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8일 청년·신혼부부를 겨냥한 대규모 주거안정 대책을 발표하며 서울 주거 문제를 정면 겨냥했다. 핵심은 △청년 월세 지원 확대 △신혼부부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 △청년 임대주택 확대 △2027년까지 8만7000호 조기 착공 및 공급 등이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에서 "서울의 청년과 신혼부부가 더 이상 주거 때문에 미래를 미루지 않도록 하겠다"며 "오세훈 시정에서 흔들린 주택 행정을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이번 공약의 가장 큰 특징은 청년층 체감도를 높이는 '즉시 지원'과 공공주도 공급 확대를 동시에 내세웠다는 점이다.
우선 청년 월세 지원 규모를 기존 연 2만명 수준에서 5만명으로 2.5배 확대하고, 월 20만원씩 12개월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임기 동안 총 20만명이 대상이다.
신혼부부를 위한 공급 대책으로는 지분적립형·이익공유형·토지임대부 방식 등을 활용한 실속형 분양주택 1만호와 공공임대주택 3만호 공급을 제시했다. 지분적립형은 초기 분양가의 15~25%만 부담하고 입주한 뒤 장기간에 걸쳐 나머지 지분을 취득하는 방식이다.
청년층 주거대책으로는 대학 기숙사 7000호, 상생학사 2만호, 공공임대주택 2만3000호 등 총 5만호 공급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성동구청장 시절 추진했던 상생학사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상생학사는 서울시와 학교, 자치구가 비용을 분담해 청년층의 월세 부담을 낮추는 임차형 공공주택 모델이다.
이번 공약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울주택도시공사(SH)에 대한 역할 재정립이다.
정 후보는 "SH가 서울링, 한강버스 사업 등에 관여하면서 주거복지 기능이 약화됐다"며 "다시 전문 주거복지기관으로 되돌리겠다"고 말했다. 이는 민간 재건축·재개발 중심 공급 확대를 강조해 온 오세훈 후보와의 차별화를 의식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실제 오세훈 후보가 신속통합기획과 재건축 규제 완화 등을 통한 민간 공급 확대에 방점을 찍었다면, 정 후보는 SH를 활용한 공공주택 확대와 청년·신혼부부 맞춤형 공급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정책 철학과 별개로 실행 가능성에 대한 검증 요구도 뒤따를 전망이다.
정 후보는 "내년까지 8만7000호 공급"을 약속했지만, 세부 내용을 보면 상당수는 '완공'이 아니라 '착공' 기준이다. 정비사업 6만호와 노후 공공임대 재건축 7000호는 조기 착공을 목표로 하고, 신축 매입임대주택 2만호는 확보 방식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문제는 실제 공급까지 이어지는 시간이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주민 동의, 조합 운영, 심의 절차, 이주 및 착공 등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해 통상 수년이 소요된다. 영구임대단지 재건축 역시 주민 이주 대책과 재정 문제가 맞물려 속도전이 쉽지 않은 사업으로 꼽힌다.
특히 SH를 중심축으로 삼는 만큼 재정 여력과 사업 집행 능력도 변수로 남는다. SH는 이미 공공주택 공급과 도시개발 사업을 동시에 수행 중인 상황이다.
정 후보 측은 "착공 기준으로 주택 행정을 관리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지역에서 언제 어떤 방식으로 공급이 이뤄질 지에 대한 세부 로드맵은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공약은 청년·신혼부부를 겨냥한 정책 방향성과 차별성은 분명해졌다는 평가를 받지만, '내년까지 8만7000호'라는 목표치는 향후 행정 현실성과 실행 가능성 검증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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