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가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지만 중소 협력사들의 자금난과 인력 부담은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그런 가운데 주요 조선사와 시중은행, 정책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상생금융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전개되고 있어 다행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친환경 선박 수요 확대와 에너지 공급망 재편 여파로 LNG운반선 발주가 이어지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선별수주 전략 속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주 실적을 유지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LNG운반선 13척을 포함해 총 51척, 약 98억3000만 달러(약 14조5000억 원)를 수주했고, 삼성중공업도 같은 해 20여 척, 약 50억 달러 수준을 따내며 연간 목표의 절반 이상을 달성했다.
다만 글로벌 발주량 자체가 줄면서 한국 조선업 전체 수주량은 전년 대비 30~40% 감소한 것으로 집계돼 호황이 모든 현장에 체감되지는 않는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호황의 그늘…원가·인력 이중고에 협력사 어려움 호소
현장에서는 호황의 그늘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용접 · 도장 · 기자재 분야 숙련 인력 부족이 장기화되면서, 협력업체들의 운영 부담이 빠르게 심화됐다.
대형 조선사가 가격·납기 압박을 강화하는 가운데 중소 협력사들은 추가 투자도, 인력 충원도 쉽지 않다는 하소연이 이어진다. 조선업 특성상 한 척의 선박 건조에 많게는 수백 여개 협력사가 엮여 있는 만큼, 공급망 불안이 장기화되면 대형사 실적에도 결국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금융권과 조선업계가 상생금융 확대에 나서는 모양새다. 산업부 · 금융위, 무역보험공사, HD현대중공업 · 삼성중공업 · 한화오션과 하나 · 우리 · 신한은행은 최근 협약을 맺고 총 16조원 규모의 상생 무역금융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조선 협력사 전용 프로그램만 1조원 규모로 3사와 3개 은행이 공동 출연해 재원을 확보했다. 협력업체들은 이 보증을 활용해 최대 2.5%포인트 낮은 금리로 최장 3년까지 자금을 빌릴 수 있고, 보증료율도 0.7% 단일 요율로 낮아져 금융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은행권 개별 프로그램도 속속 가동된다.
우리은행은 한화오션과 3000억 원 규모 상생금융을 조성해 중소 · 중견 협력사에 무역금융·운전자금을 공급하고, 하나은행은 HD현대중공업과 4000억 원 규모의 협력사 지원 프로그램으로 기자재 · 중소 조선사 경영안정을 뒷받침한다. IBK기업은행·NH농협은행도 별도 보증·대출 상품을 통해 조선 밸류체인 전반을 겨냥한 추가 지원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LNG선 슈퍼사이클이 이어지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협력사 인력난과 운영 부담이 여전히 크다"며 "금융·인력 지원을 통해 공급망 전체 체력을 끌어올리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생금융과 숙련 인력 양성 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HD현대중공업 · 한화오션 · 삼성중공업은 물론 협력사까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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