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노모 정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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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혁 ‘노모 정치’ 속사정

일요시사 2026-05-18 15:07: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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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시민 10명 중 8~9명은 공소 취소의 뜻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노모를 언급하면서 박 의원을 비판했다. 장 대표는 왜 정치적 순간마다 ‘노모’를 언급하는 것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지난 6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조작 기소 특검법 내 이재명 대통령 재판 공소 취소 권한 부여 여부와 관련해 “시민 10명 중 8~9명은 공소 취소의 뜻을 잘 모른다”고 주장했다.

상위 10% 엄마

그러자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95세 노모께 공소 취소가 뭔지 아시냐고 물었더니, 날 무시하느냐고 역정을 내셨다”고 썼다. 장 대표는 “박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 모친은 상위 10%”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정치학 박사 출신의 언론인이다. 평소 그는 사회학자 막스 베버를 자주 인용하면서 정치인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런데 베버는 정치인에게 열정과 책임감을 강조했을 뿐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박 의원에 대해 “베버가 언제 내가 국민보다 더 많이 안다는 과잉된 책임 의식을 요구했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통령의 공소 취소 논란은 “도덕·윤리 영역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또 “박 의원이 도덕적 논란으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기술적·전문적 영역으로 전환하려다가 말을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대중의 비판을 무력화하려는 비활성화 기제’라는 취지의 지적이다.

아울러 “기자 출신 정치학 박사라서 대중을 분석·관찰 대상으로 간주하거나, 대중이 모든 정책을 다 알기에는 비용이 너무 커서 제한적 수준의 지식만 습득하는 합리적 무지를 지적의 한계로 오독한 것”이라는 등 정치적 선민의식·인지적 오만에 빠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이 때문에 장 대표는 ‘평범한 대중’인 자신의 95세 노모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대중의 감성을 자극해 박 의원에 대한 비판 강도를 높이려는 감성적 포퓰리즘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3남3녀 중 늦둥이 막내로 태어났던 장 대표는 독실한 개신교 신자로 알려졌다. 그는 이 대통령과 부동산 6채 보유 논쟁을 할 때도 수시로 노모를 언급했다. ‘막내·늦둥이·종교’라는 환경은 장 대표가 노모를 꾸준히 언급하는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미시적 서사의 정치화이자 감성적 정당화를 위한 언급으로 해석될 수 있다.

늦둥이이자 막내는 가정 내에서 대체로 보호받는 존재로 인식된다. 장 대표는 정적으로부터 공격받거나 반대로 공격할 때 노모를 언급한다. 가정에서 전폭적인 사랑과 보호를 받고 자라면, 위기 상황에서 보호받으려고 하거나 정당화하려는 방어기제가 드러날 수 있다.

박성준 선민의식 발언…장은 또 모친 소환
막내 정치심리학과 기도하는 어머니의 결합

장 대표는 부동산 6채 보유 논란 당시에도 노모를 꾸준히 언급하면서 자신에 대한 비판을 노모를 포함한 가족에 대한 비판으로 확대해 비판자들에게 도덕적 부담을 지우려고 했다. 이 때문에 “장 대표의 노모 언급은 환경으로부터 비롯된 사고방식일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사회학자 프랭크 설로웨이는 “막내는 반권위주의적 성향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건재할 당시엔 친한(친 한동훈)계의 핵심이었다. 윤 전 대통령 몰락 이후에는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더불어민주당의 개헌 시도를 두고서는 이 대통령을 임기 연장을 꿈꾸는 독재자로 치환해 비판하고 있다. 학자적 권위를 드러내는 박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노모’를 인용해 반박했다.

그런데 장 대표의 종교관은 역설적으로 절대적 권위 앞에서는 그 질서에 순응하는 양상을 보인다. 장 대표에게 ‘노모’는 절대적 권위일 가능성이 높다. 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성모를 인정하지 않는다. 대신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내는 모성을 강조한다.

장 대표가 정치적 기반으로 삼고자 하는 강경 보수 진영에는 강경 개신교 성향 일부 목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 대표의 노모 언급은 “나는 훌륭한 어머니 밑에서 자란 성실한 신앙인이자 정치인”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의미는 강경 개신교 목사와 교인들에게 정치적 믿음을 안겨줄 수도 있다. 장 대표에게 노모는 성상이자, 정치적 대응을 할 수 있는 종교적 배경 역할을 하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

우리 개신교는 6·25 전쟁과 경제 성장이라는 배경 속에서 어머니에 대해 “자녀의 성공을 위해 자신을 온전히 희생하고 하나님께 매달리는 중보적 기도자”라는 이미지를 형성했다. 통상적으로 새벽기도 이미지도 어머니를 통해 형상화된다.

이 때문에 개신교에 대한 비판은 “기도하는 어머니를 공격한다”는 취지로 비인간적이고, 반교회적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한다. 장 대표의 노모 언급엔 고도의 정치적 서사가 담겨있다.

공격하면 비인간+반교회…강경 개신교에 인상
효의 이해타산적 딜레마…정치적 이용의 역사

장 대표가 강조하는 노모의 이미지는 성경에도 형상화돼있는 것으로 보인다. 성경 사무엘상에는 “이 아이를 위해 내가 기도했더니 내가 구해 기도한 바를 여호와께서 내게 허락하신지라”라는 구절이 있다.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는 기도를 통해 자녀를 얻고 키워낸 이로 통한다.

장 대표는 어머니의 눈물 어린 정성과 기도로 판사를 거쳐 제1야당 대표로 성장한 것이다.

성경 디모데후서에도 “이는 네 속에 거짓이 없는 믿음이 있음을 생각함이라. 이 믿음은 네 외조모 로이스와 네 어머니 유니게 속에 있더니 네 속에도 있는 줄을 확신하노라”라는 등 모성을 강조하는 구절이 있다. 사도 바울의 영적 아들 디모데는 어머니 유니게로부터 신앙을 물려받았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2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대표를 비판했다. 당시 박 의원은 “노모님 팔이 하지 마시고, 차라리 6주택 보유하고 싶다고 국민에게 고백하라”며 “노모의 생사까지 거론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가 정치적 책임의 영역을 효(孝)의 영역으로 치환하는 것에 대해 “책임감이 결여된 대응”이라고 비판한다. 정치적 책임과 가정 내 효의 영역은 공통분모이면서도 서로 침범해서는 안 될 영역이라는 지적이다.

중국 후한 말 학자이자 공자의 후예였던 공융은 “아비는 자식과 친한 게 아니라, 욕정의 결과로 자식이 태어났을 뿐이고, 어미도 자식과 친한 게 아니라 병 속에 있던 물건을 꺼낸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과거제가 없던 후한 말에는 자신의 출세를 위해 고의로 6년상을 지내 정치적 주목을 받던 원소와 아버지의 복수를 명분으로 학살을 이어가던 조조 같은 패륜아들이 넘쳐났다. 성장 배경상 약점이 있는 사람이 고위층의 주목을 받아 관직을 얻거나 여론의 관심을 얻을 때, 효행만이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정치적 이익

공융은 조조를 끊임없이 비판하다가 위 발언이 문제되어 불효자로 몰려 처형당했다. 효가 정치적으로 어떻게 이용될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역사의 한 장면이다. 과연 장 대표는 ‘노모 정치’를 통해 어떤 정치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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