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이 한국 기업에 기술이나 노하우를 이전해 주고 받은 대가는 법인세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미국 제약업체 제노스코가 서울 동작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원천징수 법인세 환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제노스코는 지난 2016년 10월 유한양행과 간암 표적 치료용 화합물에 대한 기술·노하우 등을 이전하는 대가로 정액기술료와 개발 완제의약품의 최초 시판일부터 관련 특허 기간의 만료일까지 매년 순매출액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경상기술료를 지급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유한양행은 같은 해 11월 제노스코에 정액기술료 중 계약금 5억원을 지급하면서 동작세무서에 이에 대한 원천징수분 법인세를 냈다. 법인세법상 외국 법인에 국내 원천소득이 발생하면 우리 과세 당국에 법인세를 내야 한다. 이때 실질적 납부 의무자는 외국 법인이지만, 한국 기업이 법인세 몫을 제외하고 외국 법인에 대금을 지급한 후 해당 법인세를 대신 낼 수 있다.
제노스코는 해당 소득이 한미조세협약에 따른 국내 원천소득이 아니라는 이유로 2017년 7월 동작세무서에 원천징수분 법인세의 환급 경정청구를 했지만, 동작세무서가 그해 9월 경정청구를 거부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상고심의 쟁점은 이 소득이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에 따른 과세 면제 대상인지였다. 해당 조항은 '미국 거주자는 자본적 자산의 매각으로부터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원칙적으로 우리나라에 의한 과세로부터 면제된다'고 규정한다.
항소심은 이 사건 노하우 등이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의 자본적 자산에 해당한다고 보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의 자본적 자산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동작세무서장의 상고를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한미조세협약에서 '자본적 자산'에 별도로 정의하고 있지 않고, 우리나라 법에도 '자본적 자산(capital asset)'이라는 개념을 찾을 수 없으므로 한미조세협약의 문맥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사건 노하우 등은 원고가 사업에 사용하는 재산으로서 감가상각 공제가 허용되는 재산이라 할 수 있으므로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의 문맥에 따르면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의 자본적 자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이 참고한 1976년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 미국 내국세법(Internal Revenue Code) 1221조는 '자본적 자산의 정의'(capital asset defined)'라는 제목 아래 '자본적 자산이란 납세자가 보유한 다음의 것을 제외한 모든 재산을 의미한다'고 규정했으며, 이 조항 2조로 '사업 또는 영업에 사용되는 재산으로서 167조에 의한 감가상각의 대상이 되는 재산 등'을 서술했다.
당시 미국 내국세법 167조는 감가상각(depreciation)이라는 제목 아래 a항에서 '사업 또는 영업에 사용되거나 수익 창출을 위해 보유되는 재산의 소모(exhaustion), 마모(wear), 파손(tear) 또는 진부화(obsolescence)에 관해 합리적인 감가상각 공제를 허용한다'고 규정한다.
재판부는 "따라서 사업에 사용되는 노하우의 경우에는 한미조세협약 체결 당시의 미국 내국세법 1221조 2호를 참고로 했을 때 한미조세협약 16조 1항이 규정하는 '자본적 자산'의 범위에서 일반적으로 제외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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