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 조정 돌입⋯총파업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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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2차 사후 조정 돌입⋯총파업 분수령

일요시사 2026-05-18 15:45: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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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오는 21일 예고된 총파업을 앞두고 2차 사후 조정 회의에 들어갔다. 성과급 제도화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한 만큼 이번 협상이 총파업 여부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2차 사후 조정 회의를 시작했다. 이번 회의는 총파업을 사흘 앞두고 마련된 추가 협상 테이블로, 사실상 마지막 담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13일 진행된 1차 사후 조정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의 중재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대화 호소 등을 거쳐 다시 협상에 나서게 됐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의 최승호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사후 조정까지 왔다”며 “이번 2차 사후 조정도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대통령이 노동권과 기업 경영권의 균형을 언급한 데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 전 SNS를 통해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돼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 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사측 교섭위원인 여명구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김형로 부사장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회의장으로 들어갔다.

조정위원을 맡은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들을 만나 “오늘 회의는 저녁 7시까지 진행하고, 오는 19일 오전 10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회의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조정안이 오늘 내로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아 내일까지 이어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전에 양측의 기본 입장을 들었고 오후에는 각자 안을 가져오게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조율은 그 이후가 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견이 좁혀졌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현재 삼성전자 노사 간 가장 큰 간극은 성과급 재원의 산정 방식에 있다. 노조는 EVA(경제적부가가치) 기준을 토대로 한 기존 성과급 제도인 OPI(초과이익성과급)가 사측의 재량에 좌우될 여지가 크다며,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 재원으로 정해 제도를 투명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성과급을 고정적으로 제도화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성과급이 회사 재량에 따른 보상 성격을 넘어 매년 부담해야 하는 고정 비용처럼 굳어질 수 있고, 특히 반도체 산업은 실적 변동성이 큰 사이클 산업인 만큼 업황이 꺾였을 때 투자 여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은 최근 기존 성과급 제도의 틀을 유지하되, 일정 기간 동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의 최대 10%를 추가 배분하는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역시 한시적 보상안에 가까워,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의 제도화와는 차이가 있다.

이날 법원 판단도 파업 변수로 떠올랐다. 수원지방법원 민사31부(부장판사 신우정)는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조를 상대로 낸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법원은 파업 기간에도 안전보호시설을 평상시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하고, 웨이퍼 변질 방지 등 보안작업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봤다. 이를 위반할 경우 각 노조가 하루 1억원씩 지급하도록 하는 간접강제 명령도 함께 내렸다.

재판부는 “초정밀 미세장비인 반도체 시설은 한번 손상되면 재가동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든다”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생산 차질이 자동차·가전·정보통신 등 관련 산업 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시했다. 사후 금전 배상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라는 점도 고려됐다.

다만 조합원의 파업 참가 호소 행위를 막아달라는 신청과 전국삼성전자노조 및 우하경 위원장에 대한 시설 점거 금지 등 일부 항목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번 결정으로 파업 자체가 전면 금지되지는 않았지만, 총파업에 돌입하더라도 안전보호시설 유지와 웨이퍼 보안작업 등 일부 영역에서는 쟁의행위가 제한된다. 반도체 생산시설의 핵심 유지 업무를 둘러싼 노조의 법적 부담은 커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경제적 파장이 작지 않은 만큼, 정부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대국민 담화에서 “삼성전자는 대한민국 수출의 22.8%, 시가총액의 26%를 차지하는 데다 1700여개 협력사와 함께하는 경제의 핵심축”이라며 “국민 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우려된다면 긴급조정을 포함한 모든 대응 수단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 따르면 긴급조정권은 쟁의행위가 국민 경제를 현저히 해치거나 국민의 일상생활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을 때 고용노동부 장관이 발동할 수 있는 제도다.

긴급조정 결정이 공표되면 관계 당사자는 즉시 쟁의행위를 중지해야 하며, 공표일부터 30일이 지나기 전까지 쟁의행위를 재개할 수 없다. 이후 조정 절차가 진행되고, 조정 성립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중노위의 중재재정에 따라 결론이 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긴급조정권 발동이 오히려 갈등을 키울 소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헌법상 보장된 노동3권 가운데 단체행동권을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노동자의 헌법상 권리를 경제 논리로 위축시키려는 어떠한 시도에도 단호히 반대한다”며 “국가전략산업 전반에서 합법적 파업이 국가 개입 대상이 될 경우 헌법이 보장한 노동3권을 사실상 무력화하는 위험한 선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긴급조정권은 전례가 많지 않다. 지난 1963년 제도 도입 이후 모두 네 차례 사용됐으며, 1969년 대한조선공사 파업을 시작으로 1993년 현대그룹노조총연합 파업, 2005년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같은 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때 각각 발동됐다.

이번 사안에서 긴급조정권이 가동될 경우 지난 2005년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파업 이후 21년 만의 사례가 된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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