰서도 영향력이 강해졌다.

승진 코스

문제는 강남경찰서에 대한 세간의 인식이다. 강남경찰서는 경찰 내에서 고속 승진 코스로 꼽힌다. 2019년 기준 역대 강남경찰서장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치안감 이상으로 승진했다. 치안감은 치안총감, 치안정감 다음 계급으로 경찰 전체 11개 계급 중 3번째에 자리한다.

피라미드 구조의 경찰 계급제 안에서 치안감까지 올라가려면 바늘구멍을 뚫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그 바늘구멍을 뚫은 인물들이 강남경찰서에 다수 포진돼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현재 강남경찰서에 대한 인식을 물으면 대다수 국민이 ‘비리의 온상’이라고 말할 듯하다. 2018년 말 ‘버닝썬 게이트’로 얻은 악명은 여전히 꼬리표처럼 따라붙어 있고 그 이후로도 굵직한 사건이 계속 일어나고 있기 때문.

2018년 11월 말 강남의 클럽 버닝썬 폭행 사건에서 시작된 ‘버닝썬 게이트’는 연예계와 유흥가가 얽힌 대형 추문으로 번졌다. 클럽과 경찰서의 유착 의혹, 마약 투약 및 탈세 의혹, 성매매 및 성접대 의혹에 불법 촬영물 제작‧유포 의혹까지 불거졌다.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 일부는 수사를 받았고 은퇴 수순을 밟았다.

이 버닝썬 게이트에서 클럽과 경찰서의 유착 의혹이 제기될 당시 언급된 곳이 바로 강남경찰서다. 클럽 버닝썬은 강남경찰서 관할 내에 위치한다. 당시 강남경찰서는 클럽 측과 유착해 성폭력 및 마약 사건 등을 조직적으로 묵인‧무마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특히 강남경찰서에서 근무하던 한 경찰이 버닝썬 게이트에 연루된 빅뱅 전 멤버 승리에게 ‘경찰총장’이라 불리며 이들의 범죄를 무마해 줬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강남경찰서의 수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결국 광역수사대로 사건이 이첩되는 굴욕을 겪었다. 서울경찰청은 2019년 하반기 정기 인사에서 강남경찰서 직원 852명 가운데 152명(17.8%)을 전출시켰고 당시 강남경찰서장은 대기 발령 조치했다.

이를 계기로 강남경찰서는 당시 제1호 특별 인사관리구역(경찰의 비리 발생 위험도가 높은 구역)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았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강남경찰서발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최근에는 금품을 받고 특정 사건의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에 휘말렸다. 강남경찰서 수사 1‧2과는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씨가 2024년 한 프랜차이즈 필라테스 학원의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여러 차례 고소당한 사건을 맡았다.

양씨는 그동안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인물로, 점주들은 양씨의 상세 프로필과 학원 운영 비법을 공유하겠다는 내용의 가맹 모집 홍보물에 속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가맹본부가 예상 수익을 부풀려 홍보하고 필라테스 기구도 시중가보다 고가로 공급해 사기성 피해를 봤다며, 여기에 양씨가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씨는 “광고모델만 했을 뿐 구체적인 사업 내용은 모른다”는 입장이었다. 강남경찰서는 양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한 차례 소환 조사한 후 2024년 12월 ‘혐의 없음’으로 불송치 결정했다. 일단락되는 듯했던 사건은 양씨의 남편 이모씨가 당시 수사 1과 팀장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수사 무마를 청탁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버닝썬 게이트 이후 ‘비리 온상’
사람 갈고 조직 개편에도 의구심

양씨 사건 수사 무마 의혹은 강남경찰서의 수사‧형사 라인 전원 물갈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지난 12일 서울경찰청은 올해 상반기 경정급 정기 인사를 발령했다. 강남경찰서 수사 1과장은 경북청에서 전입해 온 손재만 경정이, 수사 2‧3과장은 경기남부청에서 전입해온 유민재‧채명철 경정이 각각 맡게 됐다.

형사 라인도 강서경찰서 형사 1과장이 강남경찰서 1과장으로,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이 2과장으로 전격 교체됐다.

앞서 국가수사본부는 강남경찰서 수사 무마 의혹과 관련해 순환 인사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11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강남경찰서에서 발생한 유착 의혹과 관련해서 강남권 수사 부서 경정‧경감급에 대한 근무 기간을 포함한 여러 가지 내부 평가를 고려해 순환 인사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순환 인사를 실시한 후 여론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인사에 주기적으로 적용할지 등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 개편으로 강남경찰서가 ‘고인 물’을 밀어냈지만 대대적인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버닝썬 게이트에서 크게 드러났을 뿐 강남경찰서에서 시작된 비리‧비위‧무능의 역사는 그 뿌리가 깊다는 것이다.

버닝썬 게이트 이전에도 강남경찰서에서는 유흥업소 업주들에게 일정 금액을 상납받다가 경찰서장 등이 직위 해제되는 일이 있었고, 안마시술소 업주에게 단속을 무마해 주는 대가로도 돈을 받은 경찰관이 적발돼 중징계를 받는 사건도 일어났다.

사건 처리에 있어서도 입길에 오른 전적이 있다. 영화 <그놈 목소리>의 실제 사건인 ‘이형호군 유괴 살인사건’도 강남경찰서의 수사 소홀로 영구 미제가 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또 방송인 박나래 사건을 수사 중이던 강남경찰서 관계자가 퇴직 후 박씨의 사건을 맡은 로펌으로 자리를 옮겨 논란이 됐다. 강남경찰서는 지난해 12월부터 매니저 폭행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박씨를 수사하고 있다.

이 사건의 수사 책임자가 피의자를 대리하는 로펌에 재취업한 것이다. 재취업한 강남경찰서 관계자는 재직 당시 구체적인 수사 지휘를 하지 않았고 로펌으로 옮긴 뒤 사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이해 충돌 문제, 수사 공정성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월에는 강남경찰서가 보관 중이던 21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유출된 사건도 있었다. 2021년 수사 중 비트코인 22개를 임의로 제출받은 뒤 강남경찰서 전용 콜드월렛에 전송하지 않은 것이다. 경찰청의 ‘통합 증거물 관리지침’에 따르면, 수사 중 확보한 가상자산 압수물은 경찰서의 콜드월렛으로 전송받아 보관해야 한다.

악명만 남아

비트코인이 유출된 시점은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되는데 강남경찰서는 이를 4년이나 지난 뒤에야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북부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40대 남성 2명을 검거해 조사했다. 비트코인을 빼돌린 인물들이 경찰관이라는 의혹이 있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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