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바이오 기업을 자국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생물보안법을 발효하면서 글로벌 제약·바이오 공급망이 우호국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충북 오송과 대전 대덕연구단지를 중심으로 한 충청권 바이오 산업 집적지가 새로운 전략 거점으로 떠올랐다.
연구개발과 생산 인프라가 동시에 확충되고, 정부의 국가 바이오 전략과 충북도의 5개년 종합계획이 맞물리면서 연구부터 임상시험, 생산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소화할 수 있는 생태계가 빠르게 갖춰지는 모습이다.
생물보안법 발효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미국 · 유럽 · 한국 등 우방국 중심으로 생산 파트너를 재구축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바이오협회는 2026년을 바이오 산업의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비만 · 당뇨 치료제 계열 신약 열풍과 대형 신약 특허 만료, 인공지능 신약개발 확산에 공급망 재편까지 겹치면서 의약품 위탁 생산과 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역량을 갖춘 클러스터에 도약 기회가 열렸다는 판단이다.
한국은 안정적인 제도와 동맹국 지위를 바탕으로 수혜국으로 꼽히며, 충청권은 그중에서도 연구와 생산을 동시에 소화할 수 있는 지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오송 · 대덕 중심 충청 바이오 클러스터로 시선 쏠려
충청권은 국내 바이오 생산의 핵심 축으로 자리한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 분석에 따르면 국내 바이오산업 생산액의 14.8%가 충청권에 집중돼 수도권(71.5%) 다음을 차지하고, 2024년 기준 수출액은 1조2020억원에 달한다.
충북은 오송 · 오창을 중심으로 의약품 · 백신 · 혈액제제 제조와 임상시험 기능이 강하고, 대전 대덕연구단지는 신약 후보물질 발굴과 기반 기술 중심으로 특화돼 연구에서 생산으로 이어지는 분업 구조를 형성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구와 기반 기술은 대덕에서, 실제 임상과 제조는 오송 · 오창에서 이어지는 구조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충북도는 올해 바이오산업 육성 5개년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오송 · 오창 · 청주 등 도 전역 바이오 거점을 하나의 전략축으로 잇는 구상을 담았으며, 120개 세부 실천과제와 5조원대 투자 계획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올해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출범시켜 부처별로 흩어진 바이오 정책을 하나로 모으는 체계 재편에 착수했다. 보건산업진흥원은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와 대덕특구 등 전국 8개 거점을 데이터로 연계하는 통합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과제도 뚜렷하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충청권 바이오산업이 중소 · 중견기업 비중이 높고 자금 조달과 전문 인력 확보가 주요 애로로 남아 있다고 짚었다. 미국과 유럽의 까다로운 의약품 품질 인증 기준을 갖추는 일과 수도권·해외로의 인력 유출을 막는 정착 유인 마련도 시급한 숙제로 꼽힌다.
한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국가바이오혁신위원회를 중심으로 예산과 인허가 권한이 재조정되는 과정에서 오송 · 대덕 등 충청권이 어떤 역할을 배정받느냐가 향후 10년 바이오 공급망 지형을 좌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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