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미국인 대상 해외 이주 상담업체 엑스팻시(Expatsi)가 지난 9~10일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개최한 ‘무브 어브로드 콘’(Move Abroad Con) 행사에 약 600명이 참가했다. 이 행사는 이민 노하우를 알려주는 컨퍼런스로, 지난해 5월 첫 행사 때 참가자가 300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민을 고려하게 된 계기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낙태권·투표권 등 시민권 후퇴와 정치적 양극화에 환멸을 느끼고 있다는 이유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행사 참가자 218명을 표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9%가 “정치적 이유로 미국을 떠나고 싶다”고 답했다. ‘모험과 성장을 위해’(73%), ‘돈을 아끼기 위해’(57%) 등의 응답도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약 3분의 2는 2년 내 출국을 희망했고, 평균 가용 예산은 월 3856달러(약 575만원)였다. 1인 가구가 44%, 부부 39%, 자녀 동반 가족이 17%를 차지했다.
미국을 이미 떠난 인구도 급증세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순이민자 수는 1만명에서 마이너스 29만 5000명 사이로 추정된다. 미국으로 들어온 인구보다 떠난 인구가 많았던 것은 최소 50년 만에 처음이다. 이 가운데 자발적 출국자는 21만~40만 5000명에 달했다. 브루킹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이민정책과 추방 작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거주하는 제시 데르(41)와 아내 제스 예스타트(45)는 멕시코 이주를 결심하고 이번 행사를 찾았다. 데르는 “연방헌법상 낙태권을 폐기한 연방대법원 판결과 투표권법을 약화시킨 판결을 보면서 미국이 퇴보하고 있다고 느꼈다”며 “2024년 멕시코 첫 여성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당선과 연방 차원의 양성평등법은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와 일치한다”고 말했다. 부부는 오는 11월 중간선거 결과에 따라 이주 시점을 확정할 계획이다.
샌디에이고 공무원 폰 브래들리(45)도 1년째 해외 이주를 알아보고 있다. 그는 따뜻한 날씨와 낮은 생활비를 이유로 스페인 남부를 최우선 후보지로 꼽았다. 행사 참가비는 1인당 500~1000달러로 적지 않지만, 비자·세금·이민자 건강보험부터 포르투갈·멕시코·캐나다·뉴질랜드 등 인기 행선지별 정착 노하우까지 50여명의 전문가가 강연을 맡았다.
이주에 드는 비용은 행선지와 생활 수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비자 등 서류 처리에 수백달러, 운송·배송비에 최대 수만달러가 든다. 시카고에 살던 한 부부는 10개월간 2만달러 이상을 모아 지난해 봄 스페인 발렌시아로 이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