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3일(현지 시간), 디올의 2027 크루즈 쇼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에서 공개되었습니다.
드디어 공개된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의 첫 디올 크루즈 컬렉션. 할리우드의 상징적인 요소들에 감각적인 디테일을 더한 이번 컬렉션은 패션계가 그에게 기대해 온 ‘지적인 위트’와 ‘할리우드의 낭만’이 완벽하게 결합된 무대였습니다. 그는 이번 쇼를 위해 전통적인 ‘쇼 노트’ 대신 한 편의 영화 시나리오를 관객석에 비치했는데요.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이 생전에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의 영화 ‘스테이지 프라이트(Stage Fright)’의 의상을 담당했던 역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디올의 유산을 되새기는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감각을 함께 담아낸 헌사이기도 했습니다.
클래식과 위트의 공존, ‘인간 디올’ 지수의 귀환
디올이 사랑하는 그, 지수. 오랜 기간 디올의 글로벌 앰버서더로 화려한 행보를 이어온 그는 이번 쇼에서 디올의 클래식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조나단 앤더슨 특유의 위트가 절묘하게 녹아든 룩을 선보였습니다. 과연 ‘인간 디올’이라는 수식어에 걸맞는 완벽한 패션이었죠. 그가 선택한 것은 화이트와 블랙 컬러의 조합에 폴카 도트 패턴이 가미된 미디 드레스. 바닥까지 끌리는 티어드 레이어 디테일과 허리를 강조한 풍성한 실루엣이 특유의 우아함을 극대화했는데요. 여기에 굵은 웨이브 헤어와 자연스러운 소프트 핑크 메이크업을 더해 1950년대 할리우드 여배우를 연상케 하는 고전적인 분위기를 완성했습니다. 푸른 안개가 드리운 쇼 현장 안, 유려하게 흔들리는 드레스 자락만큼이나 지수의 존재감은 어느 앵글에서도 흐트러짐이 없었죠. 고전미와 사랑스러움을 동시에 잡아낸 이번 패션은 수많은 팬들의 열광을 이끌어내며 지수의 글로벌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습니다.
이재가 선보인 디올의 공예적 우아함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이후 한국을 넘어 전 세계에서 자신만의 자리를 굳건히 다져가고 있는 이재. 그는 이번 디올 크루즈 쇼에서 조나단 앤더슨이 지향하는 ‘공예적 가치’를 가장 잘 보여주는 룩으로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그가 착용한 아일릿 레이스 소재의 드레스는 앞서 지수의 룩에서도 보였던 스캘럽 엣지가 전면에 굽이치듯 배치되어 고전적인 우아함과 현대적인 리듬감을 동시에 담아냈는데요. 더욱 시선을 끌었던 것은 어깨와 백을 장식한 대담한 핑크빛 페더였습니다. 마치 한 송이의 거대한 꽃이 피어난 듯한 이 장식은 의상 전체에 강렬한 생동감을 불어넣으며 조나단 앤더슨 특유의 감각적인 터치를 고스란히 전했죠. 여기에 깔끔하게 넘긴 포니테일과 대조를 이루는 직선적인 옆머리가 동양적이면서도 미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이번 컬렉션의 누아르적인 무드와 절묘하게 맞아떨어졌습니다. 전 세계를 누비면서도 늘 한국의 문화를 알리기에 힘쓰는 그의 진심이 돋보이는 룩이었습니다.
런웨이 피스를 미리 선보인 주인공, 사브리나 카펜터
상큼하면서도 매혹적인 매력으로 전 세계를 사로잡은 사브리나 카펜터는 이번 쇼에서 가장 강력한 스포일러이자 주인공 중 한 명이었습니다. 쇼의 오프닝 룩인 버터 옐로우 컬러의 시어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그는 특유의 화사하고 당찬 분위기로 현장의 찬사를 한몸에 받으며 단숨에 분위기를 압도했죠. 속이 비치는 시스루 소재에 엉덩이 라인을 따라 입체적인 로제트 장식이 달린 드롭 웨이스트 스타일은 그녀 특유의 사랑스러우면서도 관능적인 ‘할리우드 핀업 걸’ 무드를 연출하기에 더없이 완벽한 선택이었습니다. 런웨이가 시작되기도 전, 자신이 곧 컬렉션의 첫 장을 여는 뮤즈임을 증명하며 할리우드의 새로운 패션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굳건히 다졌습니다.
지수의 고전미와 이재의 공예적 우아함, 그리고 사브리나 카펜터의 매혹적인 존재감까지. 조나단 앤더슨의 첫 디올 크루즈 컬렉션은 저마다 다른 매력을 가진 세 아티스트를 통해 그가 디올에 불어넣고자 하는 새로운 언어를 선명하게 드러냈습니다. 할리우드의 유산 위에 현재의 감각을 얹은 이번 무대, 디올의 다음 챕터가 얼마나 흥미로울지를 예고하는 강렬한 서막으로 완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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