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각국의 보호무역 움직임이 거세지자 국내 기업들이 단순 수출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 적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 들어 중동 · 유럽을 잇는 물류망 불안과 미중 통상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생산 거점을 어디에 두고 어떤 나라 규범에 맞출지에 따라 기업 생존이 갈리는 국면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실례로 현대자동차와 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수조원 규모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고, 정부가 공급망 전환 기업에 금리 우대 등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이런 흐름을 반영한 조치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자국 산업 보호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도 해외 사업 전략을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
미국이 자국산 전기차 · 배터리 · 반도체에 세제 혜택을 몰아주고 중국산 제품에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어느 시장을 중심 거점으로 삼을지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다.
"현지화 전략 없인 생존 어렵다" 인식 팽배
배터리 · 반도체 · 자동차 업계를 중심으로 북미 · 유럽 현지 생산 확대 움직임이 뚜렷해졌다.
현대자동차는 미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직접 생산 체계를 강화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역시 미국 공장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중국 공장 의존도를 줄이는 방안을 병행 검토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미국 완성차 업체들과 합작공장을 확대하며 북미 생산 비중을 키우고 있다.
유럽에서는 EU 원자재법과 탄소국경조정제도 도입으로 역내 생산 선호 흐름이 새로운 과제로 부상했다. 국내 기업들은 유럽 내 공장 설립과 재생에너지 활용 확대로 탄소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동남아 · 남미로 생산·조달 거점을 분산해 특정 국가 의존도를 줄이는 복수 거점 전략을 병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전략의 무게중심이 수출 물량에서 현지 안정 운영으로 옮겨졌다고 보고 있다. 현지 생산과 물류, 인재 확보까지 포함한 장기 계획이 기업 생존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설명이다.
각국 정책 · 규제 변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현지 정부와 직접 소통하는 창구를 마련하고, 보조금 · 세제 혜택 조건을 미리 파악하는 법률 · 정책 전문가를 앞세우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기술력만 앞선다고 해서 글로벌 시장에서 버티기 어렵다고 조언한다. 노동시장 구조와 소비문화까지 이해하는 융합형 인재 확보 여부가 관건으로 떠올랐다는 평가다.
기업들은 엔지니어 · 생산 인력뿐 아니라 법률 · 정책 · 유통 전문가를 적극 채용하고, 현지 대학·연구기관과 연계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확충하고 있다.
중소 · 중견기업 부담은 상대적으로 더 무겁다. 현지 공장 투자나 인재 확보 여력이 부족한 만큼 공급망 전환 지원과 정책금융·보증 프로그램을 통한 정부 뒷받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연이어 제기되고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현지 정책과 소비문화, 공급망 변화를 동시에 고려하는 전략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며 "현지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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