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정보기관 국가안전국(NSB)의 수장을 역임한 리샹저우(李翔宙) 전 국장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와 관련해 현상 유지를 선호한다고 말한 것은 대만의 안보를 약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8일 연합보와 중국시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리 전 NSB 국장은 전날 비정부기구(NGO) 대외관계협회가 '미·중 정상회담의 대만에 대한 기회와 도전'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리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이후 대만 문제와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중국에서 공개적으로 대만 수호를 선언하지 않은 것은 '하나의 신호'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현상 유지'와 관련해 미국과 중국, 대만의 이해가 각각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현상 유지는 대만이 독립하지 않고 국제적 입지를 확대하지 않는 것이고, 대만의 현상 유지는 민주와 자치의 지속적인 운영을 통해 국제사회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입장인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미국은 과거 대만 관련 정책을 독자적으로 결정했지만 오늘날에는 미·중이 함께 논의해야 하는 의제가 되었다면서, 정책 내용이 아니라 성질이 변화해 대만 안보는 '차원 축소'가 된 셈이라고 지적했다.
리 전 국장은 만약 미·중 정상회담이 지속해서 추진된다면 대만해협이라는 의제를 놓고 '공동 관리'라는 묵계가 형성되는지를 대만으로서는 매우 경계해야 하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주덴마크 타이베이대표처 대사도 역임한 그는 이런 변화가 미국 측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에서 '대만 독립에 반대한다'로 입장을 바꾼 것보다 더욱 강한 의미라고 설명했다.
쉬훙팅 치쓰민본기금회 이사는 앞으로 미·중 정상회담이 계속 열려 이른바 'G2(세계 양강)의 상설화'가 이뤄진다면 대만이 향후 매우 큰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우려한다고 밝혔다.
쑤치(蘇起) 전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은 이번 미·중 회담이 대만의 전환점이 됐으며, 중국 당국이 대만 전략의 방향을 '양안 협상'에서 '미·중 협상'으로 전환했다고 분석했다.
쑤 비서장은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가 실질적으로는 "아주 아주 많이" 언급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의제의 민감성을 고려해 중국을 떠난 후 관련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쑤 전 비서장은 대만 정책과 관련해 중국은 양안 협상, 미·중 협상, 자체 해결(무력 통일 포함) 등 3가지 정책 노선이 있다며 최근 몇 년 동안의 변화를 짚었다.
그는 시 주석이 2019년부터 '독립 반대'에서 '통일 촉진'으로 방향을 잡았고, 2020년 이후 중요한 자리에서 '평화통일'이라는 표현에서 '평화'의 비중을 점점 줄이고 있으며, 2024년부터는 양안 간 '공동 통일 추진'을 더는 강조하지 않아 대만의 역할이 축소되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어 중국이 2026년부터는 미·중 협상으로 전환해 시도하고 있다면서 만약 미·중 협상마저 실패하면 마지막으로 자체 해결하는 상황만 남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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