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홈플러스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긴급 운영자금 대출의 조건을 공개하며 재차 압박에 나섰다.
메리츠가 검토 중인 약 1000억원 규모 초단기 브릿지론이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으로 조기 상환하는 구조임에도, 대주주와 경영진 개인 연대보증을 요구해 논의가 막혀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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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는 18일 입장문을 통해 메리츠가 최근 약 1000억원 규모의 2~3개월 초단기 운영자금 대출, 이른바 브릿지론 지원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메리츠가 제시한 조건에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대금 유입 시 즉시 조기상환, 기존 DIP 대출과 유사한 수준의 이자율,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및 경영진 개인들의 연대보증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 계약이 이미 체결돼 있고 6월 말까지 거래가 마무리돼 대금 유입이 예정된 만큼, 개인 연대보증 대신 신탁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 설정을 제안했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 측은 "익스프레스 영업양수도 계약이 이미 체결돼 있고, 6월 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해 대금이 들어오게 된 점을 고려했다"며 "개인 등은 이미 다른 운영자금 지원을 위해 연대보증을 제공한 상황이라 부동산 후순위 수익권에 대한 질권을 연대보증 대신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이 되면 실제적으로 한 달여 남은 짧은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럼에도 영업양수도 대금으로 조기상환하는 조건의 메리츠 대출을 수용하려는 것은 임금체불과 상품대금 미납 등 현안을 해결하지 않고는 홈플러스의 회생을 이어가는 데 심각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재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영업 중인 점포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10일 전체 104개 대형마트 중 37개 점포의 영업을 잠정 중단했으며,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67개뿐이다.
임금 지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월분 급여를 지급하지 못했으며, 오는 21일 예정된 5월분 급여 역시 지급이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홈플러스는 그동안 익스프레스 매각 잔금이 입금될 때까지 필요한 브릿지론과 회생 완료 시까지 구조혁신을 추진하기 위한 긴급운영자금(DIP) 대출 지원을 메리츠에 요청해왔다.
홈플러스는 메리츠가 주요 자산 대부분을 담보신탁으로 확보하고 있어 자체적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회사 측은 "현시점에서 긴급운영자금을 대출해줄 수 있는 유일한 주체는 메리츠"라고 강조했다.
현재 메리츠는 홈플러스 68개 점포를 담보로 보유하고 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메리츠는 1조2000억원 규모 대출에 대해 약 4조원 규모의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확보하고 있으며, 회생절차 이후 완료됐거나 진행 중인 주요 부동산 매각대금도 메리츠 채권 변제에 우선 사용되는 구조다.
홈플러스는 이러한 상황에서 2~3개월 초단기 운영자금 대출에까지 개인 연대보증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상 회생기업 운영자금 지원을 외면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메리츠는 배임 우려 등을 고려하면 확실한 이행보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메리츠금융 관계자는 "지난주 브릿지론 제공을 검토하면서 배임 문제 등을 고려해 MBK파트너스와 홈플러스에 상식적인 수준의 이행보증을 요청했으나 거부된 상태"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메리츠는 홈플러스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가 자금을 투입할 경우 배임 논란을 피하고 주주를 설득하기 위해 MBK의 연대보증 등 이행보증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후순위 채권 피해자들의 반발도 부담이다. 앞서 후순위 채권 피해자들로 구성된 '홈플러스 물품구매 전단채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메리츠금융그룹이 후순위 피해자 보호 없는 DIP 대출을 강행하면 업무상 배임죄 등 고소·고발 등 모든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다.
홈플러스는 67개 점포마저 영업이 중단될 경우 회생절차 지속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홈플러스는 "유통기업은 영업이 중단되면 정상화가 거의 불가능하다"며 "나머지 67개 매장마저 모두 영업이 중단될 경우 더 이상 회생절차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회생절차가 종료되면 곧바로 청산절차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채권액을 넘어서는 자산을 담보로 확보한 메리츠는 채권액을 모두 회수할 수 있겠지만, 후순위 채권자의 채권 회수율은 크게 낮아지고 직원들의 고용 불안, 입점주 피해, 지역 상권 위축 등 사회적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메리츠가 사회적 책임 부분을 고려해 포용적 금융기관으로서 전향적인 결정을 해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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