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SK그룹이 지난 2024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해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작업이 3년 차에 접어든 가운데, 재무구조 개선과 핵심 사업 중심 재편 효과가 일부 수치로 나타나고 있다.
지주사인 SK㈜는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36조7513억원, 영업이익 3조6731억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5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 760%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63조231억원에서 49조5543억원으로 21% 줄었고, 부채비율도 172.8%에서 135.7%로 낮아졌다.
이와 관련해 SK㈜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 성장에 더해 지난 2년여간 추진해온 리밸런싱 효과가 수익과 재무건전성 양면에서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그룹의 리밸런싱은 지난 2023년 12월 취임한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을 중심으로 본격화됐다. 최 의장은 최근 “그동안 사업을 재편하고 자산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운영 개선(Operation Improvement)과 AI 혁신을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SK 회장도 ‘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SK그룹은 이 같은 기조 아래 비핵심 자산 매각과 중복 사업 통합, 운영 개선 활동 등을 병행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2024년부터 약 13조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를 진행했다.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2조6308억원에 매각했고, SK바이오팜 지분 14%도 1조2500억원에 처분했다.
SK이노베이션은 보령LNG터미널과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옥 부지를 매각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SK네트웍스의 SK렌터카 매각, SK텔레콤의 카카오 지분 매각 등도 같은 흐름에서 이뤄졌다.
SK㈜ 1분기 영업이익 760% 증가, 순차입금 21% 감소
최창원 SK수펙스 의장 “운영 개선·AI 혁신 본격화해야”
계열사 재편도 함께 진행됐다. 에너지 사업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해 SK이노베이션과 SK E&S 합병을 단행했고,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생산 수율 안정화와 비용 구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219개였던 계열사 수는 지난달 기준 151개까지 줄었다.
SK그룹은 AI·반도체·에너지솔루션 등 미래 성장 사업 중심으로의 재편도 이어가고 있다. 대표 사례로는 SK에코플랜트가 꼽힌다.
SK에코플랜트는 2년에 걸친 리밸런싱을 통해 반도체 및 AI 인프라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2024년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곳을 추가했다.
이 같은 재편은 실적 개선 흐름으로도 나타났다. SK에코플랜트가 지난 15일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4조8997억원, 영업이익은 93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1262%가량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1분기 기준 2024년 233%, 2025년 192%, 올해 176%로 낮아졌다.
한편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SK그룹의 변화를 단순한 자산 매각이 아닌 성장 포트폴리오 재편 과정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흥국증권은 지난 12일 주력 자회사 실적 개선과 비핵심 자산 매각, 투자 회수로 자본 효율성이 제고되고 있다고 평가하며 SK㈜ 목표주가를 76만원으로 상향했다.
유안타증권도 지난 11일 SK그룹 지주사인 SK㈜ 보고서에서 “그룹 차원에서 약 3년간 이어온 재무구조 개선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판단된다”며 “자회사 지분가치 상승뿐 아니라 이익 체력도 강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가의 우상향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성장 영역에 자원을 재배분하는 리밸런싱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지속하면서 미래 성장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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