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대담>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보완수사권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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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대담>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 보완수사권을 말하다

일요시사 2026-05-18 13:32:4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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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은 지난 2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내란 재판에서 강렬한 모습을 보였다. 검찰 출신이지만 이른바 잘 나가는 ‘전관’이 되고 싶지 않아 홍익대학교 인근에 변호사 사무실도 개업했다. 최근에는 다시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검찰 보완수사권의 필요성이 그 이유다.

“보완수사권은 억울한 피해자들을 위한 마지막 도구입니다.” 류혁 전 법무부 감찰관이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류 전 감찰관은 검찰의 조작·선택적 기소가 문제라면 책임질 수 있게 하는 제어장치를 마련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현재의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 법안의 허점도 짚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와의 권한 충돌이 문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억울한 사람
최후의 보루

류 전 감찰관은 지난 2월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2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류 전 감찰관은 12·3 내란 다음 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이 주재한 법무부 간부회의 상황을 설명했다.

류 전 감찰관은 회의 소집 연락을 받고 “가서 최소한 의사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법무부 회의실로 향했다. 그가 회의실에 들어선 순간 박 전 장관은 한 간부와 대화하던 중이었다.

류 전 감찰관은 “그 자리에서 피고인(박 전 장관)이 하는 얘기를 끊고 ‘장관님 이게 계엄 관련 회의입니까?’(라고 물었더니) ‘네 그래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류 전 감찰관은 “제가 흉내도 그대로 낼 수 있다”며 고개를 드는 시늉을 하며 화가 난 목소리로 “네 그래요!”라고 재차 말하며 박 전 장관의 당시 모습을 따라 했다.

이어 “장관님, 저는 이게 만약 계엄 관련 회의라면 참석할 생각이 전혀 없고, 명령이나 일체 지시 같은 것 내려와도 따를 생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오늘 그만두겠습니다. 나가서 사표 쓰겠습니다”라고 말했고 박 전 장관이 “그렇게 하세요!”라고 답했다며 다시 한번 고개를 높이 드는 시늉을 했다.

류 전 감찰관은 그때를 회상하며 “다시 같은 상황이 와도 똑같이 대처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지난달 27일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은 박 전 장관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및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 1심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박 전 장관은 12·3 불법 계엄 선포 당시 법무부 간부들에게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 인력 대기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 등을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김건희씨의 ‘수사 무마’ 청탁에 따라 수사 상황을 확인하고 수사 지휘부를 교체한 혐의도 있다.

6년 차 검사인 정재인 검사는 박 전 장관이 ▲윤석열씨의 내란 범죄에 적극 동조하면서 합법 외피를 씌우고 ▲내란의 성공을 위해 반대 세력을 탄압할 기반을 준비했으며 ▲대통령 부인의 부정청탁을 거리낌없이 실행했다고 지적했다.

“‘악어의 눈물’ 박성재 울 거면 뭐 하러 나한테 화냈나”
특검 성과 미진하지만 철두철미 스타일 권창영 믿어야

박 전 장관은 이날 법정에서 눈물을 보였다. “비상계엄 선포로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았는데 윤석열정부 국무위원으로서 입장이 없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박 전 장관은 “그 상황을 막지 못하고 대통령 설득을 실패한 데 대해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국민께 충격과 실망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류 전 감찰관은 박 전 장관이 눈물을 흘린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 저럴 거면 내란 다음 날 자신 있게 나에게 ‘그렇게 하세요!’라고 왜 말했는지 모르겠다. ‘악어의 눈물’이라고 본다. 내란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던 인물이고 실제 교정시설 수용 공간 확보를 지시하기도 하지 않았나”라며 “검찰 선배지만 윤석열, 박성재는 세상을 넓게 보지 않았다. 국민을 위한 ‘검찰인’이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류 전 감찰관은 “통상의 경우에는 박 전 장관에게 징역 7년에서 10년 정도의 선고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징역 15년이 나오는 바람에 기대치가 많이 낮아졌다”면서도 “이진관 부장판사가 담당이다 보니 최소 징역 10년에서 12년은 나올 것 같다”고 분석했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미제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의 수사는 벌써 반환점을 돌았다. ‘윗선 수사’는 감감무소식이다. 수사에 착수만 했지 아무런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종합특검팀 기본 수사 기간은 90일로 오는 25일까지다.

종합특검법상 두 차례 연장을 거치면 최장 15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지만, 이미 전체 수사 기간의 절반을 넘었다.

‘1호 인지 사건’인 합동참모본부 수뇌부 내란 가담 의혹 수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김명수 전 합참의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이후 김 전 의장을 언제 소환할지를 정하지 못했다.

분노와
안타까움

현재까지 주요 피의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나 기소는 없었다. 공식 처분이 이뤄진 사건은 김관영 전북도지사와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내란 관련 고발 사건 무혐의 처분 정도다.

“종합특검팀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했다. 타 조직에서 수사하던 걸 이어받아 수사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특검팀이 아무리 정치적인 성향을 띤 것이라 하더라도 아무런 증거나 객관적인 게 없으면 수사가 안 된다”는 류 전 감찰관은 “권창영 특검은 검사 출신이 아닌 판사 출신으로 국민이 보기에 속도감 있게 카리스마 있는 수사는 못할 수도 있지만 매우 신중하고 철두철미하게 검증하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답답해 보일 수 있으나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기소했다가는 오히려 부작용이 더 크다. ‘Slowly but actually’, 이게 권 특검의 스타일이다. 일단 지켜보면 성과는 알아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없애야 한다는 이재명정부의 방침은 명확하다. 오는 10월 중수청·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김민석 국무총리는 ‘보완수사권 폐지’를 전제로 논의하라는 지시했다. 김 총리는 최근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에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은 폐지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되, 이를 바탕으로 보완수사 요구권 부여 여부를 논의하라고 했다.

앞서 김 총리는 “수사·기소의 분리 원칙을 반영해 보완수사권은 원칙적으로 없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도 “그것을 일정하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존재하는 것도 현실”이라며 폭넓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입장도 보여왔다.

성과 없는
종합특검

류 전 감찰관은 “딴 거 없다. 난 죽었다 깨어나도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만큼은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완수사권이라는 표현을 안 쓰더라도 검찰이 송치된 사건의 적정성 여부와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증거 가치 능력 등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는 그런 절차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1차 수사 기관에 대한 수사는 누군가가 리뷰해야 한다. 누군가 수사에 있어서 이게 만약의 경우에 무죄가 난다던가 아니면 이게 불기소가 된다든가 그럼 확실하게 책임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에는 죄 있는 사람을 불기소한다든가 죄 없는 사람을 기소한다든가 하면 검사가 책임을 졌다. 예컨대 ‘너 왜 이렇게 수사를 부실하게 했어?’ ‘너 왜 이렇게 수사를 갖다가 잘못해서 무죄를 받았어?’라고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지금은 누구를 비난해야 될지를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완수사권 폐지? 이건 나중에 아무도 책임지지 못한다. 정말 이러다가 수사받는 사람이 갑자기 ‘나 검찰 보완수사 싫어. 중단해 줘’라고 이의를 제기하면 중단하고 나중에 보완수사의 필요성에 대해서 법원의 검토를 받는다든가, 제3기관의 검토를 받는다든가, 이런 절차를 만들어서라도 제어장치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전 감찰관은 “윤석열 봐라. 말도 안 되는 법리적인 주장으로도 여전히 권한을 남용하고 있다. 변론권 남용이다. 제도를 잘못 설계하면 윤석열 같은 인간이 또 문제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최종적으로 결국에는 힘없는 약자들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보완수사권을 안 준다고 그러면 하다못해 중수청이나 경찰에서 공소청에 수사를 도와주기 위한 파견이 아니라 보완수사를 신속하게 이행하기 위해 전담 인원을 파견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공소청, 보완수사권 없더라도 ‘제어장치’ 필요
“돈 생각했으면 로펌행…아내한테 구박받지만 행복”

공수처와 경찰은 지난 1월 중수청법 제정안 입법 예고 기간 동안 소관 부처인 행정안전부에 각 4쪽, 7쪽 분량의 의견서를 낸 바 있다.

경찰청은 형사소송법을 근거로 “중수청에 우선적 수사권을 부여하기보다 사건 경합 시 영장을 먼저 신청한 기관에 우선권을 인정하는 것이 국민 권익 보호 측면에서 더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형사소송법 제197조의4엔 ‘검사가 영장을 청구하기 전 동일한 범죄 사실에 관해 사법경찰관이 영장을 신청한 경우에는 해당 영장에 기재된 범죄 사실을 계속 수사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제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수청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제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류 전 감찰관은 “굳이 공수처와 비교하자면 중수청이 우위에 있지 않을까 싶다. 다만 공수처의 이첩요구권과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조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법안 수정이 이뤄지거나 협의체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통정리
필요하다

아울러 “난 지금이 제일 자유롭고 행복하다. 봐라, 유튜브 보면서 새우 키우고 사실상 백수나 다름없다. 고시 공부할 때부터 잘나가는 전관, 잘나가는 로펌에 취직할 생각도 없었다. 그건 나다운 게 아니다. 지금처럼 운동하고 프랑스에 가서 걷기 대회에도 출전하고 싶고 돈을 많이 벌고 싶지도 않다”며 “‘돈’ 때문에 가끔 마누라가 구박하긴 하지만 괜찮다. 마누라가 돈 더 많이 번다. 이번에 주식 때문에 번 것 같은데 이재명 대통령님께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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