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취임 첫 5·18서 “오월 정신, 대한민국 헌법에 새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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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취임 첫 5·18서 “오월 정신, 대한민국 헌법에 새길 것”

직썰 2026-05-18 15:18:4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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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김봉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취임 후 처음으로 맞이한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오월 영령들의 고귀한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명문화’를 위한 여야 정치권의 초당적 결단을 강력히 촉구하는 한편, 옛 전남도청의 세계적 성지화와 국가폭력 희생자를 위한 ‘직권등록 제도’ 신설 등 역사의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정부 차원의 3대 약속을 공식 천명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는 이날 오전,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 민주 광장에서 “오월, 다시 광장을 품다”라는 주제로 거행된 제46주년 기념식 자리를 지켰다. 이번 행사는 46년 전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신군부 독재 세력의 폭거에 맨몸으로 항거했던 광주 시민과 학생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고, 오랜 상흔을 안고 살아온 유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특히 기념식이 치러진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은 항쟁 당시 시민들이 분수대를 연단 삼아 구국의 의지를 모았던 역사적 요람이다. 지난 2019년부터 이어져 온 오랜 복원 작업을 모두 마무리하고 이날 정식 개관함에 따라 행사의 역사적 상징성을 한층 더했다. 현장에는 5·18 민주유공자와 유족, 행정부 주요 인사 및 일반 시민 등 3000여명의 참례객이 결집해 엄숙한 추모의 뜻을 같이했다.

국민의례를 시작으로 오월 항쟁의 흐름을 조명한 영상 상영, 대통령 기념사 및 기념공연 순으로 진행된 이날 행사는, 참석자 전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검은 정장 차림의 이 대통령과 김 여사 역시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주먹을 쥐고 흔들며 정중하게 가사를 따라 불렀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양창근 열사 묘소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5·18 민주묘지에서 양창근 열사 묘소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묘비에 머문 시선…‘소년공’과 ‘오월의 소년들’을 위로

이 대통령 부부는 행사에 앞서 광주 북구에 위치한 국립 5·18 민주묘지를 전격 방문해 참배했다. 민중항쟁 추모탑 앞에 헌화와 분향을 마친 고개 숙인 이 대통령은 묘역에 안장된 박인배·양창근·김명숙 열사의 묘소를 차례로 돌며 고인들의 넋을 달랬다.

가난으로 학업을 접고 공장에 들어갔다 금남로에서 총탄에 쓰러진 소년공 출신 고 박인배 열사의 묘비 앞에서 이 대통령은 한동안 발길을 떼지 못했다. 오열하는 유족의 손을 거듭 잡으며 위로를 건넸다.

한강 작가의 소설 <소년이 온다>  속 '동호'의 실제 모티브가 된 문재학 열사의 동창으로, 고교 1학년 나이에 시위대에 합류했다 희생된 고 양창근 열사 묘역에도 백국화를 헌화했다. 도서를 빌리러 친구 집으로 향하다 전남도청 인근에서 목숨을 잃은 중학생 고 김명숙 열사의 비석 앞에서는 쪼그려 앉아 비문을 오래 바라봤다. 참배 도중 이 대통령 부부가 조용히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8일 광주 북구 5·18민주묘지 묘역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46년 전 오월이 2024년 겨울을 구했다”

기념사에서 이 대통령은 “46년 전, 신군부 세력은 독재의 군홧발로 민주화의 봄을 무참히 짓밟으며, 국민을 지키라고 우리 국민이 준 총칼로 주권자 국민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했다”고 신군부의 만행을 강도 높게 규탄했다.

이어 “그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끝내 빛을 찾아 고개를 드는 봄꽃들처럼, 더 나은 세상을 바라는 광주의 열망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며 “감추려 할수록 진실은 더욱 선명해졌고, 숨기려 할수록 오월 정신은 더 넓게 더 멀리 퍼져갔다”고 말했다.

80년 오월과 2024년 12월을 직접 연결하는 대목에서 기념식장은 고요해졌다. 이 대통령은 “분연히 떨쳐 일어나 계엄군에 맞섰던 80년 오월의 광주시민들처럼, 2024년 위대한 대한국민들도 무장한 계엄군들을 맨몸으로 막아냈다”며 “그 혹독한 겨울밤에 서로의 체온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내는 ‘빛의 혁명’으로 부활했다”고 정의했다. “12월 3일 내란은 아직 끝나지 않은 오월의 질문이었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은 긴 여운을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개관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에서 개관 특별전을 관람하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 명문화·세계 성지화·직권등록제’ 3대 약속 공식화

이 대통령은 광주의 정신이 미래의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할 정부 차원의 ‘3대 약속’을 공표했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첫 번째 약속은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이다. 이 대통령은 “4·19혁명과 부마항쟁, 5·18 민주화운동은 6월 항쟁을 거쳐 촛불혁명과 빛의 혁명으로 이어졌다”며 “정치적 이해관계를 초월한 모든 정치권의 대국민 약속인 만큼, 여야의 초당적 협력과 결단을 간곡하게 요청드린다”고 역설했다.

두 번째는 옛 전남도청의 세계적 성지화다. 이날 정식 개관한 옛 전남도청을 중심으로, 한강 작가의 소설을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로 격상된 광주 정신을 미래 세대에 계승할 수 있도록 예산과 정책 지원을 전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세 번째는 5·18 민주유공자 직권등록 제도 신설이다. 직계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유공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제 정부가 국가폭력 희생자 한 분 한 분의 가족이 되어, 단 한 명도 외롭게 남겨지지 않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공언했다.

이 대통령은 “국민주권정부는 5·18 정신을 충실하게 이어받아 광주가 그토록 절절하게 꿈꾸었던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향해 담대하게 나아가겠다”는 말로 기념사를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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