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2천707건으로 앰네스티 집계 시작 이후 44년래 가장 많아
(서울=연합뉴스) 현영복 기자 = 지난해 전 세계 사형 집행이 2천707건에 달해 4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독일 dpa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의 사형 관련 최신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17개국에서 2천707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2024년 1천518건에 비해 78% 급증한 수치로, 앰네스티가 1981년부터 사형 집행 건수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앰네스티는 마약과의 전쟁에서 징벌로 적용된 것이 사형 집행 급증의 최대 원인이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마약 관련 사형 집행은 1천257건을 기록해 전체 중 46%를 차지했다.
아녜스 칼라마르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에서 "소수의 폐쇄적인 국가들이 사형을 집행해 그 실행 건수가 크게 늘었다"며 "이들 국가는 공포를 조장하고 반대의견을 억압하기 위해 사형제도를 무기화했다"고 비판했다.
칼라마르 사무총장은 사형을 집행한 국가로 이란, 중국, 북한, 사우디아라비아, 예멘, 쿠웨이트, 싱가포르, 미국 등을 거론했다.
앰네스티는 공포 정치로 국가를 통치하는 소수의 국가 때문에 사형 집행 건수가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실례로는 이란이 꼽혔다. 이란에서는 지난해 최소 2천159건의 사형이 집행돼 2024년보다 집행 건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주로 마약 관련 범죄 혐의로 최소 356명이 처형됐다. 미국과 이집트에서도 각각 47명과 23명을 상대로 사형이 집행됐다.
앰네스티는 또 중국을 세계 최다 사형집행국이라고 지목하면서, 지난해 수천건의 사형이 집행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일부 국가는 사형제 부활을 시도하고 있다고 앰네스티는 짚었다.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는 반역죄와 테러, 간첩 행위에 대한 사형제를 부활하는 법안 초안을 채택했고, 아프리카의 차드도 사형제 부활을 논의하는 위원회를 설치했다.
하지만 앰네스티는 사형제 폐지를 위한 인권 단체들의 노력이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앰네스티는 지난 1977년 사형제 폐지 운동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불과 16개국이 사형제를 폐지했지만, 현재는 전 세계 국가의 절반이 넘는 113개국이 사형제를 없앴다고 밝혔다.
독일 앰네스티 대표인 율리아 두흐로우는 "사형 집행은 국가 폭력의 가장 극단적인 형태"라면서 전 세계가 교수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날 때까지 사형제 폐지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youngb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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