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이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간 미중 정상회담 결과 팩트시트를 발표했다.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대만문제를 중국에 일정 부분 양보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인터뷰에서 대만에 무기 판매를 보류할 수 있다고 시사하며 대만 독립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관심을 모은 이란문제에 대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데 양 정상이 동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촉구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아울러 북한 비핵화 목표에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양 정상은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중국은 2028년까지 매년 약 25조원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으며 보잉 항공기 200대도 구입하기로 했다. 이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한 중국의 '선물'이라는 분석이다.
美, 대만 문제 양보한 듯…트럼프 "대만에 무기 안 팔수도"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은 중국이 요구해 온 '대만 문제'를 일정 부분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국은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는 것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아울러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입장을 밝힐 것도 요구해 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지 않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는 "좋은 협상칩"이라며 "무기 판매를 승인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을 따져 보면 중국은 매우, 매우 강력한 대국이고 그것(대만)은 매우 작은 섬"이라며 대만은 중국 본토로부터 59마일(약 95km) 떨어져 있고, 미국은 9천500마일(약 1만5천km) 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미국이 우리를 밀어주니 독립하자'라고 말하는 상황은 원치 않는다"고도 했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중국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만인들이 더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지, 덜 안전하다고 느껴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중립"이라며 대만에 대한 정책 변화는 없다고 답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의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하자 라이칭더 대만 총통이 "대만과 미국의 안보 협력 및 무기 판매는 역내 평화·안정 유지의 핵심 요소"라고 주장했다.
라이 총통은 17일 밤 페이스북에 "대만은 인공지능(AI)과 반도체 산업의 핵심이자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은 결코 희생되거나 거래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만은 양안 및 역내 평화·안정 현상의 수호자"라며 "도발하거나 갈등을 고조시키지는 않겠지만 압박 속에서도 국가 주권과 존엄, 민주·자유의 생활방식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시진핑 "이란 핵무기 보유 불가" "북 비핵화 공동목표"
관심을 모은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할 수 없다는 데 양 정상이 동의했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을 촉구했다. 특히 어느 국가나 기관도 해협 통행료를 부과할 수 없다는 점에 합의하면서 국제 해상 교통의 자유를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은 북한 비핵화 목표에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백악관은 17일 팩트시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북한을 비핵화한다는 공유된 목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미 ABC 방송 인터뷰에서 "양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 목표 유지에 동의했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무력 고도화를 지속하며 비핵화를 거부하는 상황에서 미·중 정상이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한 것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국제사회가 용인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공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중국이 최근 몇 년간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안보리 규탄 및 제재 강화에 협조하지 않는 등 한·미·일과 엇박자를 내온 점을 고려할 때, 이번 합의가 대북 압박 강화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미중관계' 명시
中, 2028년까지 매년 25조원 美농산물 구매…희토류·광물은 합의 없어
중국은 미국의 농산물을 수입하고,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는 '선물'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안겼다.
백악관은 17일 미·중 정상회담 결과를 담은 팩트시트를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공정성과 호혜성을 토대로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전략적 안정의 건설적 관계'는 중국 측 정상회담 결과 발표에 먼저 등장한 표현인데, 미국도 회담 결과 발표문에 그대로 명시한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고임금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 제품에 신규 시장을 열어줄 포괄적 약속들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방중을 통해 미국 농축산물 및 보잉 항공기 대규모 수출과 같은 가시적 성과 확보에 집중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2028년까지 연간 최소 170억 달러 규모의 미국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으며, 미국 쇠고기 시설 400곳 이상에 대한 수출 허가를 갱신하고 모든 제한조치 해제를 위해 미 규제당국과 협력하기로 했다.
또한 중국은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고, 미국 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청정 지역에서의 가금류 수입도 재개한다.
아울러 양 정상은 무역위원회와 투자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 백악관은 무역위원회가 민감하지 않은 상품의 교역을 다루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희토류 및 핵심 광물과 관련해서는 "중국이 미국의 우려를 다룰 것"이라는 문구만 포함됐다. 이는 중국이 가진 최고의 카드는 활용하지 않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中 "美와 동등 규모로 각자 중시 제품 관세인하 합의"
중국 상무부도 16일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합의 사항을 일부 공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홈페이지에 게재한 기자 문답 형식의 입장문에서 "양국은 이전 협상 성과를 충실히 이행하기로 했으며, 관세 조치에 관해 긍정적 공동인식을 형성했다"며 "무역위원회를 통해 관련 제품의 관세 인하 문제를 논의하고, 동등한 규모로 각자 중시하는 제품의 관세를 인하하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한 일부 농산물의 비관세 장벽과 시장 진입 문제를 해결하거나 실질적 진전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유제품·수산물 자동 압류 문제, 중국 분재의 미국 수출, 산둥성 조류인플루엔자 무감염 지역 인정 등 중국의 장기적 우려를 적극 해결하기로 했으며, 중국 역시 쇠고기 시설 등록과 일부 주(州)의 가금육 수출 문제 등 미국 측 우려를 해소하기로 했다.
양국은 일정 범위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 인하를 통해 농산물을 포함한 분야의 양방향 무역 확대를 추진하는 데 동의했으며, 항공기 분야에서도 중국의 미국 항공기 구매와 미국의 엔진·부품 공급 보장을 포함한 협력 계획을 도출했다.
상무부 대변인은 "현재 양측은 성과의 세부 사항에 관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양국 경제·무역팀은 정상 간 합의된 방향에 따라 성과를 조속히 확정하고 충실히 이행해 세계 경제에 더 많은 확실성과 안정성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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