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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는 18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뉴타운 스퀘어의 애러니밍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3개를 묶어 5언더파 65타를 쳤다.
최종 합계 9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라이는 생애 첫 메이저 우승과 함께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최종 라운드만 해도 라이는 우승 후보들 가운데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는 선수였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존 람(스페인), 잰더 쇼플리(미국) 등 메이저 우승 경험이 풍부한 스타 선수들이 모두 우승 경쟁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라이는 마지막 8개 홀에서 버디 4개를 몰아치며 우승을 향해 질주했다. 특히 승부처였던 17번홀(파3)에서 20m의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긴장감 넘치던 후반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터져 나온 갤러리들의 함성은 코스 전체에 울려 퍼질 정도였다.
우승 후 라이는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감격했다.
라이는 최종 라운드 중반까지만 해도 선두에 3타 뒤져 있었다. 그러나 전환점이 된 9번홀(파5)에서 5번 우드로 그린을 공략한 뒤 12m 거리의 이글 퍼트를 성공시키며 분위기를 바꿨다.
이어 11번홀(파4)에서 1.2m, 13번홀(파4)에서 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차례로 성공시켰다. 특히 13번홀(파4)에서는 절묘한 벙커 샷으로 1.8m 버디 기회를 만든 뒤 또 1타를 줄였다.
한때 1타 차 추격까지 받았던 라이는 16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 만에 그린에 공을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잡아내며 다시 달아났다. 이어 17번홀에서 장거리 버디 퍼트로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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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중부 웜본 출신의 라이는 이번 우승으로 우승 상금 369만 달러(약 55억 5000만 원)를 받았다. 또 1916년과 1919년 초대 대회, 두 번째 대회를 연속 우승한 짐 반스 이후 PGA 챔피언십을 제패한 두 번째 잉글랜드 선수가 됐다.
라이는“정말 자랑스럽다”며 “지난 100년 동안 수많은 위대한 잉글랜드 선수들이 엄청난 업적을 남겼고 훌륭한 커리어를 쌓아왔다. 그런 역사 속에서 오랜만에 잉글랜드 선수로 이 대회 우승자가 됐다는 건 정말 놀랍고 자랑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유럽 DP 월드투어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통산 3승을 기록했고, 이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는 2024년 8월 윈덤 챔피언십에 이어 1년 9개월 만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AP통신은 “라이는 일반 팬들에게는 낯선 이름일 수 있지만, 동료들 사이에서는 겸손하고 인품 좋은 선수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매킬로이는 “그를 위해 기뻐하지 않을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했고, 쇼플리 역시 “그를 진심으로 축하한다. 정말 훌륭한 인격을 가진 선수”라고 평가했다.
라이는 양손에 장갑을 끼는 독특한 습관으로도 유명하다. 이는 영국의 추운 겨울 날씨 속에서 연습할 때 손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이어온 습관이다.
또 모든 아이언에 헤드 커버를 씌우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인도계 노동자의 집에서 자라 골프를 배우기 쉽지 않은 가정 형편이었음에도 비싼 골프채를 사준 아버지를 잊지 않으려는 행동이다.
라이는 과거 “아버지가 가장 좋은 골프채를 사주기 위해 많은 희생을 하셨고, 라운드가 끝나면 베이비 오일로 클럽 홈까지 닦아주셨다”며 “그래서 지금도 아이언 커버를 사용하며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그리고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으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라이는 향후 5년간 PGA 투어 시드와 함께 마스터스, US오픈,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확보했다. PGA 챔피언십에는 평생 출전할 수 있다. 그야말로 ‘인생역전’이다.
라이는 “골프는 정말 놀라운 스포츠”라며 “겸손함과 규율, 무엇보다 아무것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도 누가 내게 우승을 준 게 아니다. 내가 세계 최고의 선수들을 상대로 직접 이겨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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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US오픈 챔피언이자 2023년 마스터스 우승자인 존 람은 리브(LIV) 골프로 이적한 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공동 2위(6언더파 274타)를 기록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린 앨릭스 스몰리(미국)도 마지막 날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비록 생애 첫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준우승 덕분에 향후 마스터스를 포함한 네 개 메이저 대회 출전권을 확보했다.
저스틴 토머스(미국),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마티 슈미트(독일)은 나란히 최종 합계 5언더파 275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 개인 통산 6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던 세계 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마지막 날 1타를 줄이며 잰더 쇼플리(미국), 캐머런 스미스(호주)와 공동 7위(4언더파 276타)에 자리했다.
세계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 스코티 셰플러(미국)는 최종 라운드에서 1타를 줄여 최종 합계 2언더파 278타 공동 14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의 김시우는 1타를 잃어 공동 35위(1오버파 281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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