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모바일 결제와 선불충전 서비스가 생활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전자금융업 시장이 12조원 규모로 커졌다. 스마트폰 앱 하나로 결제와 포인트 충전은 물론 가맹점 정산까지 이뤄지는 구조가 일상화된 영향이다. 다만 시장의 외형이 빠르게 커지는 사이 업체별 재무 체력 차이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전자금융업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자금융업 등록사는 241개사로 전년 말 207개사보다 34개사 늘었다. 1년 새 16.4% 증가한 규모다.
업종별로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 이른바 PG업 등록사가 190개사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120개사, 결제대금예치업 48개사,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35개사, 전자고지결제업 18개사 순이었다. 전자금융업자는 복수 업종을 등록할 수 있는 만큼 업종별 합계는 전체 등록사 수와 일치하지 않는다.
매출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전자금융업 매출은 12조원으로 전년 10조4000억원보다 1조6000억원 늘었다. 증가율은 15.4%다. 업종별로는 PG업 매출이 9조원으로 가장 컸고,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관리업 매출이 2조20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5조 넘은 ‘앱 속 돈’…업체 체력은 제각각
잔액 흐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지난해 말 PG·선불 잔액은 14조4000억원으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전체 규모는 그대로였지만 구성은 달라졌다. PG 잔액은 9조9000억원에서 9조2000억원으로 7000억원 줄어든 반면, 선불 잔액은 4조5000억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7000억원 늘었다.
PG 잔액은 가맹점 등에 정산 주기에 따라 지급될 예정인 금액이다. 선불 잔액은 이용자가 앱이나 플랫폼에 미리 충전해 두고 향후 사용하거나 환급받을 수 있는 금액을 뜻한다. 전체 잔액은 변동이 없었지만, 소비자 생활과 더 직접적으로 맞닿은 선불성 자금의 비중은 커진 셈이다.
문제는 시장 확대 속도에 비해 일부 업체의 재무 체력이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전자금융거래법상 경영지도기준을 지키지 못한 전자금융업자는 29개사로, 전년 말 28개사보다 1개사 늘었다.
미준수 업체 대부분은 소규모 회사였다. 이들 29개사의 평균 총자산은 41억9000만원으로, 전체 전자금융업자 평균 총자산 547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미준수 업체가 보유한 PG 잔액은 전체의 0.5%, 선불 잔액은 전체의 8.5% 수준이었다.
따라서 기준 미달을 곧바로 이용자 자금 위험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미준수사를 포함한 전자금융업자의 선불충전금은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100% 별도 관리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반복 미준수 업체가 적지 않다는 점은 관리 과제로 남는다. 금감원에 따르면 기준을 지키지 못한 29개사 중 21개사는 이번 외에도 2023년 이후 경영지도기준을 지키지 못한 이력이 있었다. 일시적인 수치 악화라기보다 일부 업체의 재무구조 개선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업계 양극화도 뚜렷하다. 금감원은 상위 10개사가 전체 매출의 67.0%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형 플랫폼과 결제사를 중심으로 시장이 커지는 동안 중소형 전자금융업자는 고유 경쟁력 확보와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관리 강화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개정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른 전자금융업자 경영공시 세부기준을 마련하고, 조치 요구권 등을 통해 전자금융업 전반의 건전경영 체계를 확립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2026년부터는 PG사의 정산자금도 외부관리 대상에 포함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전자금융업은 이미 소비자의 일상 결제와 밀접하게 연결된 산업”이라며 “시장 성장세뿐 아니라 업체별 재무건전성과 이용자 자금 보호 체계를 함께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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